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가의 등장은 반갑다. 뻔하지 않은 이야기, 뻔하지 않은 설정이, '드라마'의 신세계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수식어에 어울리는 또 한 편의 작품이 등장했다. 바로 KBS2  수목 드라마로 찾아온 <매드독>이다.

OCN 인기 시리즈였던 <특수사건 전담반; 텐>의 작가였다는 후광이 무색하게 최저 시청률을 갈아치웠던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 후속작의 자리는 거의 '맨땅에 헤딩'을 하는 처지나 다름없다. 물론 아직은 수목 드라마 꼴찌이지만 그 '맨땅'에서 대번에 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건, 사실 '대박'에 가깝다. 그만큼, 첫 회를 선보인 <매드독>의 활약은 화려했다.

 매드독

매드독 ⓒ KBS


'법이고 나발이고 물어 뜯어버려!' 다크 히어로 매드독

드라마를 연 건 일명 '매드독', 보험조사 회사(?)의 활약상이다. 화려한 미모를 앞세워 병원의 환자로 위장 잠입한 전 태양보험 보험 조사팀 대리 장하리(류화영 분). 그녀가 '베이글녀'의 특기를 앞세워 의사의 눈길을 끄는 동안 전직 조폭이자 전과 5범의 박순정(조재윤 분)이 컴퓨터 수리공으로 등장하여 병원 정보를 빼돌린다. 그런 그들을 아지트의 자칭 스티브 잡스 친구인 온누리(김혜성 분)가 돕는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전설의 보험 조사원 최강우(유지태 분)가 상대편 건물 옥상에서 진두지휘한다. 태양생명 보험조사원 박무신(장혁진 분)이 경찰들과 들이닥치는 일촉즉발의 상황. 장하리는 전직 체조선수의 특기를 살려 건물 사이를 날아 안전하게 박순정과 함께 피신하고, 병원의 보험사기 보상금은 '매드독'에게 입금된다. 박무신이 그들의 자화자찬 뒤풀이에 나타나 발을 굴러봐야 이미 게임은 끝났다.

이렇게 드라마는 한 해 보험 사기 적발 금액 7185억 원, 보험 사기 공화국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보험 조사 어드벤처'의 서막을 연다. '차는 주차장에 조사원은 법 안에'라는 신념을 가졌던 최강우. 그러나 그는 항공사 사고로 아내와 아이를 잃고, 미친개가 되었다. '법'의 테두리에서 보험사기를 조사하던 성실한 직장인은 '안 걸리면 대박, 걸리면 사기 미수의 경미한 처벌'이라는 헐거운 그물의 보험사기 법망을 무시하고, '법이고 나발이고 물어 뜯어버리'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험사기를 조사하는 저돌적인 '다크 히어로'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의 곁엔, '어벤저스' 급의 동지들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날뛰는 매드독'의 소개로 만족하지 않는다. 뜻밖에도 주인공인 '매드독'을 물 먹이는 인물을 등장시키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매드독

매드독 ⓒ KBS


배트맨 위의 슈퍼맨? 전문가 김민준씨

전 직장 태양생명사를 나오다 마주친 건물 붕괴 사고 피해자 부자의 사연을 풀어주기 위해 나선 매드독. 그들이 작전을 펼치는 곳곳에서 뜻밖에도 어수룩한 건축사무소 직원 김민준을 만난다.

부실공사로 인한 건물 붕괴라 확신하는 매드독팀, 그런 확신에 사사건건 반론을 제기하는 전문가 김민준씨. 건축사무소 비밀 문건을 내건 매드독과 김민준의 경쟁은 뜻밖에도 김민준의 승리로 끝난다. 아쉬움에 돌아온 사무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을 맞이한 건 그들이 패배한 보험금이 피해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지게 되었다는 사실. 황망해 하는 것도 잠시 그들 앞에는 매드독이 입주해있는 건물의 건물주로 등극한 전문가 김민준이 등장한다. 마치 배트맨 앞에 등장한 슈퍼맨처럼,

그렇게 1회는 정체가 모호하지만 그 결과로 보건대 다크 히어로 집단 매드독과 그 길이 다르지 않은 전문가 김민준의 '매드독 소유권' 주장으로 흥미롭게 마무리된다. 과연 이들이 펼쳐 보일 '따로 또 같이'의 '저스티스 리그'는 어떤 방식일지. '매드독'의 어벤저스 급 활약도 흥미로운데,  <구해줘>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신인 우도환의 '전문가 김민준'으로의 변신도 기대를 갖게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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