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가 21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영국팀 첼시FC와의 2017/18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우승컵을 목표로 둔  런던 원정으로 대장정의 서막을 알린다. 바르셀로나가 공식 경기에서 잉글랜드 클럽을 만나는 것은 정확히 2년 만이다.

지난 2015/16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아스널을 만났고, 통합 5-1의 스코어로 8강에 안착했다. 당시 메시는 아스널을 상대로 총 세 골을 넣었던 바 있다. 바르셀로나는 이번에 만난 첼시와도 인연이 깊다. 가장 최근에 첼시와 벌인 챔스 경기는 2011/12 시즌의 4강전이다. 두 팀의 4강 2차전은 여전히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첼시는 1-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어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그때 토레스가 넣었던 골은 아직도 회자되곤 한다. 이번 글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잉글랜드 클럽과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돌아본다.

1899년 영국인과 첫 만남, 이후 탄생한 다양한 기록들

바르셀로나가 처음 영국인과 조우한 해는 1899년이다. 당시 그들은 스페인에 거주하던 한 무리의 영국인들을 만나 한판 승부를 벌였다. 어떤 대회도, 공식 경기도 아니었지만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접전 끝에 바르셀로나는 0-1로 패배했다. 영국인들 중 일부는 바르셀로나의 일원으로써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1911년에는 런던의 의대생들로 구성된 병원 연합과의 경기에서 0-4로 패배했다. 그때의 바르셀로나는 조금씩 성장하며 축구팀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와 영국인들의 인연은 올해로 119년 차를 맞이했다. 119년 사이 바르셀로나는 유럽 대항전에서 총 74번의 공식 경기를 치렀고, 33승 21무 20패를 기록했다. 그동안 팀에서 잉글랜드 클럽을 상대로 가장 많은 득점을 한 선수는 누구일까.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 리오넬 메시가 17골을 넣어 1위를 차지했다. 메시는 아스날을 상대로 넣은 한 경기 4골을 포함해 다양한 득점을 기록한 바가 있다. 뒤로는 히바우두와 클루이베르트가 7골을 넣었다. 그러나 메시는 순식간의 그들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24일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대결에서 FC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 EPA/ 연합뉴스


공식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난 잉글랜드 클럽은 총 14팀이다. 그중 7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소속이고 나머지 7팀은 챔피언십 소속이다. 가장 많이 바르셀로나와 인연을 맺은 클럽은 첼시다. 두 팀은 총 14번의 경기를 펼쳤다. 올 시즌의 두 경기를 추가하면 전적은 16경기로 늘어난다.

그 사이 바르셀로나는 4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특히 최근 7경기에서 승이 없어 첼시를 두려워한다. 한편 이 카탈루냐인들은 14팀 중 노팅엄 포레스트에게만 승리를 거둔 기억이 없다. 그들과는 총 두 번 만났는데 1무 1패를 기록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1980 슈퍼컵에서 무릎을 꿇었다(자료 출처 - FC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현 스쿼드서 잉글랜드 무대 경험자는 총 6명, 가장 최근은 쿠티뉴

바르셀로나 스쿼드에서도 잉글랜드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 있다. 현시점에서는 총 6명의 선수가 프리미어리그를 거친 바 있다. '베테랑 수비수'인 피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쳤다. 그는 맨유에서 뛰던 시절에 박지성과도 친분을 쌓아 국내에 꽤 알려져 있다. 퍼거슨 아래에서 성장하며 큰 기대를 받았으나 잉글랜드 무대에서 대성하지는 못 했다. 비디치와 퍼디난드 조합에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에반스가 조커로 중용되면서 벤치를 지키곤 했다.

출전을 원했던 피케는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데니스 수아레즈도 맨체스터 가문을 거쳤다. 피케와는 달리 맨체스터 시티에서 잠시 생활했던 그는 유소년과 성인 무대를 병행했다. 2012년에는 팬이 선정한 최고의 유소년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루이스 수아레즈와 토마스 베르마엘렌은 프리미어리그의 터줏대감이었다. 두 선수는 각각 리버풀과 아스날의 주축으로 뛰며 큰 족적을 남겼다. 수아레즈는 리버풀에서 3년 6개월을 뛰며 엄청난 수의 득점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로 떠나오던 마지막 시즌에는 리그 득점 왕을 차지했고, 2014년 유럽 골든 슈를 수상했다. 사실상 리버풀 팀 전술의 핵심과도 같았다. 몇 차례 구설수에 오르긴 했으나 득점력만큼은 수준급으로 인정받았다.

베르마엘렌도 아스날의 심장 같은 선수였다. 아약스에서 탄탄한 성장을 거친 그는 아스날에서 5년 이상을 뛰었다. 데뷔 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수비수로 공격력도 뛰어났고, 든든한 수비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아스날에서도 여러 차례 지속된 부상 트러블이 바르셀로나에서도 계속됐다. 최근에는 재활에 성공해 극적으로 스쿼드에 합류했다.

가장 최근에 영입된 파울리뉴와 쿠티뉴도 프리미어리그 출신이다. 그러나 두 선수의 잉글랜드 행보는 다소 달랐다. 파울리뉴는 잠재력을 갖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단했지만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토트넘에서 뛰며 기회를 노렸지만 팀 셔우드 감독에게 신임을 잃고 팀 전술에서 소외됐다. 결국 토트넘은 인재를 놓쳤고, 파울리뉴는 겉도는 생활 끝에 중국행을 결심했다. 이후 바르셀로나에서는 기대 외의 활약으로 '황울리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가 있다.

쿠티뉴는 리버풀이 낳은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의 간판스타였고, 신뢰도 높은 미드필더였다. 눈에 띄는 성장을 바탕으로 발기술과 슈팅 능력까지 좋아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스페인에 입성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최근 데뷔골을 넣고 새로운 생활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다만 올 시즌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없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가는 첫 번째 길목, 첼시와의 16강

EPL 아스널·첼시, 런던 더비서 2-2 무승부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의 게리 케이힐과 에덴 아자르가 아스널을 상대로 한 득점을 자축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의 게리 케이힐과 에덴 아자르 ⓒ EPA/연합뉴스


이번 2017/18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바르셀로나와 잉글랜드 클럽 간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든다. 그리고 75번째 역사를 만들 팀은 첼시다. 2년 연속 8강에 그쳤던 바르셀로나가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첼시를 마주쳤다. 유독 최근 전적이 좋지 못 했던 클럽인 만큼 경각심이 생길 것이다.

첼시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맨시티의 독주 속에서 정신을 못 차린 이들은 리그 4위에 그쳐 있다. 공격수들도 시즌 초반에 비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최선의 처방전을 내렸다. 콩테의 눈 밖에 났던 바추아이를 임대로 보내고 지루를 영입했다. 아직까지 확실한 효과는 보지 못 했다. 반면 바추아이는 도르트문트에서 크게 활약하며 활력소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콩테의 경질설까지 돌며 엔리케의 첼시 부임이 임박했다는 루머도 있었으나 아직 지휘봉은 콩테가 잡고 있다.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가 될 예정이다. 비록 첼시가 하락세고 바르셀로나가 리그 무패를 달리는 상반된 분위기라지만 공은 둥글다. 특히 첼시가 바르셀로나에게 유독 약하지 않았던 만큼 경기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그래서 더욱 재밌을 2017/18 챔피언스리그다. 바르셀로나와 첼시가 또 한 번 써 내려갈 역사가 궁금한가. 그렇다면 21일 새벽에 챔피언스리그가 펼쳐지는 스탬포드 브릿지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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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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