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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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지난 19일 방송됐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 '대통령의 시크릿' 편의 시청률이다. 특정 관심사를 시청률만으로 평가하는 시대는 아니라지만 지난 10년 들어 <그것이 알고싶다>의 최고 시청률이니 기록적인 수치임은 분명하다.

90분으로 특별 편성된 <그것이 알고싶다> '대통령의 시크릿'편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특히 '대통령의 7시간' 관련 제보 전화가 쏟아진다는 보도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우연의 일치이겠으나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영되는 날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만들었다. 이 코너는 같은 날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이 또한 '대통령의 시크릿'편을 향한 대중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분석이었다. (관련 기사: 김 빠진 <그것이 알고싶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을 총괄하는 박진홍 CP는 22일 <오마이뉴스>가 요청한 서면 인터뷰에 응했다. 박 CP는 19.0%이라는 시청률이 "예상보다 높아 놀랐고 또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그만큼 대통령의 7시간을 알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는 걸 느꼈다고 소회를 밝힌 한편,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진행하다 보니 만족스럽게 만들어지지 않아 아쉬웠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외압설'에 대해서는 "단언컨대 제작 전 과정에서 외압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박진홍 CP는 <그것이 알고싶다> '대통령의 시크릿'편을 통해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물음을 제기했다면서도 사실 "이를 책임져야 할 주체는 국가이기 때문에 언론이 실마리를 찾는 이 상황이 정상적인지 의문이 든다"고도 털어놓았다.

"용기 내서 제보해주신 분들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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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그것이 알고싶다> 박진홍 CP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가 19.0%라는 역사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이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 순전히 기쁘게 받아들일 일만은 아니었다. 예상보다 높은 수치여서 놀랐던 게 가장 먼저다. 그 다음은 두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수치만큼이나 세월호 7시간의 의혹에 대해 알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 또 그렇게 강한 열망에 부합하는 답을 내놓지 못해 시청자들께 죄송스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 실망스럽다거나 무겁다는 의견도 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내용이 한 눈에 정리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실망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다행히 많은 시청자들께서 세월호 7시간의 의혹을 풀어가는 긴 과정에서 중요한 한 단계를 밟은 것이라는 평가를 해주셨고 단 한 번의 폭로로 해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발 한 발 진실에 다가가려는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조언을 해주신 시청자들도 계셨다.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가 생각보다 컸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 <그것이 알고싶다> '대통령의 시크릿' 편은 2014년 12월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최 경위의 죽음에서 대통령 취임식, 그리고 줄기세포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러한 흐름에 의도가 있었을 것 같다.
"우리가 주목하고자 했던 건 원래 견고하게 구성됐을 거라고 흔히 생각해온 국가의 시스템이 왜 무너졌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 문제를 거론할 때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난 결과가 세월호 참사이고 따라서 그에 관한 의혹을 비껴갈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시간적 한계, 취재 인원의 한계 등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진행하다 보니 구성적으로 보면 만족스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정리하면 국가 시스템의 붕괴와 그 원인을 한 편에 두고 다른 한 편에 그것의 단적인 예로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배치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 마지막에 진행자인 김상중이 "이제 대통령은 답해야 합니다. 그 7시간 동안 왜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는가 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 방송이 겨냥한 시청자가 청와대와 한국 언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마땅히 알려야 할 사실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의혹이 점점 커져가는 것인데 그 의혹은 단순히 궁금증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한 물음이다. 우리(<그것이 알고싶다>)와 다른 언론들은 그 의혹의 해답에 다가가기 위한 실마리를 하나하나 찾아가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정상적인 것인지도 의문이다."

- 왜 그렇게 생각했나.
"국가가 방기한 최소한의 의무에 대해 책임져야 할 주체가 국가이고 그 최고책임자가 청와대에 있었기 때문에 질문을 던진 것이다. 언론이 권력의 부당한 행위를 처음부터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것 또한 지금의 상황을 가져온 중대한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일이다. 우리와 다른 언론에 던진 말이기도 하고 시청자들을 향한 사죄이기도 했다."

- '외압설'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면.
"단언컨대 제작하는 전 과정에서 외압은 전혀 없었다. 시청자들께서 외압에 대해 걱정과 염려를 해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다. 그렇지만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외압은 없다. 오히려 <그것이 알고싶다> 팀 내부에서는 JTBC가 먼저 (관련 사실을) 터트리면서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 '제대로 취재해서 방송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이 아이템(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어떻게 다루는 것이 심층 보도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에 가장 적합한 접근인지 고민했다."

- 이번 '대통령의 시크릿'편에 특히 제보 전화가 쏟아진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오랜 시간 시청자의 믿음에 부합하며 쌓인 기대일 텐데.
"자화자찬이라 대답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중요 제보가 심야와 새벽시간에 아주 조심스럽게 걸려왔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제보 고지를 냈고 그것과 관련된 제보가 쏟아진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더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해주셨다."

- 용기를 낸 많은 제보자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그것이 알고싶다>는 탐사취재 형식의 방송이고 개별적인 사실 확인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사안의 본질로 들어갈 수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형식인데 핵심에 들어가는 데 있어 제보가 큰 역할을 할 때가 많다. '지금 안 바뀌면 내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이 앞으로의 시간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라고 많은 분들이 제보의 이유에 대해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 제보를 해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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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23년차 직원. 시민기자들과 일 벌이는 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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