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4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2번 장민석의 2루타로 1루 주자 김원석이 홈 베이스를 밟고 있다.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4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2번 장민석의 2루타로 1루 주자 김원석이 홈 베이스를 밟고 있다. ⓒ 연합뉴스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4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2번 장민석의 2루타로 1루 주자 김원석이 홈 베이스를 밟고 있다.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4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2번 장민석의 2루타로 1루 주자 김원석이 홈 베이스를 밟고 있다. ⓒ 연합뉴스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4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2번 장민석의 2루타로 1루 주자 김원석이 홈 베이스를 밟고 있다.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4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2번 장민석의 2루타로 1루 주자 김원석이 홈 베이스를 밟고 있다. ⓒ 연합뉴스


3년 전 그는 현역 군인이었다. TV에서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장면을 보며 부러워 했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관중들의 환호가 아닌 일석점호였다. 2년 전 그는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 소속 선수였다. 말이 좋아 야구 선수지 연봉을 받긴커녕 오히려 회비를 내며 야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독립 야구단에서나마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작년 그는 프로야구 선수였다. 육성 선수로 입단해 간신히 정식 선수로 등록됐지만 화려한 1군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작년 어린이날 1군 데뷔전에서 선발 출전해 멀티 히트를 기록했지만 팀의 6-19 대패에 묻혔고 다음날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결국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11경기에 출전하다가 2군으로 내려갔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올해도 역시 그는 프로야구 선수다. 하지만 그는 작년과 달리 1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개막 3연전에서 모두 주전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3경기에서 13타수 7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10개 구단 전체에서 타율 4위(.538), 최다안타 1위(7개)를 달리고 있다. 아마 3년 전 그와 같이 군복무를 했던 사람은 지인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날렸을 것이다. "내 전우가 바로 한화 이글스의 김원석이다."

방출 후 현역 복무와 독립 야구단 거쳐 친정팀 재입단

 지난 3월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1번 김원석이 2타점 안타로 주루에 있던 정현석, 강경학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1번 김원석이 2타점 안타로 주루에 있던 정현석, 강경학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부산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 내내 한 번도 부산을 떠난 적이 없는 김원석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부산이 아닌 대전을 연고로 하는 한화에 7라운드(전체60순위)로 지명됐다. 하지만 김원석은 입단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 1이닝 4실점으로 뭇매를 맞은 후 투수로서 한계를 느끼고 그 해 곧바로 외야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야구를 시작하고 10년 넘게 배트만 휘둘렀던 선수들 사이에서 투수 출신 김원석의 야수 변신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2012년 퓨처스리그 4경기에 출전해 안타 없이 2득점에 그친 김원석은 2013년엔 퓨처스리그에서조차 경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프로 입단 2년 만에 방출을 당했다. 방출 후 고향으로 내려간 김원석은 부산 경남중학교에서 코치로 일하다가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

김원석은 군복무 도중 친구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프로 재도전의 꿈을 키웠고 전역 후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했다. 연천 미라클에서 외야수로 활약하던 김원석은 한화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한화 2군을 이끌던 이정훈 감독의 눈에 띄어 2015년 8월 육성 선수 신분으로 다시 친정팀 한화에 복귀했다.

작년 시즌 정식 선수로 등록된 김원석은 1군에서 단 1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53경기에 출전해 타율 .277 2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크게 내세울 것 없는 성적이지만 빠른 발과 강한 어깨, 그리고 의외의 장타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시즌이 끝난 후 마무리 캠프와 올해 스프링 캠프 기간 동안 힘들다고 소문난 김성근 감독의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강한 체력과 성실함을 인정 받았다.

김원석이 본격적으로 야구팬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무대는 올해 시범경기였다. 한화는 부동의 1번 타자 이용규가 팔꿈치 부상으로 초반 결장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백업 외야수 발굴이 절실했고 김원석은 그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시범경기에서 9경기에 출전한 김원석은 타율 .161에 그쳤지만 3홈런6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개막 3연전 7안타 3타점, 무서운 29세 중고신인

김원석은 시범경기 활약에 힘입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3월31일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원석은 경기 시작과 함께 작년 정규리그 MVP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초구를 공략해 우전안타를 터트렸다. 2017 시즌 개막전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한화가 0-3으로 지는 바람에 김원석은 시즌 첫 안타를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김원석은 다음날 만우절 경기에서 거짓말 같은 활약으로 시즌 개막 이틀 만에 한화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원석은 연장 11회초 결승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5타수4안타3타점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7회말 수비에서는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자리를 옮기며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2일 경기에서는 경기 후반 닉 에반스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으며 아쉽게 역전패했지만 김원석의 활약은 여전히 빛났다. 김원석은 이날 3루타 하나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7회에는 두산의 불펜 투수 김승회가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에게 정면승부를 하고 김원석을 볼넷으로 내보내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타율 .538(13타수7안타, 타율4위, 최다안타1위), 3타점 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417을 기록하고 있는 김원석은 시즌 초반 한화가 발굴한 최고의 신데렐라다. 아직 1군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신예인지라 아직 응원가조차 없지만 한화팬들은 득점권에서 김원석이 타석에 등장하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을 연호한다.

개막 3연전을 통해 한화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냉정하게 보면 아직 김원석은 확실한 주전 선수가 아니다. 이용규가 복귀하면 다시 주전 자리를 내놔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화에서 흔치 않은 우타 외야수 김원석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 그리고 무엇보다 야구를 대하는 절실함을 가진 선수다. 그리고 개막 3연전에서 보여준 투지와 자신감을 이어간다면 김원석은 분명 올 시즌 한화 타선의 히트상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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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한화 이글스 김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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