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kt위즈의 경기. kt에 10-2으로 승리해 시즌 우승을 확정한 기아 선수들이 축하를 나누고 있다. 2017.10.3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kt위즈의 경기. kt에 10-2으로 승리해 시즌 우승을 확정한 기아 선수들이 축하를 나누고 있다. 2017.10.3 ⓒ 연합뉴스


시즌 최종전까지 갔던 치열한 선두 경쟁에서 KIA가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3일 수원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13안타를 터트리며 10-2로 대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IA의 선발 헥터 노에시는 7이닝10피안타6탈삼진2실점 호투로 양현종에 이어 시즌 20승 투수에 등극했다.

타석에서는 톱타자 이명기가 3회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리는 등 2안타3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했고 김주찬, 이범호, 안치홍, 김민식도 멀티히트 행진에 동참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통산 7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IA는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한국시리즈로 직행했다. 하지만 KIA는 20일의 여유가 있는 한국시리즈 개막까지 반드시 풀어야 할 2가지 숙제가 있다.

막강한 선발 트로이카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4선발 

KIA는 올 시즌 두 명의 20승 투수를 배출했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에 한 팀에서 2명의 20승 투수가 탄생한 것은 1985년 삼성 라이온즈의 김시진과 김일융(이상 25승)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3선발 팻 딘도 승운이 따라주지 않아 정규리그에서 9승에 그쳤지만 후반기엔 평균자책점은 3.18로 매우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KIA의 선발 트로이카는 한국시리즈에서도 KIA의 우승을 위해 선봉에 설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의 뒤를 받칠 만한 4번째 선발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전반기에만 두 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7승2패1.72를 기록하며 KIA선발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기영은 후반기 1승4패 7.43에 그치며 전반기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3승을 올린 좌완 정용운이나 지난 9월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 첫 등판, 첫 승리를 따낸 이민우는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맡기기엔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는 3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려도 큰 문제는 없다. 실제로 2003년의 현대 유니콘스는 에이스 정민태를 1,4,7차전 선발로 내세워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90년대까지는 단기전에서 3인 로테이션을 돌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KIA의 경우 한국시리즈까지 20일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관리에도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3일 로테이션을 고집하다가 원투펀치 중 한 명이 긴 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경우 시리즈의 향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특히 KIA는 올 시즌 마무리 투수를 3명(임창용,김윤동,김세현)이나 썼을 정도로 불펜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선발 트로이카 중 한 명만 삐걱거려도 나머지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아직 KIA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는 '판타스틱4'라 불리는 선발4인방을 거느리고 있고 롯데 자이언츠도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박세웅,송승준으로 이어지는 강한 선발진이 있다. 에릭 해커, 제프 맨십,장현식,구창모,이재학을 거느린 NC다이노스도 마찬가지.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 4인 로테이션을 활용할지, 그리고 어떤 선수를 4선발로 투입할지 김기태 감독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지완-안치홍-이범호, KS 5번타자 적임자는?

KIA는 3할대의 팀 타율을 자랑하는 타격의 팀이다. KIA가 올 시즌 내내 불안한 4,5선발과 아슬아슬한 불펜 운용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만 7명을 거느리고 있는 막강한 타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해갈 곳이 없는 무시무시한 지뢰밭 타선이 폭발한다면 KIA는 사실 4선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발목 부상에서 돌아와 시즌 최종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트린 이명기와 '성적 회귀의 법칙'을 몸소 실천한 김주찬, 1번 타자하라고 데려 왔더니 27홈런111타점을 기록한 로저 버나디나, 여전한 KBO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로 이어지는 1~4번은 특별한 이변이 없으면 변하지 않을 고정 타순이다. 문제는 이들의 뒤를 이을 5번인데 KIA의 고민은 5번을 맡을 선수가 없는 게 아니라 너무 많다는 데에 있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을 맞은 나지완은 정규리그에서 타율 .301 27홈런94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굳이 2009년 한국시리즈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타석에서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나지완은 5번에 가장 적합한 타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지완은 올 시즌 5번 타순에서 타율 .283(18홈런58타점)에 그쳤다. 반면에 6번 타순에서의 타율은 무려 .344. 데이터만 보면 나지완은 올 시즌 5번보다 6번에서 더 활약이 좋았다.

데이터만 보면 안치홍이 5번 타순에 더 적합한 선수일지 모른다. 올 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한 안치홍은 정규리그에서 타율 .316 21홈런93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5번 타순에서의 성적도 타율 .320 11홈런48타점에 달한다. 하지만 안치홍은 센터라인을 지키는 내야수다. 타석에서의 부담이 수비리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5번타자 안치홍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큰 경기 경험을 생각한다면 '꽃' 이범호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타율은 .272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25홈런89타점을 기록할 정도의 뛰어난 배팅 파워를 가지고 있고 올 시즌 득점권 타율도 .320에 달한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올 시즌 5번 타순에서도 타율 .333 1홈런5타점으로 성적이 좋았다. 다만 올 시즌 내내 하위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던 만큼 갑작스런 타순변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전력을 집중시켜 단기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변수들을 이겨내고 144경기의 장기레이스에서 1위에 오르는 것도 충분히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제도를 운영하는 KBO리그에서는 정규리그 우승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8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IA가 정규리그 우승의 기세를 몰아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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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임기영 나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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