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두 번째 엘 클라시코는 어웨이 팀 레알 마드리드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비록 FC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리오넬 메시가 후반전 중반에 이르러서야 교체 선수로 들어왔지만 신임 감독이 주문한 촘촘한 압박 수비가 매우 인상적이었기에 안방에서 비교적 여유있게 2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이끌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CF가 한국 시각으로 7일 오전 5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에스타디오 캄프 누에서 벌어진 2018-2019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준결승 1차전 FC 바르셀로나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끈질긴 압박 수비를 펼치며 1-1로 비겨 결승전으로 올라가는 유리한 자리에 올라섰다.

정확한 크로스, 레알 먼저 웃다

지난해 10월 29일 캄프 누에서 열린 시즌 첫 번째 엘 클라시코는 싱겁게도 홈 팀 FC 바르셀로나의 5-1 대승으로 끝났다. 그 영향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 바뀌었다. 로페테기 감독이 물러나고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소방수로 나선 것이다.

솔라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조금씩 프리메라 리가 승점을 끌어모으며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에 8점 차(22라운드 현재 FC 바르셀로나 50점, 레알 마드리드 42점)까지 접근했다. 

중간에 또 다른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승점 44점으로 끼어있지만 시즌 막판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범위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이 레알 마드리드의 최근 상승세는 국왕컵 준결승 1차전으로 열린 시즌 두 번째 엘 클라시코에서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경기 시작 후 6분 만에 어웨이 팀 레알 마드리드가 먼저 활짝 웃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기대하고 있는 새로운 날개 공격수 비니시우스가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감아올린 정확한 크로스가 홈 팀 바르셀로나 수비라인을 크게 흔들어놓은 것이다. 

비니시우스의 크로스 낙하 지점을 못 찾은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그 공을 잡은 카림 벤제마가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더 위협적인 컷 백 크로스를 골문 바로 앞으로 보냈다. 이 결정적인 크로스를 받은 루카스 바스케스가 왼발로 슬쩍 방향을 바꿔 선취골을 터뜨렸다. 

바르셀로나로서는 라이벌 팀의 크로스 걷어내기에 실패한 것도 모자라 골문 바로 앞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어가는 상대 팀 위험 인물을 몸싸움으로 밀어내지 못하는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피케와 렝글렛으로 대표되는 바르셀로나의 신-구 수비 라인이 아직 조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는 그로부터 7분 뒤에도 좋은 역습 기회에서 오른발 슛을 날려 바르셀로나 홈팬들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바르셀로나로서는 헤라르드 피케의 슬라이딩 태클이 아니었다면 점수 차가 더 벌어지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63분에 들어온 리오넬 메시, 밀집 수비에 막혀
 
 2019년 2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4강 1차전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2019년 2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4강 1차전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 AFP/연합뉴스

 
부상 회복이 완전하지 않아서 리오넬 메시를 스타팅 멤버로 쓰지 못한 바르셀로나였지만 여기서 계속 밀릴 수는 없었다. 전반 19분 바르셀로나의 역습이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이 만든 오프 사이드 함정을 절묘하게 허물어버린 것이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기막힌 역습 패스를 받은 오른쪽 날개 공격수 말콤이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절호의 동점골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노련한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는 침착하게 각도를 줄이고 나와서 말콤의 왼발 슛을 막아냈다. 

32분에도 바르셀로나는 측면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말콤이 올려준 공을 이반 라키티치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지만 그 공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는 바람에 동점골 뜻을 이루지 못했다. 3분 뒤에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 왼쪽 구석을 노렸지만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가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또 하나의 슈퍼 세이브 기술을 자랑했다.

9만2008명 바르셀로나 홈팬들이 기다리던 동점골은 후반전 초반인 57분에 나왔다. 이번에도 레알 마드리드 수비 라인의 오프 사이드 함정을 무너뜨린 왼쪽 역습 패스가 빛났다. 

호르디 알바의 빠른 공간 침투를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가 비교적 멀리까지 달려나와 막아내기는 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수아레스의 논스톱 감아차기가 왼쪽 기둥을 때린 것과 또 그 공을 잡아내 왼발 슛으로 연결한 말콤의 동점골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 드리블 돌파 능력이 뛰어난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희망 말콤의 침착한 왼발 마무리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2019년 2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4강 1차전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말콤이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19년 2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4강 1차전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말콤이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일단 급한 불을 끈 바르셀로나의 발베르데 감독은 63분에 한꺼번에 두 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1장은 라키티치를 빼고 비달을 들여보낸 것이고 나머지 1장은 쿠티뉴를 빼고 리오넬 메시를 들여보낸 것이다. 

하지만 허벅지 근육이 완전하지 않은 리오넬 메시는 벌떼처럼 달려드는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을 시원하게 벗겨내지 못했다. 산티아고 솔라리 신임 감독이 메시가 들어가던 바로 그 때 미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를 빼고 카세미루를 들여보내면서 중원 압박 수비를 더욱 단단하게 주문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는 81분에 만든 역습 기회에서 카림 벤제마의 결정적인 전진 패스로 교체 선수 가레스 베일이 결승골 기회를 잡았지만 바르셀로나 수비수 세메두의 슬라이딩 태클에 막히고 말았다.

이제 두 팀은 2월 28일 오전 5시 장소를 마드리드에 있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옮겨 준결승 2차전을 펼친다. 어웨이 골 우대 규정이 적용되기에 아무래도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 진출에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는 곧바로 3월 3일 오전 4시 45분에 같은 장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프리메라 리가 일정으로 엘 클라시코가 계속 이어진다.

한편 한국 축구의 유망주로 손꼽히는 이강인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발렌시아 CF(현재 라 리가 8위)도 8일 오전 5시 베니토 비야마린으로 들어가 레알 베티스(현재 라 리가 6위)와의 준결승 1차전 어웨이 게임을 준비한다.

2018-2019 코파 델 레이 준결승 1차전 결과
(2월 7일 오전 5시, 에스타디오 캄프 누-바르셀로나)

★ FC 바르셀로나 1-1 레알 마드리드 CF [득점 : 말콤(57분) / 루카스 바스케스(6분,도움-카림 벤제마)]

◎ FC 바르셀로나 선수들
FW : 필리페 쿠티뉴(63분↔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말콤(76분↔카를레스 알레냐)
MF : 이반 라키티치(63분↔아르투로 비달), 세르히오 부스케츠, 아르투르 멜루
DF : 호르디 알바, 클레망 렝글렛, 헤라르드 피케, 넬송 세메두
GK : 테어 슈테겐

◎ 레알 마드리드 CF 선수들
FW : 비니시우스(63분↔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루카스 바스케스(84분↔아센시오)
MF : 마르코스 요렌테(63분↔카세미루),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DF : 마르셀루, 세르히오 라모스, 라파엘 바란, 카르바할
GK : 케일러 나바스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FC 바르셀로나 57%, 레알 마드리드 CF 43%
유효 슛 : FC 바르셀로나 3개, 레알 마드리드 CF 2개
슛 : FC 바르셀로나 11개, 레알 마드리드 CF 11개
코너킥 : FC 바르셀로나 3개, 레알 마드리드 CF 3개
오프 사이드 : FC 바르셀로나 3개, 레알 마드리드 CF 2개
파울 : FC 바르셀로나 16개, 레알 마드리드 CF 17개
경고 : FC 바르셀로나 4장(넬송 세메두, 루이스 수아레스, 호르디 알바, 아르투로 비달), 레알 마드리드 CF 2장(세르히오 라모스, 마르셀루)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엘클라시코 FC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 리오넬메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