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13라운드 서울과 강원 경기에서 에반드로의 드리블을 이근호가 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K리그1 13라운드 서울과 강원 경기에서 에반드로의 드리블을 이근호가 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성적 부진으로 황선홍(50) 전 감독이 사퇴한 후 이을용(43) 감독 대행 체제로 변화를 시도한 FC 서울은 과연 달라졌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달라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K리그1(클래식) 11~13라운드(경남 FC, 수원 삼성)까지의 경기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12일 벌어진 13라운드 강원 FC와의 대전(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은 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비록 FC 서울은 다 잡았던 경기를 종료 직전 강원 FC 제리치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기고 말았지만, 황선홍 전 감독 체제에서 보여줬던 단순한 공격 패턴과 불안한 수비에서 벗어난 듯했다. 이전의 모습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물론 FC 서울의 변화는 감독 교체를 겪은 선수들이 새롭게 각오를 다지면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강원 FC전을 통하여 나타난 FC 서울의 경기 내용은 변화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먼저 단순했던 공격 전술이 다양해 졌다. 이는 이을용 감독 대행이 황 전 감독과 다른 공격 전술을 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을용 감독 대행은 지난달 30일 지휘봉을 잡은 이후 3경기 연속 에반드로(31), 박주영(33), 안델손(25)의 스리톱 카드를 구사하고 있다. 이는 황선홍 전 감독 체제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전술로 이로인한 공격력의 효율성이 증대되고 있다.

좌-우 측면을 책임진 에반드로, 안델손은 현재 한국축구 윙 포워드들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공격을 펼친다. 특히 상대 측면 수비수(풀백, 윙백)에 대한 과감한 1:1 개인 돌파 시도로 수비진을 허물면서 더 좋은 공격 찬스를 만들고 있다. 중앙의 박주영은 과거 득점에 집중하던 플레이에서 벗어나 안정된 볼 관리로 미드필더, 공격 라인과의 유기적인 콤비네이션 플레이에 치중하고 있다. 박주영의 이런 모습은 공격 조직력을 한층 끌어올리며 득점에 한발 더 다가 설 수 있도록 한다. 결국 이 같은 FC 서울 공격 전술은 3경기 무패(11라운드 경남 FC 0-0, 12f라운드 수원 삼성 2-1)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FC 서울 공격 라인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또 있다. 1선에서부터 무리한 압박을 자제하고 하프라인 부근 즉, 2선에서 수비를 구축하여 공격라인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수비라인의 부담감도 줄여주고 있다.

이 점 역시 강원 FC전에서 뚜렷이 나타나 동점골을 허용하기 전까지 실효성을 거뒀다. 이 같은 공격 전술은 한편으로 중원에 포진한 고요한(30)의 경기력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까지 내고 있다. FC 서울은 10라운드까지 명문팀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며 고요한의 존재감 역시 미미했다. 이로인해 중원에서 고용한을 활용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실종됐고 이의 영향으로 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야 비로소 첫 승(2-1)을 챙기는 부진을 보여줬다.

선 수비, 후 공격 뒤바뀐 FC 서울

 K리그1 12라운드 서울과 수원과의 경기에서 이을용 감독 대행이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K리그1 12라운드 서울과 수원과의 경기에서 이을용 감독 대행이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에서 공격이 먼저냐, 수비가 먼저냐'의 우문에서 수비가 먼저라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그렇지만 FC 서울은 11~13라운드에서 수비보다는 공격이 우선인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을 역으로 분석해 보면, 공격력이 살아나다 보니 수비진도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안정성을 구축하게 되는 특별한 경우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한편으로 축구에서 회자되고 있는 '공격이 최상의 방법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강원 FC와의 대전에서 '백전노장(百戰老將)' 수비수 곽태휘(37)가 마수걸이 선취골까지 터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기에 이르렀다.

3경기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에 대해선 경기 승-패 뿐만아니라, 이을용 감독대행이 펼치게 될 전술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을용 감독 대행은 은퇴 후 프로팀 강원 FC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지방의 축구 무명 대학교인 청주대학교 코치를 맡아 1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팀 스타일을 변모시켜 대학축구 강호 반열에 올려 놓아 지도력에 높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청주대학교 축구부는 창단 45년 만에 전국대회인 2018년 제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우승했다.

비록 이을용 감독 대행이 청주대학교를 떠나 FC 서울에 몸담고 있는 상태에서의 우승이었지만은 청주대학교 우승 원동력은은 이을용 감독 대행에 의해 다져진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을용 감독 대행이기에 K리그1에서 보여줄 축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FC 서울 14라운드 상대는 전북 현대(5월 20일 상암월드컵 경기장)다. 13라운드에서 10경기 만에 포항 스틸러스에게 0-3 대패를 당한 전북 현대로서는, FC 서울 전이야 말로 물러설 수 없는 '닥공' 축구의 결정판이 될 전망이다.

이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 치르는 마지막 경기여서 FC 서울에게도 승리가 간절하다. 과연 이을용 감독 대행이 전북 현대와의 대전에서는 어떤 축구로 맞대응 할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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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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