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이용규 선수.

한화 이글스 이용규 선수. ⓒ 한화 이글스


'가장 끈질긴 타자로 알려진 선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야구 관계자는 한화 이글스의 이용규라고 주저 없이 이야기한다. 타석에서 '용규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대한민국 최고의 교타자인 이용규는 다가오는 시즌 종료 후 다시 한 번 FA(자유계약 선수)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용규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전반기 타율 0.355, 출루율 0.447, OPS(출루율+장타율) 0.883, 100안타, 60득점, 16도루를 기록하면서 '역시 타격은 이용규'라는 수식어가 따라왔다. 타격왕도 노려볼 수 있을 만큼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고 전반기에만 43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타석에서 끈질기게 상대 투수를 물고 놓지 않았다.

후반기에도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중 9월 11일 SK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타박상으로 교체됐다. 결국 경기장을 떠나 병원에서 MRI 촬영 결과 종아리 내부 근육 손상 소견을 받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쓸쓸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이용규의 지난 시즌 타율 0.352, 출루율 0.438, OPS 0.872, 159안타, 98득점, 21도루,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4.31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이용규는 타석에서 그 누구보다 상대하기 싫은 타자 중 한 명이었다. 투구 컨택율 93.5%를 기록하며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용규의 강점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나왔다. 타석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이 올 때까지 상대 투수의 공을 커트했다. 무려 92.6%의 커트율을 기록하며 2위 기록 87.1%(유한준)과 5.5%p의 차이를 보였다.

 이용규 선수가 기록한 3년간 성적.

이용규 선수가 기록한 3년간 성적. ⓒ 스탯티즈


테이블 세터로서 이용규는 특별하다. 한화 이글스로의 이적 후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2014년에도 이용규의 존재는 특별했다. 3년간 평균 타석당 투구 수가 4개를 넘어섰고, 특히 아웃 카운트 당 투구 수는 7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기록만 두고 본다면 이용규 9명으로 구성된 팀을 상대로 경기를 끝내야 된다면 약 197개의 공이 필요하다.

이용규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0년 이후 BB/K(볼넷/삼진)이 1.51로 1위에 이름을 올리며 특유의 세밀한 타격 능력을 성장시켰고 매년 삼진을 줄이는 중이다. 특히, 2016시즌은 2015시즌에 비해 삼진을 16개나 줄였다. 이용규는 테이블 세터의 덕목인 '삼진은 최소화, 볼넷은 최대화'를 지키며 1루로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2017 시즌 종료 후 대형 외야수들이 대거 FA로 풀려 시장에서 경쟁해야 되지만, 이용규를 마다할 팀은 없어 보인다. 4년 전 첫 FA로 4년 67억 원을 받아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이용규는 이번에도 어렵지 않게 대형 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유는 아직 나이가 33세 밖에 되지 않았고, 최근 2년 연속 개인 최고 타율을 경신하면서 타격 테크닉이 날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용규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부상이다. 매 시즌 허슬 플레이로 팬과 팀에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누적된 피로와 과도한 의욕은 때때로 부상을 불러왔다. 이용규가 이번 시즌은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서 활약할지 주목해 봐야 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아웃 카운트당 투구수=타석에서 기록한 총 투구 수/[타석-(안타+볼넷+사구) ](병살도 하나의 아웃 카운트로 계산, 오차 범위 ±1%p)

이 기사는 이동석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lso528)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용규 한화 이글스 이용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