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상승세가 멈추질 않고 있다. 2013년 여름에 보여줬던 무서운 상승세가 6월 말부터 시작되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은 오히려 5년 전보다 더 빠른 추세다. 다저스는 5월 29일(이하 한국 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끊겼던 연승 행진을 다시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 날 경기 하나만 봐도 극적이었다. 선발투수 브록 스튜어트가 4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81구). 게다가 타선은 5회까지 필리스의 선발투수 빈센트 벨라스케스에게 안타를 하나도 뽑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0-4).

하지만 최근 들어 승리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다저스에게 있어서 경기를 뒤집는 데는 찬스 2번이면 충분했다. 6회말 공격에서 다저스는 드디어 벨라스케스 공략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안타 과정에서 필리스의 좌익수 실책을 틈타 2루까지 진루했다. 다저스는 대타 로건 포사이드를 투입했고, 포사이드의 3루 땅볼 때 푸이그를 3루까지 보냈다.

이어서 작 피더슨의 2루타로 푸이그가 홈을 밟았고(1-4), 맥스 먼치의 2루 땅볼 진루타와 저스틴 터너의 적시타로 피더슨까지 홈을 밟았다(2-4). 결국 5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던 필리스의 선발투수 벨라스케스는 6회에만 3안타를 허용하며 5.2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구).

그리고 다저스에게 약속의 8회말 공격 기회가 찾아왔다. 필리스의 3번째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를 상대로 선두 타자 푸이그가 내야 안타를 성공시켰고, 대타 맷 켐프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더 추격했다(3-4). 필리스가 투수를 아담 모건으로 교체했지만 다저스의 불방망이는 식지 않았고, 대타 키케 에르난데스 타석에서 2루수 실책이 겹치며 공격의 흐름이 이어졌다.

다저스는 먼치의 내야 안타로 켐프를 홈으로 불러들였 동점을 만들었고(4-4), 터너의 유격수 땅볼 때 야수 선택 과정에서 3루에 주자를 또 보냈다. 그리고 야스마니 그란달의 타석에서 폭투에 이은 적시타가 터지며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5-4). 역전에 성공한 다저스는 5회부터 무실점으로 이어 던진 불펜(스캇 알렉산더, 에릭 괴델, 이미 가르시아, 켄리 잰슨)의 힘으로 승리를 지켰다.

최근 11경기 9승 2패, 자이언츠 제치고 NL 서부지구 3위 오른 다저스

이 날 승리로 다저스는 25승 28패로 승패 마진을 -3까지 만들었다.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5승 29패)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콜로라도 로키스(29승 25패)에게 패하면서 다저스는 자이언츠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서부지구 3위를 탈환했다.

최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상황은 계속해서 다저스를 도와주고 있다. 자이언츠가 최근 11경기 3승 8패의 부진으로 인해 다저스에게 3위를 내주고 4위까지 내려갔으며, 로키스는 이 날 승리하긴 했지만 최근 11경기 6승 5패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서부지구 상황을 이렇게 만든 가장 큰 요소가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하 디백스)였다. 29일 경기에서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12점)으로 승리했지만 디백스는 최근 11경기 2승 9패에 그치고 있고, 27승 26패로 승패 마진 +1까지 페이스가 떨어졌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다저스는 어느덧 2위 디백스와의 승차를 2경기까지, 1위 로키스와의 승차를 3경기 반까지 줄였다.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6월 중 5할 승률을 넘어서고 지구 선두권을 다시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6월 말까지만 해도 지구 최하위였던 다저스가 당시 무서운 상승세로 6개 디비전 중 가장 먼저 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전례가 있듯이 다저스는 여름에 상승세를 한 번 타면 그 기세를 멈출 수 없는 팀이 되었다. 2017년에 30팀 중 최고 승률을 기록했던 다저스는 마지막 달에 상승세가 꺾이긴 했어도 여름에 승률을 크게 올려놨던 덕분에 월드 시리즈까지 모든 라운드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갈 수 있었다.

다저스 희소식 하나, 류현진의 롱토스

다저스는 이 날 승리 이외에 또 다른 희소식들도 들려왔다. 그 희소식 중 하나는 류현진이 롱토스 훈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3일 디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회말 1사 후 공을 던지다 왼쪽 다리 사타구니 근육이 뼈가 보일 정도로 찢어졌던 류현진은 이후 근육 재활 훈련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가까운 거리부터 캐치볼을 시작하여 롱토스 거리를 늘려간 류현진은 최대 3주까지 투구 밸런스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이후 불펜 피칭과 시뮬레이션 피칭을 거친 뒤 실전 리햅 경기를 들어간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보통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트리플A 경기에서 리햅 경기를 소화한다. 하지만 다저스의 트리플A 팀인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다저스에서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까운 싱글A 팀 란초 쿠가몽가에서 리햅 경기를 소화하는 경우도 많다.

이전까지 류현진은 트레이너와 캐치볼을 소화했는데, 29일 경기 전 훈련에서는 불펜 포수와 함께 160피트(48.768미터)나 떨어진 거리에서 공을 던졌다. 훈련 마무리 단계에서는 마운드와 홈 플레이트 사이의 짧은 거리에서 던지기도 했다.

불펜 포수와 함께 캐치볼을 하면서 불펜 피칭까지 가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아직 불펜 피칭 단계는 아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현재 류현진의 부상 부위의 상태가 얼마나 호전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매일 좋아지고 있으며 재활 진행 상태에 대한 말을 최대한 아꼈다.

다저스 희소식 둘, 6월 1일 커쇼 복귀

다저스의 또 다른 희소식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드디어 실전에 복귀한다는 사실이다. 27일 시뮬레이션 피칭을 소화한 커쇼는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된 뒤 6월 1일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커쇼의 복귀전까지 다저스가 필리스를 상대로 시리즈 4연전을 스윕하게 된다면, 다저스는 28승 28패로 승률 5할을 맞추게 된다.

커쇼가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게 되면 다저스는 일단 커쇼(좌), 마에다 겐타(우), 로스 스트리플링(우), 워커 뷸러(우), 알렉스 우드(좌) 5명으로 로테이션을 꾸리게 된다. 커쇼와 류현진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 스트리플링은 최근 2연승을 달리는 등 빈 자리를 잘 메우고 있으며, 뷸러 역시 합작 노 히터 게임에서 호투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커쇼 11K' 다저스, 휴스턴에 3-1 승리  지난 2017년 10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1차전에서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가 1회 초 투구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커쇼는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호투했으며, 볼넷 없이 삼진을 11개나 잡아내며 다저스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다저스는 6회 말 저스틴 터너가 터뜨린 결승포로 휴스턴을 3-1로 제압해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 ⓒ EPA/연합뉴스


원래 뷸러는 드래프트 이전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던 이력이 있어서 이닝을 급격히 늘릴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리치 힐(좌)의 손가락 물집이 수시로 말썽을 일으키는 바람에 현재 뷸러도 선발 등판 기회를 꾸준히 보장받고 있다.

7월이면 다저스는 부상 이전까지 6경기 3승 무패 평균 자책점 2.12로 다저스 선발진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이 돌아온다. 류현진의 복귀 시점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이 될 전망이며, 후반기에는 2016년 어깨 수술을 받았던 훌리오 유리아스(좌)도 다저스 로스터에 합류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뷸러는 이닝 조절 차원에서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마이너리그 옵션이 얼마 남지 않은 스트리플링은 다시 불펜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힐은 손가락 상태가 호전되면 돌아올 수 있지만 스트리플링과 뷸러가 잘 던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굳이 복귀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류현진과 유리아스가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면 손가락 문제로 성적이 들쑥날쑥한 힐이 자리를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 힐의 3년 4800만 달러 계약은 2019년까지 남아 있는데, 그 3년 중 2년 동안 힐은 손가락 문제 때문에 부상자 명단을 들락날락하고 있다.

일단 다저스는 현재 서부지구에서 가장 급격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상승세가 유지되는 동안 커쇼가 돌아오기 때문에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원동력이 생기는 셈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다저스의 주축 선수들이 팀의 상승세에 좋은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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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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