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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시] 쥐죽은 듯 잠이나 자라

<한겨레> 12월 8일 한겨레 그림판

등록|2008.12.08 09:00 수정|2008.12.08 09:00

▲ <한겨레> 12월 8일 한겨레 그림판 ⓒ 장봉군



칼바람 이는 한겨울에
19C로 돌아간 경제 때문에
칼바람보다 더 센 한파에 울음을 삼키는 이들이 있다.

앙칼진 고갯길에 연탄 실은 리어카가 힘겹다.
갈탄 난로 둘레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도시락 덥히는 모습이 재미있다.
군불 지피고 모여든 투박한 인부의 손들이 아기자기
도시락 까먹는 모습이 정겹다.

서민은 20C의 칼바람을 이리 막아본다.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에
칼바람을 불게 한 MB정부는
이제는 작심하고 19C로 돌아가려나 보다.
경제는 이미 19C 회귀가 넉넉히 됐으니
교육 19C 회귀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19C 퇴물들이야 의기양양하지만
21C아이들은 원맨쇼 보듯 한다.
자장가를 들은 듯 하나같이 깊은 잠에 빠진다.
이승만의 대부노릇도
박정희의 경제부흥 이야기도
아이들에겐 그저 자장가다.

아, MB정부가 노린 게 바로 이것이구나.
1%가 19C의 회귀를 노리는 동안
서민들은 쥐 죽은 듯 자는 것

하지만 오늘도 난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신문 만평 중 가장 이슈가 되는 만평을 골라 풍자시 형식으로 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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