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들의 여정도 끝을 맺는다.

원더걸스가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들의 여정도 끝을 맺는다. ⓒ JYP엔터테인먼트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이래 한국 대중음악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전히 탈바꿈되었다. 기존의 음악은 독자적 정체성이 없이 외국의 음악을 무분별하게 베꼈다면 서태지와 아이들은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추고 음악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다. 즉 K-POP의 탄생이자 한국형 아이돌의 탄생이다. 이러한 한국형 아이돌은 HOT에 가서 정착되었고 이는 동아시아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다.

드라마, 영화와 함께 대중음악은 한류를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하며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지속해서 상승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한류는 이제 예능, 공연,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확장되며 한국의 문화적 영역을 넓혀주고 있다. 한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문화에서 아이돌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해외 한류 팬의 60%가 아이돌 팬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이돌은 남자 아이돌 위주로 흘러갔으며 1세대 아이돌에서 SES와 핑클은 외국 시장에서도 그리 좋은 반응을 보여주지 못하고 국내에서도 남자 아이돌에 밀려서 성과가 다소 미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여자 아이돌은 남자 아이돌과 비교하면 수명이 짧고 아티스트적인 요소가 약하며 심하면 남성들의 눈요깃거리로 전락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여자 아이돌이 이러한 실정에서 원더걸스는 과감한 역사적 물줄기를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이의 시작, 'Tell Me'


원더걸스는 지금까지 남자 아이돌 위주였던 대중음악의 판도를 바꾸었다. 2007년 'Tell Me'으로 인해 최초로 여자 아이돌도 온 국민이 아는 메가 히트곡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Tell Me'은 2007년 대선 후보들도 출 정도로 가히 전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그들은 'Tell Me'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비록 큰 성과는 내지 못하였지만, 자신이 한국에서 이룬 모든 것을 내던져 버리고 미국에 진출한다.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메인차트 HOT 100에 진입하는 성과를 내었다. 이는 이후 미국과 같은 서양권으로 진출하는 한국 아이돌에 있어서 발판과 같은 역할을 했고 싸이의 성공에도 큰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자 아이돌보다 먼저 진출하고 당당히 맞서 싸우면서 여성에 대한 소극적 프레임을 깨버린 소위 페미니즘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계속해서 이어지며 2012년 발매한 'Like This'에서 플레시몹을 뮤직비디오와 적용하면서 트랜드를 이끌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원더걸스는 가장 큰 소망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직접 앨범을 프로듀싱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사실 남자 아이돌도 빅뱅을 제외하고는 앨범을 프로듀싱한 전례가 없다. 기껏해야 의견을 낸다든지 의상을 디자인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원더걸스는 이러한 소극적인 프레임을 간절히 깨고 싶어 했고 그들은 새로운 도전을 했다. 2015년 <Reboot>이라는 앨범을 발매하며 타이틀 곡인 'I Feel You'를 제외한 전 곡을 본인들이 직접 작사, 작곡하였다.



당시 반응은 괜찮은 편이지만 원더걸스의 명성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었다. 이는 대중들이 아이돌 특히 여자 아이돌이 프로듀싱한 앨범은 유례가 없기에 낯설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6년 원더걸스는 드디어 타이틀 곡을 포함한 전 곡을 작사, 작곡하여 'Why So Lonely'를 내놓는다. 그러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쇼미더머니>, 여자친구의 공세를 이겨내고 8월 내내 1위를 달렸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영원히...

 원더걸스가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들의 여정도 끝을 맺는다.

팬들을 앞으로도 이들을 기억하고, 응원할 것이다. ⓒ JYP엔터테인먼트


그들은 이제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몇 번의 멤버교체에도 다른 아이돌은 해체되거나 분열되었지만, 그들은 끈끈한 우정을 바탕으로 진정한 음악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해체되지 않고 가장 오래간 여자 아이돌로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무거운 사명을 받아드려 누구보다 음악을 만드는 일에 애정과 열정을 쏟고 있다. 이제 우리는 모두 그들의 멋진 10주년을 박수로 환영해 줄 차례이다

10주년을 끝으로 그녀들의 여정은 종착점에 멈춰 섰다. 원더걸스라는 그룹은 2017년 2월 10일을 끝으로 더는 만날 수 없다. 하지만 그녀들의 10주년은 한국 걸그룹 역사에서 빛이 났던 시절임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먼저 탈퇴한 2명을 포함하여 6명의 멤버에게나 원더걸스를 좋아했던 팬들에게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원더걸스의 여정은 오늘로 끝이 나지만 원더걸스가 이루고자 했던 그리고 이뤘던 꿈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영원할 것이다. 그녀들의 새로운 도전은 작게나마 응원해 보고 싶다.

원더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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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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