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최선을 다한 LG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활짝 웃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장단 12안타를 때려내며 6-5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미 정규리그 2위를 확보한 경기에서도 주전 선수들과 필승조를 투입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LG는 5-5로 맞선 9회말 2사 1, 2루에서 터진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정규리그 최종전을 승리로 가져갔다(87승2무55패).

kt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LG에게 아쉬운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매치업은 kt와 KIA 타이거즈로 결정됐다. 안방인 수원에서 치르는 2경기에서 연패만 당하지 않으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는 kt와 적지에서 반드시 연승을 거둬야 하는 KIA. 과연 2022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을 통과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할 팀은 어디일까.
 
[kt 위즈] 올해는 밑에서 시작하는 '챔피언의 가을'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5로 역전패당한 kt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 후 퇴장하고 있다. 2022.10.11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5로 역전패당한 kt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 후 퇴장하고 있다. 2022.10.11 ⓒ 연합뉴스

 
지난 2018년 가을 kt의 신임감독에 대한 '엠바고'가 깨진 적이 있다. 두산 베어스의 가을야구가 끝나기 전에 언론을 통해 이강철 코치의 kt 선임 소식이 알려진 것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에게 패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kt에 부임한 이강철 감독은 2019년 승률 5할, 2020년 가을야구 진출에 이어 작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kt가 이강철 감독을 모셔온 이유를 성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올 시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시즌을 맞은 kt는 외국인 선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부진과 윌리엄 쿠에바스, 헨리 라모스의 조기 퇴출, 강백호의 부상 등으로 시즌 내내 많은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6월부터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kt는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11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LG에게 패하며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준플레이오프행 직행티켓을 놓친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kt의 마운드에는 우완 소형준과 좌완 웨스 벤자민, 잠수함 고영표 등 다양한 유형의 선발투수들이 고루 분포돼 있어 상대에 따라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 벤자민은 9월 이후에만 6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하며 안정된 구위를 과시했다. 불펜에는 2년 연속 30세이브 시즌을 만든 마무리 김재윤이 건재하고 셋업맨 김민수도 30홀드 평균자책점 1.90으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타선에서는 '천재' 강백호가 61경기에서 타율 .245 6홈런 29타점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연말 결혼을 앞둔 황재균 역시 타율 .262 9홈런 62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kt의 최대관건은 바로 35홈런으로 통산 6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박병호의 주전 출전여부다. 박병호가 가을야구에도 대타로 밖에 출전할 수 없다면 kt 타선의 힘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작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kt 팬들 입장에서는 정규리그 4위에 머무른 올 시즌 성적이 못마땅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kt는 어느덧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가을야구 단골손님'이 됐다. 가장 높은 곳에서 한국시리즈 파트너를 기다렸던 작년과 달리 가장 낮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하는 kt는 과연 올 시즌 어디까지 올라가며 '디펜딩 챔피언'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KIA타이거즈] 이제 5위도 준PO갈 때 됐잖아?
 
KIA 3연승, 가을야구 한걸음 전진 9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5-4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KIA 선수들이 세리머니하고 있다.

9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5-4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KIA 선수들이 세리머니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017년 동반 20승을 기록한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100억 타자 최형우, 로저 버나디나 등의 활약에 힘입어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는 해태 시절 이후 또 한 번의 왕조를 꿈꿨다. 하지만 KIA는 이듬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후 최근 3년 동안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맷 윌리엄스 감독(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주루코치)도 KIA의 부진을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KIA는 누구보다 '투자의 효과'를 잘 알고 있는 팀이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 나성범을 150억 원에 영입했고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에게도 4년 총액 103억 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신인 내야수 김도영에게 팀 신인야수 최고액인 4억 원의 계약금을 안겼고 시즌이 시작된 후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거포형 포수 박동원을 데려왔다. 그럼에도 KIA는 정규리그 143번째 경기에서 간신히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둔 KIA의 최대강점은 역시 선발진이다. 에이스 양현종과 좌완 외국인 투수 션 놀린, 그리고 프로 두 번째 시즌에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이의리로 이어지는 좌완 트로이카는 모든 구단이 부러워하는 KIA의 자랑이다. 여기에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들어와 14경기에서 2.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토마스 파노니도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충분히 10승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투수로 꼽힌다.

타선에서는 이적 첫 시즌부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20 21홈런 97타점 92득점을 기록한 '나스타' 나성범을 중심으로 소크라테스 브리또와 백전노장 최형우가 중심타선으로 활약했다. 특히 전반기 타율 .227로 부진했던 최형우는 후반기에만 .314의 맹타를 휘두르며 가을야구를 앞두고 컨디션을 바짝 끌어 올렸다. 중요한 순간마다 중요한 한 방을 터트려 준 박동원 역시 FA를 앞두고 가을을 불태울 예정이다.

정규리그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KIA는 적지인 고척돔에서 연승을 거둬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매우 불리한 조건의 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좌완 선발 트리오가 건재한 데다가 시즌 최종전까지 3위 경쟁을 한 히어로즈와 달리 KIA는 상대적으로 일찍 순위를 결정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했다.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초로 5위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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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22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KT 위즈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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