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티빙, KT의 시즌이 합병을 선언했다.

CJ ENM의 티빙, KT의 시즌이 합병을 선언했다. ⓒ 티빙, 시즌

 

국내 대표적인 OTT (Over-The-Top) 서비스인 티빙과 시즌이 전격 합병을 선언했다.  
CJ ENM의 계열사인 티빙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KT가 보유중인 OTT 시즌의 흡수 합병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티빙이 시즌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합병 비율은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 대 1.5737519로 전해졌다.  

​이미 많은 구독자수를 확보한 티빙은 CJ ENM이 운영중인 tvN, 엠넷 등 케이블 채널과 종편 JTBC, 그리고 글로벌 OTT인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되는 토종 대표 OTT다. 시즌은 유무선 통신 업체 KT가 보유한 또다른 OTT로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이 연이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미디어 업계를 위협해 온 요즘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의 움직임이긴 하다.

과연 티빙과시즌의 결합은 OTT 시장에서 어떠한 지각 변동을 일으킬까.

각자도생 시대는 끝났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
 
 KT(시즌)와 티빙은 지난 6월부터 제휴 이벤트 실시를 통해 서비스 통합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비쳤다.

KT(시즌)와 티빙은 지난 6월부터 제휴 이벤트 실시를 통해 서비스 통합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비쳤다. ⓒ KT

 
몇년전만 하더라도 OTT는 생소한 존재였고 많은 시청자들은 TV로 대표되는 레거시 미디어 이용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독특하면서 신선한 콘텐츠(영화 및 시리즈물)로 이용자들을 하나 둘씩 흡수하자 기존 업계 입장에선 위기 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시청자 이탈에 따른 시청률 하락은 의례 당연한 일이 되고 말았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내 업체들은 속속 독자 플랫폼을 만들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초대형 자본력을 등에 업은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CJ 계열 티빙, 지상파 기반의 웨이브, KT의 시즌 등 파편화된 서비스로는 시청자들의 높아진 시선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힘겨울 따름이었다.

이에 업계를 중심으로 합종연횡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업체 간 이해관계를 감안하면 이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6월부터 티빙+시즌 제휴 이벤트 실시로 모종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던 CJ와 KT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어제의 적이 이젠 동지가 된 것이다.

구독자 입장에선 환영... 더 큰 효과 기대할 수 있을까?
 
 KT와 티빙은 최근 서비스 제휴를 통한 OTT 이용자 확대에 돌입한 바 있다.

KT와 티빙은 최근 서비스 제휴를 통한 OTT 이용자 확대에 돌입한 바 있다. ⓒ KT

 
​독자적으로 운영되던 OTT 서비스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점에선 양사의 콘텐츠를 각각 구매해야 했던 시청자와 구독자는 환영할 만하다. 구체적인 서비스 통합 계획까지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2중 가입 및 지출을 막고 1개의 서비스를 통해 <유미의 세포들2>(티빙), <탑건 1편>(파라마운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시즌)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게 된 점이 큰 메리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른바 원스톱 시청의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면 그만큼 OTT 서비스의 통합은 긍정의 요소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업체 입장에선 한정된 인구 비율 속 정체된 신규 가입자 유입 등을 감안할 때 단순히 이용자수 확대 뿐만 아니라 충성도 높은 고객의 확보 및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주력해야 할 때다. 따라서 물리적인 통합을 통해 기존 플랫폼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효과를 노려봄 직하다.

타 경쟁사, 어떻게 대응할까?
 
 또 다른 토종 OTT 웨이브는 현재 한국 진출을 준비중인 HBO MAX의 협력 업체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토종 OTT 웨이브는 현재 한국 진출을 준비중인 HBO MAX의 협력 업체로 알려져 있다. ⓒ 웨이브

 
​티빙의 경우, 기존 KT 유무선망을 활용한 서비스 확대로 고정 구독자를 묶어두기 유리한 환경도 조성했다. 합병 발표 이전부터 5G 기반 통합 요금제를 신설한 KT를 통해 티빙으로의 이용자 유도에 나섰다. 또한 향후 IPTV를 통한 추가적인 서비스 신설도 기대할 수 있다.  

​티빙과 시즌이 합쳐지면서 기존 타 업체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웨이브로선 국내 라이벌 업체가 덩치를 키웠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대응책이 나와야 할 상황이다.  

일각에선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웨이브를 통해 HBO MAX (워너 브러더즈) 서비스의 조기 도입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티빙이 파라마운트와 손을 잡은 것처럼 웨이브 역시 비슷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업체들이 합종연횡에 나서면, 후발주자인 왓챠·쿠팡 플레이·스포츠 중계에 특화된 스포티비 NOW 등 타 업체 또한 나름의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제2·제3의 합병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티빙과 시즌 합병이 총성 없는 OTT 미디어 전쟁의 서막을 열게 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티빙 시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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