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공생의 법칙>의 한 장면.

SBS <공생의 법칙>의 한 장면. ⓒ SBS

 
'달인' 김병만은 여전히 김병만이었다. 1월 6일 방송된 SBS 새 예능 프로그램 <공생의 법칙>에 출연한 김병만은 대한민국에서 오직 그만이 가능한 '대체불가 극한예능'의 귀환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는 조화로운 생태계를 위한 '에코 시스템 가디언즈(ESG)'를 표방하며 김병만을 비롯하여 가수 박군-배우 배정남 3인이 뭉쳤다. ESG 특공대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교란종을 퇴치하고 조화로운 환경을 지키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첫 번째 생태계 교란종으로 소개된 것은 등검은말벌이었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서식하던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은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도 처음 발견된 이래 온난화의 영향으로 월동에 성공하며 국내 환경에 적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급속도로 확산된 등검은말벌은 2019년부터 환경부에서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었다. 주로 토종꿀벌들을 사냥대상으로 삼으며 양봉업계에 큰 피해를 줬을 뿐 아니라, 도시환경에 대한 적응성도 뛰어나 사람들이 벌침에 쏘이는 사고를 자주 일으키는 골칫거리 해충이 됐다.
 
김병만-박군-배정남의 ESG 특공대는 안동의 한 양봉장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멤버들은 실전 투입 전에 철저한 사전교육을 받았다. 벌에 대한 흔한 선입견과 달리, 말벌이 밝은 유색보다 검은색에 더 공격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곰, 담비, 오소리 등 말벌의 천적이 주로 짙은 털색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또한 사회적 곤충인 말벌은 여왕벌이 없으면 사멸하고 탈출하면 집을 다시 지을 수 있기 때문에 말벌 제거시에는 무조건 여왕벌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병만에게도 말벌 제거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교육 과정에서 김병만은 "벌이 앞에서 윙윙거리니까 공포감이 장난이 아니다"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사적지 처마 밑에 자리잡은 말벌집을 제거하다가 사다리에서 추락하는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높지 않은 지대여서 다치지는 않았고 김병만이 떨어지면서도 벌집을 담은 포획망을 끝까지 놓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병만은 "방호복에 습기가 차니까 앞이 안 보인다. 말벌집을 떼다가 중심이 뒤로 무너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병만도 당황시킨 말벌 제거
 
 SBS <공생의 법칙>의 한 장면.

SBS <공생의 법칙>의 한 장면. ⓒ SBS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나선 김병만과 ESG 특공대는 방호복을 갖춰입고 15미터 높이의 나무 위에 설치된 등검은말벌 벌집제거에 도전했다. 직경 55c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벌집은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운 위압감을 드러냈다. 하필 작업을 해야할 나무는 크레인이 진입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고 경사도가 높아서 사다리나 승족기를 사용할 수도 없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김병만이 나무에 올라가고 동생들이 밑에서 벌집을 받아주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김병만은 방호복에 각종 장비까지 달고 서리에 젖어 미끄러운 나무를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동생들은 "범접할 수가 없다", "생각한 것보다 더 대단한 형이다"라며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병만의 존재를 인식한 말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 촬영 중 벌에 쏘여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켰던 트라우마가 있었다. 말벌들은 심지어 촬영 중이던 제작진의 드론에까지 공격을 퍼부어 추락시켰다.
 
김병만은 말벌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나뭇가지를 잘라 벌집을 획득했다. 하지만 포획망에 담기 직전 벌집이 일부 깨져서 아래로 추락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자칫 벌들이 쏟아져나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다행히 떨어진 파편 안 에는 벌들이 없었기에 한숨을 돌렸다. 나무 위의 김병만은 여왕벌이 들어있는 벌집을 포획하여 밀봉했다. 박군이 나무 위로 올라가 중간 지점에서 김병만이 내려준 벌집을 받아 배정남이 기다리고 있는 아래로 내려줬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세 사람은 습기로 가득찬 방호복을 벗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김병만은 "첫 호흡인데 너무 잘 맞았다"며 세 사람의 팀워크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벌집 안에는 조금만 늦었으면 성충이 되었을 고치들로 가득한 모습으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줬다. 양봉주민은 ESG특공대의 기대 이상의 활약에 감탄하며 감사를 전했다.
 
 SBS <공생의 법칙>의 한 장면.

SBS <공생의 법칙>의 한 장면. ⓒ SBS

 
이어 멤버들이 의뢰를 받고 두 번째로 이동한 곳은 한 학교였다. 다행히 주말이라 학생들이 없어서 교정은 텅 비어 있었다. 멤버들은 크레인을 활용하여 벌집에 접근했다. 도로 반대편 나무 위에 위치한 벌집은 첫 번째 미션보다도 더 거대한 사이즈에 입구는 반대쪽, 시야를 가리는 잔가지, 크레인이라는 제한된 활동반경 때문에 멤버들은 4중고를 극복해야 했다.
 
외부의 접근을 인지한 말벌들의 공격이 시작되자, 멤버들은 구멍부터 막으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구멍이 너무 컸던 데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실패했다. 멤버들은 순식간에 쏟아져나오는 말벌들에 둘러싸여 패닉에 빠졌다.
 
속도전에 나선 김병만이 빠르게 가지를 제거하여 벌집을 포획했지만 이번에는 크기가 너무 커서 준비된 특수케이지에 들어가지 않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김병만이 억지로 케이지 안에 밀어넣으려다가 벌집이 깨지면서 더 많은 벌들이 쏟아져나왔다. 멤버들은 공포감 속에서 망을 휘두르며 잔벌 제거에 나섰다.

김병만이 망을 맡고 박군이 엄호하면 배정남이 포획한 잔벌들을 케이지에 담으며 역할을 분담했다. 임무 수행내내 연신 비명을 질렀던 배정남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그때 이후에 벌 트라우마에 걸렸다"고 혀를 내두르며 긴박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멤버들은 이후로도 추가로 또다른 곳에 등장한 말벌집을 제거하며 첫 번째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채널A <강철부대> 출신 육준서-최영재가 합류하여 수중 생태계 교란종 퇴치에 도전하는 다음 이야기를 예고했다.
 
도전정신과 공익적 메시지 '김병만표 극한 예능'

<공생의 법칙>은 환경을 주제로 생태계 교란종이 생겨난 원인과 현황을 파악하고, 조화로운 공생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생각해보는 '공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다. 김병만이 주축이 되어 배정남, 박군 등과 함께 생태계 지킴이로 나서는 과정을 담은 공익 예능이다.

1998년에 단 3종에 불과했던 생태계 교란종은 2022년 현재 35종으로 11배가 크게 늘어나며 환경에 큰 위협이 되고 있었다. 국립생태원 연구생물팀장 이효혜미 박사는 생태계 교란생물을 "우리 집에 들어온 침입자"에 비유하며 "이들의 침입과 확산에는 인간이 상당 부분 관여했다. 그 확산속도가 자연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라 관여가 불가피하다"라며 그 심각성을 강조했다.
 
<공생의 법칙>은 역시 김병만이라는 인물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기획이기도 했다. <개그콘서트>에서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응용한 '달인' 캐릭터로 처음 주목받았던, 김병만은 지난 5월 종영한 <정글의 법칙>에서는 7년간 세계 각자의 다양한 오지를 넘나들며 구성원들을 이끄는 '족장'으로 맹활약하며 방송에서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김병만은 출연작마다 뛰어난 생존력은 물론이고, 어디서든 일당백이 가능한 팔방미인 재주꾼의 면모, 무뚝뚝하지만 행동으로 책임감을 드러내는 한국적인 가부장 리더십의 매력을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어느 방송인과도 비교불가한 자신만의 독보적 캐릭터를 확립했다. 어느덧 4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솔선수범하여 어렵고 위험한 일에 앞장서고, 개인적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불가능해보이던 미션을 어떻게든 수행해내고야마는 뚝심은, 이래서 '역시 김병만'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6일 첫 방송된 <공생의 법칙>은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첫 출발을 알렸다. 전작인 관찰예능 <워맨스가 필요해>가 평균 3%대 시청률에 그친 것을 비롯하면 상당히 상향된 수치다. 시청자들이 여전히 도전정신과 공익적 메시지를 겸비한 '김병만표 극한 예능'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공생의법칙 김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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