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2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 JTBC


1(명) = 박근혜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불참자
234(명) = 표결 당시 찬성자
56(명) = 표결 당시 반대자
7(표) = 당시 무효표
8(일, 명) = 국회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된 일자, 탄핵 결정시 재판관 숫자
(12월) 9(일) = 본회의 탄핵 소추안 의결 날짜
(3월) 10(일) =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한 날짜
11(시) =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안을 가결한 시간
12(일, 번)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퇴거한 날, 탄핵 결정문 주요 요지에 국민이란 단어가 등장한 횟수

2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이 '비하인드 뉴스'를 통해 공개한 '우주는 수로 이뤄졌다'는 제목의 숫자로 다시 보는 탄핵 정국 내용이다. 이미 탄핵 정국 내내 회자됐던 꽤나 친숙한 '숫자'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다시 '1'. <뉴스룸>은 이날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1년 후를 돌아봤다. 그리고 1년 전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보도 다음날인 2016년 10월 25일 1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선실세'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벌써 1년이다. 이 사과 직후, 분노의 촛불이 타 올랐고, 박근혜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12월 9일)부터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2017년 3월 10일)까지 딱 3개월이 걸렸다. 일각에선 '촛불 1주년'을 기념, 오는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여의도에서 다시 촛불을 들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태블릿PC 보도' 이후 1년, 촛불의 1년

 최근 <기자협회보>에 게재된 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와 이진동 TV조선 사회에디터의 인터뷰.

최근 <기자협회보>에 게재된 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와 이진동 TV조선 사회에디터의 인터뷰. ⓒ 기자협회보 홈페이지


"저는 그냥 우연치 않게… 하게 됐는데. 정말 우연치 않은 게 이렇게 크게 돼서 정말 벅차고 감격스럽죠. 그리고 제가 촛불집회도 23회 중 한 2회는 불참하고 다 참여했습니다."

<뉴스룸>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1년 특집 중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당시 더블루K 사무실 건물 관리인이자 태블릿PC가 세상에 알려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의인'으로 불리기도 했던 노광일씨의 JTBC와 첫 인터뷰였다. 이미 국정 농단 사태 이후 타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극적인 과정을 밝혔던 노광일씨는 검찰에서 받은 관련 조사에서 한 답변을 들려줬다. 왜 태블릿PC를 JTBC 기자에게 넘겨줬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평소 제가 손석희 사장을 존경하고 믿기 때문에 JTBC 기자여서 내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렇게 협조한 거라고 진술했습니다."

과거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도 노광일씨는 평소 정치사회면을 비롯해 뉴스를 즐겨 보는 시민이라 밝히면서 언론의 '신뢰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JTBC 보도를 신뢰했기에 태블릿 PC를 JTBC 기자에게만 굳이 넘겨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 <뉴스룸>을 진행한 손석희 사장도 언급한 것처럼, 만약 1년 전 '태블릿PC' 보도가 없었다면 한국의 정치사는 또 어떻게 급변했을지 모를 일이다. 국민들도, 언론인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 만큼 <뉴스룸>의 '태블릿PC' 보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태도를 급변하게 만든 '스모킹 건'이 확실했다. 

"'성경에 '태초에 빛이 있었다'는 말이 있다. 게이트 보도 태초에 TV조선의 전파가 있었다. TV조선의 보도가 있었기에 한겨레 보도가 있었고, 한겨레 보도가 있었기에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왔다. 그게 결과적으로 촛불로 이어졌다. 한 가지 더 짚자면 저를 포함한 '최찾사팀'은 한겨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취재했던 반면 이진동 부장과 팀원들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를 해나갔다는 점에서 평가를 더 받아야 하는 측면이 있다." (김의겸)

"TV조선이 불씨 역할을 했다면 불을 지핀 건 한겨레였다. 그걸 불꽃으로 만들어낸 건 JTBC였다. TV조선의 역할은 로드맵을 그린 것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라는 걸 보여준 거다. TV조선이 최초 설계자라면 한겨레는 대중화시켰다. 이 사건의 핵심은 최순실과 박근혜의 관계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배후에 최순실이 있는 게 핵심 요체였다. 한겨레는 그걸 끌어낸 공이 있다." (이진동)

최근 <기자협회보>와 인터뷰를 가진 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와 이진동 TV조선 사회에디터의 회고다. 두 사람은 2016년 <한겨레>와 < TV조선>에서 <뉴스룸>과 함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의 주역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거칠게 요약하면, < TV조선>이 최순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이후 <한겨레>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과의 관계를 폭로했으며, <뉴스룸>의 '태블릿 PC'보도가 나오기까지 한 달이 걸린 셈이다.

그리고, 언론을 추동하는 시민의 힘

 2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2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 JTBC


결과적으로, JTBC와 <뉴스룸>, 그리고 손석희 사장의 신뢰도와 위상은 1년 전과 비교해 월등히 높아졌다는 사실은 각종 지표로 확인된다. 그리고, 공영방송 KBS와 MBC 노조는 총파업 중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위시한 SBS는 꾸준히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중이며, 몇몇 종편들은 정권 교체 이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최순실, 박근혜, 정윤회, 정유라 네 사람의 관계가 정확하게 드러나야 밝혀진다고 본다. 세월호 7시간 문제도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에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대통령 올림머리를 해준 강남의 한 미용사를 청와대에 데려왔다가 다시 데려다 줬다고 하는데 그 이후의 행적은 나오지 않았다.

정윤회가 자주 다니는 한정식 집을 취재할 때 문고리 3인방과 십상시들이 모였다는 증언들이 있었다. 세계일보에서 건드렸지만 덮인 게 정윤회의 국정개입 진실이다. 지금 감사원에서 조사하고 있는 F35 전투기와 관련된 것이나 최순실 재산 형성 의혹도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촌 조카 살인사건도 더 드러나야 할 문제다. 너무 많나? 실제로 보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러하다. < TV조선> 이진동 에디터의 말마따나,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교도소 인권' 운운하며 법의 심판마저 왜곡을 일삼는 중이다. 그밖에도 의문점이 한 둘이 아니다.

언론만 보더라도, <뉴스룸>의 신뢰도는 올라갔을지언정, 그리고 정권은 교체됐을지언정, 두 공영방송은 아직도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다. 언론의 역할은 하고 있으나 그 책임은 방기하고 있는 '공룡' 네이버 역시 그대로다. 이를 감시하는 것은 결국 '촛불'로 대변되는 '시민'의 역할일지 모른다. 촛불의 1년이 알려준 교훈이랄까. 이날 손석희 앵커의 '뉴스브리핑' 역시 그 '시민의 품격'을 강조하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태블릿 PC는 그저 시작에 불과했으며 세상을 바꾸어낸 것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시민의 품격'이었습니다. 그것은 지난했던 겨울과 봄… 마치 자욱했던 미세먼지처럼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했지만, 침몰하지 않는 진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광장의 이 자리에서 어느 시민이 말했던 것처럼 '영혼이 깨어있고 싶어서 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는 그 절실함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뉴스룸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