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까지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양궁 종목 경기.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직후 열린 이번 대회는 '다시보는 아시안게임'으로 많은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18일에는 '명승부'도 여럿 펼쳐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한국체대)이 여자 리커브 개인전의 결승전에서 안산(광주여대)을 만나 '리매치' 끝에 승리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선 무대에 나서지 못했던 김우진(청주시청)은 전국체전에서 활약하며 항저우 때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김우진은 전국체전에서 개인전 첫 금메달을 따내는 활약 속에 이번 대회 4관왕에 올랐다.

11일 만의 '리매치' 승... "빅 매치라는 분들 덕분에 재밌었어요"
 
 전국체육대회 여자 리커브 대학부 개인전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안산(광주여대), 임시현(한국체대), 염혜정(경희대).

전국체육대회 여자 리커브 대학부 개인전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안산(광주여대), 임시현(한국체대), 염혜정(경희대). ⓒ 박장식

 
지난 10월 7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 대 한국'의 경기를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6대 0으로 안산에게 승리한 임시현. 그랬던 두 선수의 '금메달 결정전'이 11일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렸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서울 대표로 나선 임시현, 광주 대표로 나선 안산이 18일 여대부 결승에서 맞붙은 것.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전국체전에 나선 두 선수는 태극마크가 아닌 자신의 학교 유니폼을 입고 자존심을 건 싸움에 나섰다.

그런 가운데 열린 결승전, 1세트에서는 안산이 웃었다. 안산은 9점과 10점, 10점을 쏘며 29점을 기록, 도합 28점을 기록한 임시현을 누르고 세트 스코어 2점을 먼저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다시 임시현이 웃었다. 임시현은 2세트 10점, 10점, 9점을 쏘며 도합 27점을 만든 안산을 상대로 두 점을 기록, 세트 스코어 동점이 되었다.

3세트에서는 강해진 바람이 변수가 되었다. 첫 발에서 임시현이 8점, 안산이 7점을 기록한 가운데 두 번째 화살에서 임시현이 8점, 안산은 9점을 만들며 동점이 되었다. 하지만 다시 영점을 찾은 임시현이 마지막 발 10점을 만들고, 안산은 9점을 기록하며 임시현이 3세트를 가져가 세트 스코어는 4대 2가 되었다.

승부는 4세트에서 갈렸다. 안산이 도합 24점을 쏜 가운데 임시현이 28점을 기록하면서 세트 스코어 6대 2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가 마무리된 후 만난 임시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끝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고 어느정도 기량을 내보일 수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면서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와서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1일 만의 안산 선수와 리매치로 관심을 끈 것과 관련, 임시현은 "두 번째라고, 빅 매치라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더욱 재밌게 결승전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고 나왔기 때문에 후회 없는 시합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이후 본인에게 변화가 있을까.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이후로 큰 변화는 없지만, 팬이라고 알아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내가 무언가를 했구나' 싶은 생각은 있다"면서 "올해보다 더욱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다짐도 전했다. 

4관왕 김우진 "AG 아쉬움, 전국체전에서 만회 기쁘다"
 
 전국체육대회 남자 리커브 일반부 개인전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왼쪽부터 김하준(공주시청), 김우진(청주시청), 남유빈(현대제철) 선수.

전국체육대회 남자 리커브 일반부 개인전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왼쪽부터 김하준(공주시청), 김우진(청주시청), 남유빈(현대제철) 선수. ⓒ 박장식

 
김우진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예선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 가운데 4위를 기록하면서 TV로 중계되는 본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다른 국가들은 4위 멤버가 단체전 등에 포함되게끔 구성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경우 '최고의 선수'를 선발해야 하기에 4위 멤버가 결선 무대를 밟을 수 없다. 

김우진은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 항저우 당시 아쉬움을 털어냈다. 대회 초반 열린 30m 개인 기록 경기와 50m 개인 기록 경기에서 우승을 자치한 김우진은 세트 스코어 방식으로 진행되는 단체전과 개인전에서도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 양궁 유일무이한 4관왕에 올랐다. 김우진의 활약 덕분에 김우진의 소속 시도인 충청북도는 이번 대회 양궁 종목 종합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김우진은 대회 이후 "귀국 후 4일 만에 전국체전이 시작됐다.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얼마만큼 집중해서 훈련하냐가 관건이었다"라며 "아시안게임에서 (경기력이) 좋지 못해서 본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심경의 변화가 있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못한 점을 전국체전에서 만회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우진은 "내년까지는 쉰다는 생각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며 "내년 올림픽이 있는 만큼 준비를 잘 해서 선발전에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선발전 통과 이후에도 국위선양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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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전국체육대회 임시현 김우진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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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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