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남은 경기가 모두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인 수원 삼성이 귀중한 승리를 챙기며 무승행진에서 탈출했다.

수원은 29일 오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8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김민우의 활약 속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8월 한 달 동안 1무 3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수원은 5경기 만에 승리를 맛보며 10위로 올라서게 됐다. 수원은 30일 열리는 광주FC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같은날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를 벌렸다는 점 또한 큰 수확이다. 

'조커' 염기훈, 경기 분위기 바꾸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수원이었지만 경기 시작 2분 만에 일격을 당했다. 중원에서 볼을 뺏겨 역습기회를 허용한 수원은 이동준의 패스를 받은 이정협이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시작부터 끌려가는 상황을 맞이해야 했다.

수원에게 이 장면이 특히 아쉬웠던 건 중원에서 한석종이 호물로와의 어깨싸움에서 밀리며 볼 소유권을 넘겨줬는데 이 장면을 주심이 파울로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 이어 이정협의 슈팅을 양형모 골키퍼가 발로 막아냈지만 아쉽게 골문으로 들어간 것도 수원에겐 운이 따르지 않은 장면이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수원은 양상민의 두 차례 프리킥을 비롯해 타가트가 슈팅기회를 만들며 득점을 노렸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냈다. 이때 주승진 감독대행은 교체카드로 경기 흐름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18분 최성근을 빼고 염기훈을 투입한 수원은 1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왼쪽에서 볼을 잡은 염기훈이 왼발로 낮게 패스해준 볼이 상대수비를 맞고 김민우에게 이어졌고, 김민우는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민우의 득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28분 페널티박스 바깥 쪽에서 김태환이 시도한 슈팅이 부산 최필수 골키퍼에게 맞고 나왔다. 이때 바로 앞에 위치해 있던 김민우는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경기를 역전시켰다.

이날 수원 역전극의 대미는 염기훈이 장식했다. 후반 40분 왼쪽에서 크리피치가 내준 볼을 받은 염기훈은 오른발로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과적으로 염기훈의 투입이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주승진 감독대행은 후반 18분 염기훈을 투입하면서 3-5-2이었던 포메이션을 3-4-3으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염기훈을 왼쪽 윙백, 김민우를 윙 포워드로 전진시키는 변화를 꾀했다. 주승진 감독 대행의 선택은 염기훈 투입 1분 만에 그의 발에서 동점골이 시작되면서 성공을 거뒀다. 

염기훈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었다. 후반 21분 페널티박스 바깥쪽 20미터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기습적인 왼발 슛으로 부산의 간담을 써늘하게 만들었던 염기훈은 후반 22분 프리킥 상황에선 키커로 나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로 김민우에게 슈팅기회를 만들어주기까지 했다.

이 두 차례 기회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염기훈은 후반 40분 크르피치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염기훈은 이때 자신의 주발인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로 득점을 터뜨렸다. 이는 이날 염기훈의 컨디션이 얼마나 좋은지를 보여준 결과물이라 해도 무방했다.

염기훈의 투입은 결과적으로 김민우의 멀티골도 만들어냈다. 염기훈 투입 전까지 왼쪽 윙백에서 활약했던 김민우는 염기훈 투입과 함께 공격쪽으로 전진 배치되면서 득점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민우는 자신에게 찾아온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득점을 터뜨리면서 염기훈과 함께 수원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희망살린 수원,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9월

지난 7월 이임생 감독이 물러나면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던 수원은 부산과의 경기 전까지 8월 한 달 동안 1무 3패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순위 상승은커녕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11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0-1 패배가 뼈아팠는데, 수원은 그동안 인천 원정에서 강했던 면모를 떠올리기 무색할 정도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부산과의 경기마저 놓친다면 수원은 정말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경기시작 전 낭보가 들려왔다. 꼴찌 인천이 상주와의 경기에서 패한 것. 이로인해 수원은 부담을 한결 덜은 채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날 부산과의 경기를 승리하며 희망을 본 수원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다가오는 9월은 수원에게 상당히 중요한 한 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다음달 상대 팀들이 만만치 않다. 수원은 9월 4일 상주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강원FC를 차례로 상대해야 하는데 최근 부침을 겪고있는 포항, 강원 외에는 확실하게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 만한 팀이 없다. 상주는 최근 강상우를 비롯 다수의 전역자들이 나오며 선수층이 얇아졌지만 기존 주전급 멤버가 상당히 튼실하다. 또 서울전의 경우, 수원이 최근 5년여 동안 한 차례도 못 이겼다는 점이 걸린다. 

감독 선임 문제도 수원에게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현행 규정상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60일 통한 팀을 지휘할 수 있다. 이 규정상 이임생 감독 사퇴 이후 팀을 이끌고 있는 주승진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 수 있는 기간은 9월 14일까지다. 구단은 이 기간 안에 감독 선임을 마쳐야 한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일각에선 주승진 감독의 자격증 취득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과정 또한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과의 경기 후 주승진 감독대행은 <풋볼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구단에서는 차기 감독을 찾고 잇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수원 구단이 감독 선임을 위해 움직이고 있음을 밝혔다. 과연 수원 구단의 감독선임을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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