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지영 BIFAN 조직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영화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영화제 성공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2022.6.14

1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지영 BIFAN 조직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영화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영화제 성공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2022.6.14 ⓒ 연합뉴스

 
"부천국제영화제는 과거로 회귀하지 않고 진화하는 영화제가 될 것이다."

신철 부천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DDP에서 진행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경기도 부천에서 진행된 데 이어 서울에서 다시 한번 펼쳐진 기자회견 행사에는 정지영 조직위원장과 신철 집행위원장,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 박진형, 모은영, 남종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오는 7월 7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부천 일대 극장과 OTT 서비스를 통해 열리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올해도 작년에 이어 '이상해도 괜찮아'라는 슬로건을 다시 걸었다.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은 정지영 감독은 "이번 영화제는 특히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 인사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일상생활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부천국제영화제도 대면 영화제로 진행된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영화제들이 상당히 위축돼 있었는데 드디어 관객과 전면적으로 만나는 축제다운 영화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BIFAN은 집행부에서 상당히 새롭고 알차게 준비를 많이 했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칸국제영화제의 오프닝이었던 <탑건: 매버릭>도 전 세계에서 흥행하고 있고 <범죄도시2>도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장이 다시 활황을 맞는 것 같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번 부천영화제에서는 일반적인 영화뿐만 아니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였던 <괴이> 등 OTT용 시리즈 콘텐츠도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신철 위원장은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영화제 집행부 내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과연 영화란 것이 무엇이냐. 영화의 정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가 됐다. 왜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라고 부르는데, <오징어게임>은 영화라고 하지 않나. 동영상 어플리케이션 틱톡에 올라오는 1분, 2분짜리 콘텐츠도 대단한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건 왜 영화가 아닐까. 그런 질문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이렇게 복잡할 때는 가장 기본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영화는 무엇이냐' 생각해보면 '비주얼 스토리텔링'이었다. 현재는 디지털로 통합이 되었기 때문에, 부천필름페스티벌이지만 필름을 단 한 장도 쓰지 않는다. 전 세계 영화제가 다 마찬가지다. 거기서 오는 혼돈을 다시 정리하고 정의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고 저희는 '비주얼 스토리텔링'으로 뭔가를 전한다면 전부 영화라고 정의하려고 한다." (신철 집행위원장)

"경계 허물어진 시대, 영화 다시 정의해야 할 시기"
 
 1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지영 BIFAN 조직위원장이 영화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2022.6.14

1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지영 BIFAN 조직위원장이 영화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2022.6.14 ⓒ 연합뉴스

 
개막작은 영국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문제작 <멘(MEN)>이 선정됐다. 남편을 잃은 여성이 휴식을 위해 찾은 한적한 마을에서 이상한 남자들을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영화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돼 많은 관객들을 충격에 빠트린 작품이다. 신철 위원장은 정범식 감독의 <뉴노멀>과 <멘>을 놓고 많은 논쟁을 거친 끝에 개막작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여러 가지 논쟁이 될 만한 작품이기도 하다. 해외 리뷰를 먼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영화 마지막 10분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더라. '말도 안 된다', '너무한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부천에서 꼭 소개해야 할 영화라고 생각했다.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있고 부천영화제는 그런 영화제라고 조직위원장님도 동의하셨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신철 집행위원장)

폐막작은 최지우, 정동원, 이유미 등 화려한 캐스팅의 <뉴노멀>이 선정됐다. <기담> <곤지암>으로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국면을 연 정범식 감독의 <뉴노멀>은 일상 공간 속에 숨겨진 예기치 않은 위험과 공포를 그린 작품이다. 신철 위원장은 "'혼밥'을 하는 외로운 시대에 외로운 사람들에게 생기는 공포를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구성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종민 XR(확장현실) 프로그래머가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현재 '2022 포커스 프로그램'에 공식 초대되어 프랑스 파리에 출장 중인 그는 메타버스 캐릭터로 변신한 모습으로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XR 콘텐츠 등 다양한 포맷의 작품을 준비했다는 김종민 프로그래머는 "디지털 표현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를 탐험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지고 있고, 저 역시 새로운 작품을 볼 때마다 경이로운 마음을 갖게 된다. 공식 선정작으로 총 42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오프라인 전시 등 다양한 예술분야와 결합된 형식적, 내용적 확장을 보여준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 설치 미술, 게임, 유튜브 형태의 작품들도 있고 연극 공연과 결합된 작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철 위원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반복되는 슬로건에 대해 설명하며, "진화하는 영화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끝났다고 해서 우리가 100%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아마 없을 거다. 지금 시기는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부천영화제도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영화제가 될 것이다. 영화의 진화에 중요한 이슈들을 앞서서 제안하고 풀어나가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진화하기 위해서는 '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얼마간 부천국제영화제는 '이상해도 괜찮아'라는 슬로건을 계속해서 가져갈 것이다." (신철 위원장)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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