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수 보우덴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두 명의 야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양의지와 민병헌,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들의 이탈로 3위 자리마저 빼앗긴 두산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두 선수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정규시즌 11차전에서 4회말 상대 선발 박세웅이 던진 공에 맞았다. 양의지는 왼손등, 민병헌은 오른쪽 약지 부분에 공을 맞았고 병원으로 이동해 X-레이 검사를 받았으나 큰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이튿날 추가 검진을 받은 결과 양의지는 좌측 약지 미세 골절, 민병헌은 우측 약지 골절상을 당했다는 소견을 듣게 됐다.

아무리 '화수분 야구'를 자랑하는 두산이라고 하더라도 이 두 선수의 공백은 굉장히 뼈아프다. 수술은 피했지만 골절인 만큼 최소 한 달 정도는 자리를 비워야 한다. 백업 야수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NC 대 두산 경기. 7회 말 1사 3루 때 두산 민병헌이 에반스의 안타로 홈인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NC 대 두산 경기. 7회 말 1사 3루 때 두산 민병헌이 에반스의 안타로 홈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유연이 합류하는 안방, 백업 야수들의 활약이 중요한 외야진

가장 큰 문제는 안방이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빠진 만큼 박세혁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데, 백업 포수로 나설 포수가 또 한 명 필요하다. 퓨처스리그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박유연이 1군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동산고를 졸업한 박유연은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60순위(6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36경기 동안 42타수 9안타 3홈런 9타점 타율 .214(2할1푼4리)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양의지가 왼손 엄지 타박상을 입었을 당시 이튿날 박유연이 1군 선수단에 잠시 합류했다. 18일까지 1군에 머무른 박유연은 21일 화성전을 기점으로 다시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쌓는 데 집중했지만 이미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의 이탈을 대비해 박유연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NC 대 두산 경기. 4말 무사 1,2루 때 두산 양의지가 주자를 불러들이는 안타를 치고 있다. 이 때 두산은 양의지의 안타와 유격수 실책 및 주자의 재치로 2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NC 대 두산 경기. 4말 무사 1,2루 때 두산 양의지가 주자를 불러들이는 안타를 치고 있다. 이 때 두산은 양의지의 안타와 유격수 실책 및 주자의 재치로 2득점에 성공했다. ⓒ 연합뉴스


외야진은 그래도 상황이 조금 낫다. 현재 1군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는 국해성, 정진호가 민병헌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고 김인태, 조수행 등 퓨처스리그에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야수들이 있다.

민병헌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었다. 슬럼프가 찾아올 법한 시기에도 특유의 근성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한 달간 그의 빈 자리를 메우는 야수들 역시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어쩌면 백업 야수들에겐 지금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선두권에서 멀어진 두산,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야 할 시기

팀은 선두권에서 멀어졌고, 이젠 가을야구도 확신하기 어렵다. 지난해 '판타스틱4'의 한 축을 담당한 마이클 보우덴이 다음 달 2일 대전 한화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지만 주전 야수들의 이탈로 고민의 늪이 더욱 깊어졌다. 여전히 마운드는 '총체적 난국'이고 타선은 찬스 상황에서의 결정력 부재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팀이 여러모로 어려울 땐 어느 누군가가 빛나기보단 팀 전체가 뭉쳐야 한다. 흔히 말하는 투-타 밸런스도 맞아야 하고 그라운드에서 모든 걸 쏟아내야 한다. 현실적으로 지난해만큼의 위력을 보여주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팬들은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1사 2루 두산 최주환의 2루타로 홈을 밟은 정진호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1사 2루 두산 최주환의 2루타로 홈을 밟은 정진호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5일 롯데전이 열린 잠실구장에는 경기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많은 비가 쏟아졌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고 중계화면 상으로 보더라도 비가 확실히 많이 내린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로 경기를 지켜봤고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팬들은 선수들을 믿고 있고, '팀 두산'의 저력이 언젠가는 나오길 희망하고 있다. 이젠 그 성원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보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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