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의 모습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의 모습 ⓒ 국제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본선 32개국 팀들은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대표팀 감독들은 월드컵에 나설 최정예 엔트리 23명을 선별하기 위해 각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달 1일 조 추첨 식이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 갈 준비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여느 팀들과는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 축구대표팀 감독을 또다시 찾아나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우디 축구협회는 2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우사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며 "바우사 감독의 지도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만족할 만한 것이 없었다"고 경질 사유를 전했다.

지난 9월 사우디 축구의 지휘봉을 잡았던 바우사는 감독 데뷔전이었던 라트비아 전에서 2-0 승리를 거둔데 이어 자메이카와의 친선 전에서도 5-2 승리를 거두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치른 가나(0-3), 포르투갈(0-3), 불가리아(0-1)와의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연이어 패배를 기록하며 사우디 축구협회의 불신을 샀고, 결국 부임한 지 2개월여 만에 대표팀 감독직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15년간 감독 16명 경질... "누구도 맡고 싶지 않을 것"

지난 9월 사우디 축구협회는 12년 만에 자국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판 마르바이크(네덜란드) 감독을 돌연 경질했다.

사유는 코치 선임 문제를 놓고 벌인 의견 충돌 때문이었다. 당시 축구협회의 이 같은 처사를 놓고 사우디 현지에선 '무책임하다', '인사횡포' 등의 비난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우디 축구대표팀 감독직은 오래 전부터 '파리 목숨'에 비유될 정도로 '단명한 역사'를 자랑(?)한다.

사우디 축구협회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17년간 경질시킨 감독은 무려 16명. 이들 중 절반 이상의 감독들은 1년의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특히 지난 2011년 사우디 축구협회의 '인사횡포'는 절정에 달했다. 당시 아시안 컵에 나섰던 사우디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시리아에게 1-2로 패하자 포르투갈 출신의 주제 페세이루 감독을 대회 도중 경질하고 나세르 알 조하르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새 감독 선임에도 불구하고 2차전 요르단 전(0-1), 3차전 일본(0-5)에 연이어 패하자 선임한지 불과 9일 만에 새 감독을 경질시키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사우디 축구감독의 경질 소식을 전하면서 "사우디 축구협회가 같은 일을 반복한다면 그 누구도 사우디 축구 사령탑을 맡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사우디 축구 월드컵 FIFA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