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독 교체를 단행한 K리그1 강원FC에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강원FC가 최근 부진한 팀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부임한 송경섭 감독은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잦은 감독 교체, 장기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강원 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 강원 제리치가 헤딩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강원 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 강원 제리치가 헤딩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6년 말 극적인 승부 끝에 K리그1로 복귀한 강원FC는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K리그 이슈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이근호, 정조국 등 이름값 있는 선수를 영입하면서 축구계에 신선한 자극을 줬다. 이런 과정에서 아쉬움도 뒤따랐다. 팀 승격에 헌신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리빌딩 과정 중 제대로 작별하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팀을 떠났다.

물론, 1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2부리그와 1부리그는 분명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수단의 대대적인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다. 하지만, 승격 공신을 하루 아침에 내치는 것에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강원 구단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던 한 선수는 올해 초 입지를 잃자 쫓기듯 팀을 떠나야 했다.

강원FC는 감독을 교체할 때도 과감한 결정을 했다. 팀의 최장수 감독이자, 염원이었던 승격을 이뤄준 최윤겸 감독은 지난해 여름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났다.

이후 박효진 감독 대행을 포함해 감독 얼굴이 3번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이러한 강원FC의 행태를 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이끌어 가려는 철학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해 검증된 감독을 뽑는다고 천명했지만, 결국 새 얼굴을 찾지 못하고 당시 전력강화부장이었던 송경섭을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강원은 '강원FC의 축구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송경섭 감독을 낙점했지만, 결과는 경질이었다. 위험 부담이 큰 상황에도 경력이 많지 않은 감독을 낙점한 것은 구단이었지만, 책임은 결국 지도자가 지게 됐다.
 
감독을 교체하기보다 팀의 철학부터 세워야

 새롭게 강원FC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

새롭게 강원FC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 ⓒ 프로축구연맹


송경섭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 선임도 이해가 어렵다. 강원은 현 전력강화부장인 김병수 감독을 선임하면서, "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구단의 비전과 궤를 같이하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했다. 그러나, 구단 경영진이 추구하는 비전과 철학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 교체는 결국 불붙은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으로 읽힐 뿐이다.

사실, K리그에서 명확한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을 하는 구단은 많지 않다. 성적에 급급해 감독을 교체하고, 선수단을 물갈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한 감독에게 3년 가까이 감독직을 맡기며, 인상적인 결과를 내는 구단도 있다. 올해 K리그1로 승격 후 2위를 달리는 경남FC가 그런 경우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강원 구단이 제시하는 철학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눈앞의 성적에 급급해 감독을 교체하고, 만약 성적이 부진하면 또 교체할 것인가. 성적이 조금 아쉽더라도 믿고 따라야 팀의 철학이 쌓여 성적도 뒷받침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구단의 인내심이 부족하다면 세계적인 감독이 와도 오랫동안 감독직을 유지하기 어렵다.

강원FC는 승격 이후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를 세우기엔 강원FC가 가진 장기적인 비전이 부족해 보인다. 정량화된 성적을 먼저 추구하는 게 아니라, 구단의 뿌리가 될 철학을 먼저 세우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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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김병수감독 송경섭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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