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두 명의 스트라이커 황의조(27ㆍ보르도)와 석현준(28ㆍ랭스)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황의조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앙제의 레몽 코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앙제와의 2019-20 리그앙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소속팀 보르도는 앙제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석현준도 같은 날 프랑스 마르세유의 벨로드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르세유와의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45분 시즌 1호골을 터뜨리며 랭스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유럽 첫 도전' 황의조, 보르도 데뷔전서 68분 소화…선제골 기여

 
황의조, '첫 골 주인공은 나야 나' 7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호주와의 평가전. 황의조가 첫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 황의조 ⓒ 연합뉴스

 
유럽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황의조는 앙제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4-2-3-1 포메이션에서 2선 오른쪽 윙어로 포진했다. 최전방은 지미 브리앙, 2선은 사무엘 칼루-니콜라 드 프레빌-황의조로 구성됐다.

황의조는 경기 시작부터 매우 의욕적이었다. 킥오프 46초 만에 왼쪽 측면을 돌파한 칼루의 패스를 황의조가 쇄도하며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 포스트 왼쪽으로 빗나갔다.

전반 2분에는 앙제 수비수의 패스를 가로챈 뒤 돌파하는 과정에서 앙제 수비수 로맹 토마에게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이다. 이후 프리킥 키커로 나선 드 프레빌이 전반 4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앞서 황의조의 전방 압박과 날카로운 돌파가 선제골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

황의조는 전반 6분에도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후 리바운드 된 공을 브리앙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초반 10분은 황의조가 보르도의 공격을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후 보르도는 공수에서 난조를 드러냈다.

중원 장악이 이뤄지지 않았고, 수비 조직력은 엉성했다. 점유율마저 내준 보르도는 자신들의 진영에서 앙제에게 너무 많은 공간을 내줬다. 앙제는 전반 27분 제프 르네 애들레이드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답답한 팀 공격 상황에서도 황의조는 전반 30분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침투로 브리앙의 패스를 왼발 터닝슛으로 연결했으나 수비벽에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

보르도는 수비에서 줄곧 난조를 보였다. 전반 33분 마티아스 페레이라 라지의 역전골로 흐름은 완전히 앙제로 기울었고, 전반 45분에도 토마스 망가니의 추가골이 나왔다.

후반에도 보르도는 이렇다 할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황의조는 적극적으로 3선까지 내려오며 패스를 받아주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무엇보다 보르도 중앙 미드필더들의 경기 조율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뻗어나오는 양질의 패스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황의조는 후반 23분 조쉬 마자와 교체됐다.

보르도는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 34득점에 그칠 만큼 심각한 빈공에 시달렸다. 이에 보르도는 올 여름 이적료 200만 유로(약 26억 원)을 투자하며 야심차게 황의조를 영입했다. 황의조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팀 내 1, 2위를 다툴 만큼 황의조의 연봉 180만 유로(약 24억 원)은 높은 편에 속한다.

황의조는 파울루 수자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앞선 프리시즌 3경기에서 모두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비록 데뷔골 도전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하며 리그앙 무대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딘 것은 고무적이다. 

'랭스 2년차' 석현준, 강호 마르세유 상대로 시즌 1호골

 
 지난 2016년 10월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카타르 경기에서 석현준 모습.

석현준 ⓒ 연합뉴스

 
석현준은 올 시즌 보르도로 이적한 황의조에게 다소 가려진 감이 없지 않았다. 석현준은 지난해 A대표팀에서 황의조와 함께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11월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부터 호출받지 못했다. 현재 A대표팀에서는 황의조가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석현준은 황의조보다 훨씬 오랫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등 잔뼈가 굵다. 하지만 지난 시즌 랭스에서 리그 22경기에 출전해 3골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석현준의 팀내 입지는 좁았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날 마르세유전에서 석현준은 후반 33분 무사 둠비아 대신 교체 투입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4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디아가 내준 패스를 석현준이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번 득점으로 석현준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 가운데 2019-20시즌 1호골의 주인공이 됐다.

석현준은 마르세유 킬러로 부상했다. 지난 2월 3일 마르세유전에서도 후반 23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마티유 카파로의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해 2-1 승리를 만드는 결승골을 터뜨린 바 있다.

석현준은 잦은 이적으로 인해 '저니맨'으로 불렸다. 지난 10년 동안 무려 11개 팀에서 몸담았다. 그러나 석현준은 아약스 시절 이후 모처럼 한 팀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석현준이 올 시즌 랭스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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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석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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