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선수 정현

한국 테니스 선수 정현(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정현(세계랭킹 170위)이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US오픈 3회전(32강)에 올랐다.

정현은 3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19 US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스페인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세계랭킹 34위)에게 1~2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내리 3~5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현은 US오픈에서 2년 연속 2회전 진출을 넘어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2019년 프랑스오픈과 2018년 호주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에서 세 번째로 3회전에 진출했다. 특히 호주오픈에서는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준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사흘 전 1회전에서 미국의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세계랭킹 206위)를 세트스코어 3-2로 힘겹게 물리친 정현은 이날도 1세트를 1-6으로 내주며 무기력하게 출발했다. 기선을 제압당한 정현은 2세트에서도 자신의 서브게임을 연거푸 내주며 2-6으로 패하고 벼랑 끝에 몰렸다.

1~2세트가 워낙 완패여서 누구도 정현의 역전승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3세트 들어 오히려 정현의 경기력이 살아나며 반전이 시작됐다. 반면 1~2세트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치던 베르다스코는 3세트 실수가 잦아지며 빌미를 내줬다. 

치열한 접전 끝에 3세트를 7-5로 간신히 따냈으나, 이는 오히려 기세가 정현 쪽으로 기울도록 했다. 정현은 한때 세계랭킹 7위까지 올랐던 베테랑이지만 올해 36세의 노장으로 체력이 떨어진 베르다스코를 몰아붙여 4세트도 6-3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양 선수가 심기일전하고 나선 '운명의 5세트'에서 정현은 첫 서브게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3-5로 끌려가던 정현은 날카로운 리턴으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다시 살아났다. 

5-6에서 매치포인트까지 몰렸다가 베르다스코의 포핸드 실수로 기사회생한 정현은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몰고간 뒤 상대의 연이은 실수로 점수를 쌓은 뒤 오랜 랠리 끝에 하프 발리로 3시간이 넘는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최강' 나달과 격돌... 새로운 드라마 쓸까 

이로써 정현은 다음 달 1일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2위)과 격돌한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리지만 하드코트인 US오픈에서도 통산 3차례(2010, 2013, 2017) 우승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한 정현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도 1회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손쉽게 이긴 뒤 2회전은 기권승을 거뒀다. 반면 1, 2회전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정현으로서는 기술적 열세는 물론 체력적 부담까지 극복해야 하는 힘든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정현 테니스 US오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