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서 사실상 멀어진 8위 삼성 라이온즈가 완승을 거두며 한 주를 출발했다.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이날의 히어로는 KBO리그 두 번째 등판에 나선 외국인 선발 라이블리였다. 그는 9이닝 동안 4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호투로 한화 타선을 잠재우며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투구 동작에서 팔 각도는 높지 않았지만 최대한 앞쪽으로 끌고 나와 릴리스 포인트를 형성해 상대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인터벌이 짧고 템포도 빨라 시원시원했다. 사사구가 하나도 없는 투구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압도적인 비율로 스트라이크를 구사하며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완봉승을 따낸 삼성 라이블리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완봉승을 따낸 삼성 라이블리 ⓒ 삼성 라이온즈

 
라이블리는 지난 13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5이닝 5피안타 1피홈런 4볼넷 3사구 9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9탈삼진이 말해주듯 구위는 좋았지만 7사사구에서 드러나듯 심각하게 제구가 흔들렸다. 이날 라이블리는 스트라이크존 적응 문제가 언급되었지만 20일 경기 완봉승으로 우려가 말끔히 불식되었다. 

비록 삼성이 올 시즌 포스트시즌 티켓에서는 멀어졌지만 라이블리의 완봉승은 내년을 조망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몇 년 간 지독하게 삼성을 괴롭혀온 '외국인 투수 악몽'을 라이블리가 끊을 것이라는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또 다른 삼성의 교체 외국인 선수 윌리엄슨은 '용두사미'를 노출하고 있다. 그는 7월 27일 대구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4타수 2안타 1타점에 2개의 안타가 모두 2루타라는 점에서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다. 7월 3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는 첫 홈런도 신고했다. 

하지만 8월 들어 윌리엄슨은 홈런을 하나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그의 시즌 기록은 타율 0.264 1홈런 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81로 저조한 편이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윌리엄슨의 선구 능력이다. 3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에 20개의 삼진을 당하고 있다. 볼넷보다 삼진이 무려 7배 가까이 많다. 

몸쪽과 가운데 패스트볼에 대한 반응은 좋지만 바깥쪽 변화구에는 성급하리만치 연신 헛스윙하고 있다. 상대도 전력 분석을 통해 이를 파악한 듯 윌리엄슨의 타석에서는 집요하게 바깥쪽 변화구 유인구 위주로 승부한다.
 
 영입 초반과 달리 타격 부진을 노출하고 있는 삼성 윌리엄슨

영입 초반과 달리 타격 부진을 노출하고 있는 삼성 윌리엄슨 ⓒ 삼성 라이온즈

 
지난 7월말 삼성이 윌리엄슨을 영입한 이유는 타선 약점을 보완하며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윌리엄슨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이 내년에도 외국인 타자 2명으로 시즌을 꾸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면 3시즌 동안 검증된 외국인 타자 러프(타율 0.291 18홈런 79타점 OPS 0.928)와 재계약할 공산이 크다. 윌리엄슨이 KBO리그에 생존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라이블리와 윌리엄슨의 엇갈린 행보는 삼성의 내년 시즌 구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둘 중 최후까지 살아남아 2020년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되는 선수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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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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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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