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코너킥 세트 피스 문지환(6번)의 헤더가 빗나가는 순간

후반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코너킥 세트 피스 문지환(6번)의 헤더가 빗나가는 순간 ⓒ 심재철

 
인천 유나이티드는 1만 5060명 홈팬들 앞에서 슛 정확도 70%(유효슛 7개)를 자랑하며 수원 FC의 25%(유효슛 1개)를 압도했지만 신용준 주심의 종료 휘슬 소리에 탄식을 내뱉었다. 거의 일방적으로 두들겼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 9분 20초 페널티킥 결승골 앞에 무너졌다. 한 마디로 비효율성 축구의 극치를 경험한 셈이다.

김은중 신임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FC가 3월 2일(토)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개막 게임에서 지난 시즌 5위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1-0으로 물리치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겨우 살아난 아픔을 씻어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상대로는 2022년 7월 6일 이후 605일만에 이긴 것이다.

종료 휘술 직전 충격적인 카운트 펀치

홈 구장 좌석 74% 정도를 채울 정도로 많은 축구팬들이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개막 게임을 찾아왔다. 하지만 시원한 골 하나 보여주지 못하고 종료 휘슬 소리 직전에 충격적인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고 말았다.

쓰리백 오른쪽을 맡은 김동민의 오른발 중거리슛(21분)을 시작으로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의 오른발 슛(25분), 박승호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 유효슛(37분)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슛 정확도는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수원 FC 골키퍼 안준수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위력은 아니었다.
 
 전반 인천 유나이티드 FC 무고사가 동료에게 손짓하며 공간 움직임을 주문하고 있다.

전반 인천 유나이티드 FC 무고사가 동료에게 손짓하며 공간 움직임을 주문하고 있다. ⓒ 심재철

 
전반 종료 직전 제르소가 왼발로 찬 공이 유효슛으로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수원 FC 센터백 권경원이 머리를 내밀어 겨우 걷어낼 정도로 날카로운 궤적의 중거리슛이었다. 이어진 후반에 인천 유나이티드 FC 조성환 감독은 다섯 장의 교체 카드(정동윤, 김성민, 천성훈, 문지환, 지언학)를 내밀었지만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

후반 시작 직후 제르소가 밀어준 공을 받은 무고사가 오른발로 골문 오른쪽 톱 코너를 노린 슛이 수원 FC 골키퍼 안준수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궤적일 뿐이었다. 그리고 문제의 장면이 후반 추가 시간 6분에 나왔다. 수원 FC 교체 선수 안데르손이 미드필더 윤빛가람에게 밀어준 패스 순간이 이 게임의 운명을 갈라놓았다고 할 수 있다.

왼쪽 옆줄 앞에서 공을 잡은 안데르손을 향해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선수 셋(정동윤, 지언학, 문지환)이 한꺼번에 달려들었지만 왼발 인사이드 패스 하나로 그들 셋을 지워버린 것이다. 이 공간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이 인천 유나이티드 FC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방향을 바꾸는 순간 지언학의 왼발에 걸려 넘어졌다.

이에 신용준 주심은 일단 게임을 진행시켰지만 VAR 온 필드 리뷰 절차를 거쳐야 했다. 윤빛가람이 주심의 눈을 속이기 위해 넘어진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VOR에서 날아온 것이다. 결국 11미터 지점에 수원 FC 에이스 이승우가 공을 내려놓고 오른발 슛을 정확하게 왼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후반 추가 시간 9분 20초에 짜릿한 결승골이 터진 것이다.
 
 후반 추가 시간 9분 20초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수원 FC 이승우가 서포터즈에게 안기고 있다.

후반 추가 시간 9분 20초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수원 FC 이승우가 서포터즈에게 안기고 있다. ⓒ 심재철

 
이승우는 곧바로 골문 뒤 수원 FC 어웨이 팬들을 향해 달려가 품에 안기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는 사이에 주심의 종료 휘슬이 길게 울렸다. 축구 게임 과정을 모두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골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섬세하고 정확한 준비가 필요한가를 바로 이 게임이 말해준 셈이다.

이 게임처럼 골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 약 2시간 반 전에 광주전용구장에서 있었다. 홈 팀 광주 FC가 FC 서울을 2-0으로 이긴 게임인데 거기서도 홈 팀 광주 FC가 슛 정확도 40%(유효슛 6개)로 13.3%의 득점률(2골/슛 15개)을 찍어낸 것이다. 반면에 FC 서울은 슛 정확도 30%(유효슛 3개)에 득점률이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마찬가지로 0이었다. 

묘하게도 첫 라운드에서 패한 두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FC 서울이 10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다. 2024 K리그1 시즌 첫 경인 더비다. 수원 FC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울산 현대와 홈 게임(3월 5일 오후 7시, 전주성)을 뛰는 전북 현대를 9일(토) 오후 2시에 캐슬 파크로 불러들인다.
 
 전반 인천 유나이티드 FC 오른쪽 윙백 홍시후가 대각선 슛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전반 인천 유나이티드 FC 오른쪽 윙백 홍시후가 대각선 슛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 심재철

 
2024 K리그1 결과(3월 2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0-1 수원 FC [골-도움 : 이승우(90+9분 20초,PK)]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박승호(81분↔천성훈), 무고사, 제르소
MF : 최우진(60분↔김성민), 음포쿠(81분↔문지환), 이명주, 홍시후(60분↔정동윤)
DF : 오반석(90+1분↔지언학), 권한진, 김동민
GK : 이범수

수원 FC 선수들(4-5-1 포메이션)
FW : 몬레알(70분↔정재민)
MF : 지동원(55분↔이승우), 강상윤(84분↔이광혁), 윤빛가람, 정승원, 이준석(46분↔안데르손)
DF : 박철우, 권경원, 김태한, 이용
GK : 안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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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승우 수원FC 인천유나이티드FC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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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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