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순자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미나리> 순자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 ABC 화면 캡처

 
윤여정(74)이 대한민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어 자신에게 투표해준 아카데미 회원과 <미나리>의 동료 배우,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특히 "정이삭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워했고, 객석에 앉아있던 정이삭 감독도 화답했다.

또한 자신과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향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역할을 했기에 경쟁으로 볼 수 없다"라며 "나는 그저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은 윤여정을 비롯해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등이 경쟁했다. 특히 그동안 아카데미상 후보로 8차례나 지명됐으나, 올해도 수상이 불발된 클로스를 향해 "내가 어떻게 클로스 같은 배우와 경쟁하겠냐"라며 "클로스의 훌륭한 연기를 많이 봐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나보고 계속 일을 하라는 두 아들 덕분에 이 상을 받은 것 같다"라며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냈고,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 <화녀>의 김기영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윤여정은 한국 영화 역사 10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에서 연기상 후보로 지명된 데 이어 수상까지 했다. 아시아 배우로는 1958년 <사요나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던 일본계 미국인 배우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두 번째다.

남녀 주‧조연상을 통틀어 비영어 대사로 연기한 배우가 연기상을 탄 것은 1961년 <두 여인>의 소피아 로렌(이탈리아어), 1998년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이탈리아어), 2008년 <라비앙 로즈>의 마리옹 코티야르(프랑스어) 등에 이어 여섯 번째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 영화는 지난해 <기생충>으로 감독상, 각본상 등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이 자신의 성장기를 바탕으로 미국 아칸소주의 시골 농장으로 이민 간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윤여정은 딸의 가족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괴짜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이로써 윤여정은 미국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상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상까지 주요 트로피를 모두 휩쓸며 연기 인생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연극 배우로 시작해 1966년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윤여정은 1971년 <화녀>로 영화계에 데뷔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독창적이고도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고, 최근에는 예능에도 출연하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윤여정 미나리 아카데미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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