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좋은' 벨기에가 '펠레의 저주 받은' 브라질을 쓰러뜨렸다.

벨기에는 7일(한국 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러시아 월드컵 8강전에서 상대 수비수 루이스 페르난지뉴의 자책골과 케빈 데브라이너의 추가골에 힘입어 네이마르가 이끄는 브라질을 2-1로 격파하고 4강 무대에 진출했다.

 벨기에 언론 'LE SOIR'가 벨기에의 월드컵 4강 진출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벨기에 언론 가 벨기에의 월드컵 4강 진출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 LE SOIR 공식 홈페이지


벨기에가 월드컵 무대에서 4강에 오르는 것은 지난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무려 32년만이다. <LE SOIR> 등 벨기에 언론들은 "벨기에의 황금세대들이 세계무대에서 역사적인 성과를 이뤄냈다"며 벨기에의 4강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2002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챔피언을 노렸던 브라질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약 2950억 원)을 자랑하는 네이마르는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 언론 <OGLOBO>는 네이마르가 상대 선수에게 위로 받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패배는 고통스러운 교훈이다(Derrota foi lição dolorosa). 우리는 그들을 이길 수 없었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이날 브라질은 슈팅 수(27:9), 코너킥 찬스(8:4), 볼 점유율(59%:41%) 등 기록 면에서 벨기에를 압도했다. 하지만 브라질엔 승부사가 없었다. 반면 벨기에는 그들과 달랐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와 쿠티뉴를 앞세워 시종일관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199cm 골리' 티보 쿠르투아가 이끄는 '붉은 수비진'들을 노랗게 물들이지 못했다. 반면 유니폼 색깔만큼이나 볼이 빨간 데 브라이너는 전반 31분 얻은 단 한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 지으며 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칭송받는지 증명했다.

'FIFA랭킹 2위' 브라질을 꺾은 '3위' 벨기에는 월드컵 개막 전부터 무시무시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신들은 데 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해 에당 아자르, 쿠르투아(첼시), 마루앙 펠라이니, 로멜로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얀 베르통언(토트넘), 드리에스 메르턴스(나폴리)등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로 꽉 채운 스쿼드를 놓고 '황금세대(Golden generation)'라는 수식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영국 BBC는 역대 월드컵 우승팀들의 공통됐던 여러 기준들을 내세워 러시아 월드컵 우승후보로 벨기에를 꼽기도 했다. 이 언론은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 선보인 끈끈한 수비조직력(실점률 0.4골)과 선수진의 노련미(선수 당 A매치 평균 45.13경기 소화) 등을 고려해 벨기에를 이번 대회 챔피언으로 예상한 바 있다.

 펠레가 브라질과 벨기에의 8강 경기 시작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했다. 사진은 현역시절 펠레가 자신이 차지한 월드컵 우승컵(줄리메컵)에 입맞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펠레가 브라질과 벨기에의 8강 경기 시작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했다. 사진은 현역시절 펠레가 자신이 차지한 월드컵 우승컵(줄리메컵)에 입맞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펠레 트위터


 
반면 브라질은 '펠레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내놓는 예측마다 반대로 실현되며 축구계에서 '저주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는 펠레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이 우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펠레로부터 '훌륭한 대표팀 주장'이라고 칭찬 받았던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에서 다이빙과 헐리우드 액션 논란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조롱과 비난을 받으며 '펠레의 저주'에 두 번 울고 말았다.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8강전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브라질의 1-7 패배(독일과의 4강전)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던 네이마르는 이번에도 4년전 아픔을 치유하지 못했다.  

한편,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오른 벨기에는 이제 20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와 결승 진출을 놓고 운명의 4강전을 펼친다.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8강전까지 전승을 이어오고 있는 벨기에가 앙투안 그리즈만과 킬리안 음바페가 이끄는 프랑스도 격침시킬 수 있을까. 그들의 4강전이 시작될 11일 오전 3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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