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의 한 장면

MBC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의 한 장면 ⓒ MBC



MBC 신규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는 연예인-유명 셀럽 커플들의 리얼한 러브 스토리와 일상을 담으며 요즘 세대의 연애와 사랑, 결혼에 대한 생각과 과정을 그려내는 관찰 예능이다.

방송가에서 '연애 예능'은 이미 오래된 장르지만 이 프로그램만의 차별점이라면 출연자 전원이 실제 교체중인 '진짜 커플'이라는 데 있다. 아나운서 출신 배우 최송현과 프로 다이버 강사 이재한,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 방송인 지숙과 프로그래머 이두희까지 세 커플이 등장하여 저마다 다른 리얼 연애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스튜디오 MC로는 장성규-장도연-허재-라비-전소미 등이 출연했다.

물론 연애 예능에 실제 커플이 출연한 건 <부럽지>가 처음은 아니다. <연애의 맛>, <우리 결혼했어요>, <나혼자산다>, <동상이몽>, <살림남> 등을 통해 이르기까지, 첫 만남에서 시작하여 결혼 혹은 이별 과정까지 전부 공개적으로 보여준 커플들도 있었다. 연출과 대본이 개입된 가상 커플들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실제 커플들의 자연스러운 케미, 한창 사랑에 빠져있는 남녀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솔직한 감정선이야말로 리얼 연애물의 매력이다.

<부럽지>는 굳이 프로그램 콘셉트를 강조하기라도 하려는 듯 방송 초반부터 설탕을 한 국자 끼얹은 듯한 달달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어록'급 사랑의 표현들이 쏟아지고, 과감한 스킨십도 주저하지 않으며 이들이 실제로 얼마나 뜨겁게 사랑에 빠져있는지를 강조해서 보여준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는 패널들은 출연자들의 애정공세와 사랑표현이 쏟아질 때마다 뜨겁게 반응하며 '부럽지 샷'을 연발한다. 한창 연애중인 실제 커플들이니 이해는 하지만, 스튜디오 반응까지 너무 과장돼 오히려 부담스럽다. 특별히 출연자들의 심리나 연애의 흐름을 잘 분석해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방송의 맥만 끊는 스튜디오 패널들이 산만하게 굳이 5명이나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부럽지>의 커플들이 주는 위화감은 그들이 보여주는 화끈한 애정표현의 수위가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현실과의 거리감에서 나온다. 출연자들은 하필 셰프, 배우, 프로그래머, 방송인, 다이빙 강사, 방송사 PD 등 하나같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유명 셀럽 혹은 능력자이다. 현실의 평범한 커플들 중엔 <부럽지>처럼 자신들이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여행을 떠나고 싶으면 무작정 떠나고, 이벤트와 취미생활까지 마음 먹은대로 할 수 있는 여유를 다 가진 이들은 드물다.

또한 모든 커플들이 다 스킨십과 애정표현이 넘쳐나는 꽁냥꽁냥한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다. 친구같이 편안하고 쿨한 연애를 추구하는 커플도 있고, 티격태격 싸우면서 정을 쌓아가는 커플도 있다. 사소한 일에 크게 다투기도 하고 상처도 받는 게 실제 연애다.

물론 <부럽지>의 커플들도 각자 캐릭터가 있고 다양한 연애의 모습이 있겠지만, 정작 방송의 초점이 세 커플 모두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것은 아쉽다. 실제 커플들을 모아놓고도 마치 <우리 결혼했어요>을 찍는 것처럼, '부러움을 유발할만한' 보여주기식 장면을 뽑아내는데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2화의 최송현-이재한 커플처럼 모처럼 진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에서도 정작 그들의 대화나 고민에는 잘 몰입이 되지 않는다. 분명히 실제 커플들의 리얼 연애인데, 현실의 소소한 공감대나 자연스러운 진정성보다는, 또 다른 가상 연애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히려 진짜 '부러움'의 대상은 출연자들의 사랑 자체보다, 그러한 여유로운 사랑타령을 가능하게 만드는 출연자들의 외적인 능력과 조건으로 귀결된다.

방송에서 실제 커플의 출연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방송이 진행되는 와중에 계속 연애 감정을 유지한다는 보장도 없고, 그들만의 사연과 사생활을 어디까지 솔직히 공개할수 있느냐도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송 1,2회처럼 부담스러운 연애 상황만 강조하거나, 기존의 관찰예능과 별다른 차별화가 느껴지지 않는 에피소드의 나열로는 이야기를 오래 끌고가기 어려울 것이다. <부럽지>가 단지 실제 커플들의 출연이라는 초반의 화제성을 넘어서, 그들의 리얼 연애에서 어떤 공감포인트를 이끌어낼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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