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프로 스포츠의 빅이벤트 중 하나로 많은 팬들이 기다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KBO리그 역시 매년 7월 중순에 올스타전이 개최되며, 팬들과 선수단의 투표로 선정되는 올스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끼를 맘껏 발산한다. 평소에는 과묵했던 선수들도 이 날만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축제에 빠져든다.

다음 달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 역시 야구팬들의 기대가 높다. 대구에서 열리는 7년 만의 올스타전, '라이온킹' 이승엽이 선수로서 참가하는 마지막 올스타전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매년 올스타전은 '식상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나마 2013년부터 퓨처스(2군)리그 올스타전과 1군 올스타전을 이틀 동안 시행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좀 더 참신하고 팬들과 선수들이 하나될 수 있는 행사의 기획을 원한다.

 지난해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올스타전.

지난해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올스타전. ⓒ KBO


'팬 밀착형' 행사, K-POP 공연 등...우리가 꿈꾸는 행사는?

현재 올스타 프라이데이 행사를 포함해 경기 이외로 열리는 행사는 팬사인회, 홈런 레이스, 퍼펙트 피쳐, 번트왕 등이 있다. 번트왕은 대전에서 열린 2012년 올스타전부터, 퍼펙트 피쳐는 포항에서 열린 2013년 올스타전부터 시작됐다.

투수들의 타격 실력을 엿볼 수 있는 '투수 슬러거'의 경우 2005년에만 진행됐으며 타자들의 투구 스피드를 직접 볼 수 있는 '스피드킹'은 2005년, 2006년, 2011년 세 번의 올스타전을 제외하면 볼 수 없는 행사였다. 스피드킹의 경우 이벤트 경기에 참가하는 타자들의 부상을 우려해 2011년을 끝으로 폐지됐다.

번트왕이나 퍼펙트 피쳐가 자리를 잡은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만큼 국내 올스타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그렇게 많지 않다. 평소보다 비싼 티켓을 구매하고 먼 길을 달려 올스타전 현장을 찾는 팬들을 위한 행사가 기획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올스타전은 '화합의 장'이라는 의미가 뚜렷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이벤트를 원하는 게 아니다.

'안전'만 잘 지켜진다면 팬과 선수가 하나되어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는 너무나 많다. 간단한 2인1조 게임이나 미션부터 팬이 선수의 투구 혹은 타격을 체험하는 것도 계획할 수 있다. 일반 야구팬이 2m가 넘는 니퍼트(두산)의 공을 타석에서 경험한다면 그 장면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될 수 있다.

K-POP 행사도 대안 중 하나가 아닐까. 시즌 이후 시상식에서는 선수들의 춤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시즌 중에 선수들의 끼를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가수들과의 합동 공연 혹은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춰 그룹을 결성해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아이돌 그룹처럼 선수들의 완벽한 '칼 군무'를 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선수들의 숨겨진 끼를 그라운드에서 맘껏 발산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게 팬들의 바람이다.

2015년 올스타전 당시 수원 KT위즈파크 이미 여기저기서 올스타전의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화합의 장'이 되기 위해선 KBO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2015년 올스타전 당시 수원 KT위즈파크 이미 여기저기서 올스타전의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화합의 장'이 되기 위해선 KBO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유준상


'결국 KBO의 몫' 올핸 부디 식상하지 않기를

하지만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도 의견이 반영될지에 대한 여부는 행사를 담당하는 KBO에 달려있다. KBO가 기존 행사 계획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올해도 예년과 같은 행사들로 꾸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올스타전 프라이데이(전야제)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금이 올스타전 준비에 한창 바쁠 때이고 어느 정도 행사 계획에 대한 틀이 짜여졌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 강조하지만 올해 올스타전이 의미하는 바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첫 올스타전이며, 동시에 '레전드' 이승엽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행사 계획이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다.

올스타전을 '이벤트 게임'으로 생각하거나 단지 며칠 쉬어가는 시기로 느끼는 이들이 많지만 한 번쯤은 올스타전 무대를 밟고 싶은 선수들도 꽤 많다. 드림 올스타 2루수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주환(두산)은 아예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팬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별들의 잔치, 혹은 별들의 축제. 단 하루를 위해 올스타로 선정된 선수들은 며칠간 고민하고 또 고민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방법을 고민한다. 서건창이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타석에 들어서거나 '1루수' 이대호가 '좌익수'로 나서는 등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은 명장면도 그러한 고민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경기는 경기대로 최선을 다하면서도 올스타전답게 뭔가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그러한 순간을 보고싶다. 올해도 KBO의 몫이며, 부디 식상한 올스타전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BO리그 올스타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