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까지 꾸준함이 요구되는 KIA 이민우

이민우 ⓒ KIA 타이거즈


KIA와 한화가 2022 시즌 개막 후 첫 번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IA 타이거즈 구단과 한화 이글스 구단은 23일 각각 보도자료를 통해 KIA의 우완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이 한화로 이적하고 한화의 우완 김도현(개명 전 김이환)이 KIA 유니폼을 입는 2: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 6위(KIA)와 9위(한화)로 아직 만족할 만한 초반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양 팀은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움과 동시에 재도약을 위한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이번에 KIA 유니폼을 입게 된 김도현은 2019년 신일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해 통산 43경기에서 6승11패 평균자책점6.43의 성적을 기록했다. 젊은 나이(2000년생)에 비해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고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롱릴리프는 물론 선발투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한화는 청소년 대표 출신의 군필외야수 이진영과 함께 오랜 기간 KIA팬들의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겨줬던 '아픈 손가락' 이민우를 품었다.

경성대의 철완, 1차 지명 후 수술과 군복무 

어떤 구단이든 입단 당시 받았던 기대치에 비해 아쉬운 성장속도와 잦은 부상으로 좀처럼 1군무대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 청소년대표 에이스였다가 부상 때문에 프로에서 단 2승에 그쳤던 전 두산 베어스의 투수 성영훈과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정작 NC 다이노스에선 단 2경기 등판에 그쳤던 윤호솔(한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전혀 활용하지 못했던 임지섭(LG 트윈스)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들 중에서는 암투병을 이겨내고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은 최원준을 비롯해 예상보다 조금 늦게 잠재력이 폭발한 김민우(한화) 등 늦게나마 자기 기량을 발휘해 팀의 핵심으로 성장한 선수도 있다. 그리고 높은 지명순위를 받고 입단해 꾸준한 기회를 받으며 뭔가 보여줄 거 같았지만 끝내 잠재력이 폭발하지 못해 팬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선수도 있는데 23일  한화 이적이 확정된 이민우가 대표적이다.

효천고등학교 때까지 포수로 활약하다가 경성대 진학 후 투수로 전향한 이민우는 3학년 시절이던 2013년 무려 128.1이닝을 던지며 2000개가 넘는 투구수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공을 던졌다. 하지만 당시 KIA의 연고지역에는 광주일고 투수 채지선(LG)과 동성고 내야수 김민혁(두산) 정도를 제외하면 확실한 대어급 선수가 없었고 KIA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검증된 대졸투수 이민우를 1차지명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민우는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곧바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면서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이민우는 2017년4월 소집해제 후 팀에 복귀했지만 당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KIA에서는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신인 투수에게 기회를 주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이민우는 엔트리 확대 후 처음 1군에 올라왔고 프로 데뷔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따내며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만족해야 했다.

2017 시즌 막판 활약을 통해 KIA 마운드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민우는 2018년 임기영,윤석민의 부상을 틈 타 헥터 노에시,양현종,팻 딘에 이어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KIA의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민우는 2경기에서 7이닝10실점(평균자책점12.86)으로 무너진 후 선발진에서 탈락했고 2승3패4홀드7.17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민우는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2019년에도 2승6패1세이브2홀드5.43으로 성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KIA에서 아쉬움 남기고 이진영과 한화 이적

2019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인 이민우는 맷 윌리엄스 감독(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주루코치)이 부임한 2020년 프로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2경기에 선발등판한 이민우는 106이닝을 던지며 6승10패6.79의 성적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긴 했지만 KIA의 5선발로서 어느 정도 자기 몫을 해낸 셈이다.

KIA는 2020 시즌이 끝나고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났고 이민우는 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할 책임을 떠안았다. 하지만 이민우는 작년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1승6패8.05로 부진하며 KIA의 9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KIA는 양현종이 1년 만에 팀에 복귀하고 작년 시즌 이의리라는 특급 신인을 발굴하면서 대졸 8년 차가 되는 이민우의 가치는 크게 떨어졌고 결국 김도현을 영입하기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하지만 한화의 경우는 이민우를 대하는 사정이 다르다. 한화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올 시즌 외국인 원투펀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를 중심으로 김민우,윤대경,박윤철,장민재 등으로 선발진을 구상했다. 하지만 최근 카펜터와 킹험이 나란히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당장 선발 두 자리가 한꺼번에 비었다. 따라서 외부영입을 통해서라도 이민우 같은 선발가능 자원들을 확보해 두는 것은 한화에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추후 한화의 외국인 투수들이 너무 늦지 않게 복귀한다면 불펜에 확실한 우완 투수가 부족한 것을 고려해 이민우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한화는 경험이 썩 많지 않은 주현상과 윤호솔이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는데 불펜 경험도 비교적 풍부하고 멀티이닝 소화도 가능한 이민우가 합류한다면 양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한화 불펜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이다.

한편 이민우와 함께 한화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이진영은 프로 입단 당시 '국민우익수' 이진영(SSG랜더스 타격코치)과 이름이 같아 화제가 됐지만 KIA시절에는 타율 .189 2홈런14타점으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만24세의 젊은 나이에 이미 군복무를 마쳤고 한화 외야가 아직 마이크 터크먼을 제외하면 붙박이 주전이 없는 만큼 조금만 더 분발한다면 충분히 1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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