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어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역전패 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잘 싸웠어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역전패 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남 아시아 축구를 평정한 박항서호가 아시안컵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뒷심이 모자라 아쉽게 첫 경기에서 역전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강팀 이라크를 상대로 효율적인 역습 축구를 펼쳤다는 점은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베트남은 역시 조직적으로 잘 준비된 팀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끌고 있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8일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D조 이라크와의 첫 게임에서 종료 직전 직접 프리킥 골을 얻어맞는 바람에 2-3 펠레 스코어로 아쉽게 패했다.
 
이라크 승리의 주역 아드난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후반 이라크 알리 아드난이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넣고 축하받고 있다.

▲ 이라크 승리의 주역 아드난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후반 이라크 알리 아드난이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넣고 축하받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의 토너먼트 상대 팀이 될 수도 있기에

이 게임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첫 번째 아시안컵 도전이라는 것은 물론 C조 1위를 노리고 있는 한국의 8강 상대 팀이 될 수도 있는 팀들의 실력 겨루기이기에 더 주목할 만했다.

아시아 레벨 최상위권 팀들을 자주 위협했던 이라크였기에 베트남의 고전이 예상됐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오히려 베트남이 이라크 선수들을 조급하게 만들 정도로 매우 침착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경기를 앞서나간 것이다. 

박항서 감독의 지시에 따라 역습 전술을 충실하게 준비한 베트남 선수들은 24분에 멋진 역습 패스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간판 공격수 응유엔 꽝 하이의 왼발 역습 패스가 이라크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를 정확히 꿰뚫었다. 그 공을 향해 응유엔 꽁 푸엉이 빠져들어가는 순간 이를 막기 위해 골키퍼 잘랄 하산과 뒤엉킨 센터백 알리 파에즈의 왼발 자책골이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지만 베트남의 역습 퀄리티가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 응우옌 꽁푸엉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응우옌 꽁푸엉(10번)이 골키퍼를 제치고 첫 득점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 오늘의 주인공 응우옌 꽁푸엉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응우옌 꽁푸엉(10번)이 골키퍼를 제치고 첫 득점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 연합뉴스

 
승점 1점이 아니라 3점까지 가져갈 수도 있다는 베트남 축구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1분 뒤에 눈에 띄는 수비 실수를 저질러 이라크에 동점골을 내줬다. 

동점골 주인공은 이라크가 자랑하는 어린 골잡이 모하나드 알리였다. 35분, 베트남 수비수 도 주이 만이 공을 뒤로 흘린 것을 가로챈 모하나드 알리가 빠른 방향 전환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이라크 새 골잡이 '모하나드 알리' 기억해야

11분만에 터진 이라크의 동점골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선수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또 하나의 효율적인 역습으로 추가골을 터뜨린 것이다. 42분, 오른쪽 풀백 응유엔 트롱 호앙이 빠른 대각선 역습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왼발 슛을 터뜨렸을 때 이라크 골키퍼 잘랄 하산이 몸 날려 그 공을 쳐냈다. 

거기서 흘러나온 공을 향해 응유엔 꽁 푸엉의 세컨드 볼 집중력과 순발력이 상대 수비수보다 뛰어났다. 이 밀어넣기 추가골로 베트남 선수들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후반전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넘어지는 꽝하이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응우옌 꽝하이가 넘어지고 있다.

▲ 넘어지는 꽝하이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응우옌 꽝하이가 넘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베트남 수비수들은 후반전에도 체격 조건이 좋은 이라크 골잡이 모하나드 알리를 막아내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결국 60분에 그를 막지 못해 두 번째 동점골을 내준 것이다.

왼쪽 측면에서 이라크의 크로스가 날아올 때 모하나드 알리가 솟구쳐 올라 1차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베트남 골키퍼 당 반 럼이 그 공을 멀리 쳐내지 못했다. 이후 세컨드 볼 집중력은 2분 전 교체 선수로 들어온 후맘 타레크가 가장 빛났다. 이라크로서는 동점골을 넣은 후맘 타레크의 교체 투입이 신의 한 수가 된 셈이었다.

이에 베트남 벤치의 박항서 감독은 고심 끝에 마지막 선수 교체 카드를 수비 쪽에 썼다. 82분, 공격수 판 반 득을 빼고 수비수 도안 반 하우를 들여보낸 것이다. 승점 1점이라도 확실하게 챙기고자 하는, 3위까지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는 이번 대회 규정을 충분히 염두에 둔 조치였다.

하지만 베트남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89분에 왼쪽 윙백 응유엔 퐁 홍 주이의 반칙으로 위험 지역에서 직접 프리킥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라크의 간판 미드필더 알리 아드난은 이 절호의 기회에서 왼발 감아차기 실력을 맘껏 자랑했다. 베트남 수비벽을 넘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프리킥은 베트남 골문 오른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이 극장 골 때문에 박항서 감독이 그린 승점 1점 따기 단기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아쉬운 패배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역전패 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아쉬운 패배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역전패 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제 베트남으로서는 D조 3위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이란과의 첫 경기에서 0-5로 대패한 예멘을 상대로 승점 3점 따내기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 AFC 아시안컵 D조 결과(8일 오후 10시 30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아부다비)

★ 베트남 2-3 이라크 [득점 : 알리 파에즈(24분,자책골), 응우엔 꽁 푸엉(42분), 알리 아드난(90분) / 모하나드 알리(35분), 후맘 타레크(60분)]

◎ 베트남 선수들
FW : 응유엔 꽁 푸엉(63분↔하 득 진), 판 반 득(82분↔도안 반 하우), 응유엔 꽝 하이
MF : 응유엔 퐁 홍 주이, 루언 쑤언 쯔엉(64분↔응유엔 후이 홍), 도 홍 중, 응유엔 트롱 호앙
DF : 부이 티엔 중, 응옥 하이, 도 주이 만
GK : 당 반 럼

◎ 이라크 선수들
FW : 모하나드 알리
MF : 후세인 알 사이디, 오사마 라시크(58분↔후맘 타레크), 사파 하디, 아메드 야신
DF : 아드난 카딤, 알리 파에즈, 디아 하다드 푸트로스(37분↔바샤르 라산), 아메드 이브라힘, 왈리드 살림(78분↔알라 음하위)
GK : 잘랄 하산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베트남 43.4%, 이라크 56.6%
유효 슛 : 베트남 4개, 이라크 7개
슛 : 베트남 7개(박스 안 3개), 이라크 15개(박스 안 9개)
패스 : 베트남 407개, 이라크 529개
롱 패스 : 베트남 72개, 이라크 78개
패스 성공률 : 베트남 73.7%, 이라크 81.1%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 : 베트남 58%, 이라크 66.1%
크로스 : 베트남 5개, 이라크 17개
크로스 성공률 : 베트남 20%, 이라크 35.3%
가로채기 : 베트남 12개, 이라크 10개
오프 사이드 : 베트남 3개, 이라크 2개
태클 : 베트남 10개, 이라크 13개
파울 : 베트남 13개, 이라크 13개
경고 : 베트남 2장(응우엔 트롱 호앙, 도 주이 만), 이라크 1장(오사마 라시크)

◇ D조 현재 순위
1위 이란 3점 1승 5득점 0실점 +5
2위 이라크 3점 1승 3득점 2실점 +1
3위 베트남 0점 1패 2득점 3실점 -1
4위 예멘 0점 1패 0득점 5실점 -5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박항서 아시안컵 베트남 이라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