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 내 배꼽 리콜 해줘요!"
우연히 <스타골든벨> 보다가, 니콜 때문에 뒤집어졌다
▲ 니콜(왼족)이 20일 <스타골든벨>에 나와 '눈높이를 맞춰라' 코너에서 문제를 내고 있습니다. ⓒ KBS
온통 세밑이 침울하기만 합니다. 경제는 바닥을 치고 또 치며 추락합니다. 밀어붙이기 선수들이 국회에서, 4대강에서, 열심히 밀어붙이기 삽질을 할 태셉니다. 추위에 밖으로 내몰린 방송선수들이 촛불을 들고 울먹이고,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일제고사 때문에 일제히 뿔이 났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온 나라가 끝 모르는 절망의 끈을 붙잡고 모두 술독에 빠져 갈지잡니다.
니콜, 사람 잡다
TV 앞에 앉은 어느 집의 풍경입니다. 27일 늦은 시간, TV화면은 217회 <스타골든벨>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화면에는 카라 맴버 중 하나인 니콜이 나와 문제를 냅니다. ‘눈높이를 맞춰요’라는 코너인데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은 니콜이 정말 웃겨도 너무 웃깁니다. 배꼽 다 빠졌습니다. 니콜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니콜, 내 배꼽 리콜 해줘요!”
“밑에서 나는 연기가 있잖아요. 냄새나는 거요. 그게 여기서 나왔어요”라며 손가락으로 코를 가리킵니다. 한번 맞춰보세요. 이게 뭡니까? 남규리가 별 반응이 없자, “밑에서 나오는 냄새 민망한 거요. 그게 여기서 나왔어요.” 이번에는 남규리가 “콧방귀?” 합니다. 참 재밌지 않습니까.
문제는 ‘꿈은 이루어진다’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니콜은 “밤에 잘 때 꾸는 거”라고 하더니, 이어 “태진아 아들”이랍니다. 그렇죠. 밤에 잘 때 꾸는 것은 ‘꿈’이고, 태진아 아들이라면 가수 ‘이루’죠. 이만하면 압권 아닙니까.
그녀의 히트는 계속 됩니다. ‘내 코가 석자’를 어찌 설명했는지 아세요? 자신의 코를 손으로 가리키더니 이어 “화투(빨간 카드)나 카드 할 때 끝나고 나서 이렇게 하는 거”랍니다. 손으로 마치 화투를 섞는 시늉을 하면서. ‘석 자’와 ‘섞자’가 이리 기묘하게 맞아떨어질 수 없지 않습니까?
▲ KBS <스타골든벨" 시청자 게시판 갈무리입니다. 온통 니콜에 대한 댓글입니다. ⓒ KBS
니콜, 시청자 게시판 잡다
이주노씨가 시청자 게시판에 니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고, 시청자들이 니콜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가 그 상황을 굳이 보고해 주지 않아도, KBS의 <스타골든벨> 시청자 게시판은 난리가 났습니다. 거의 니콜 이야기로 도배를 했군요.
아이디 ‘preshi’를 쓰는 노아무개씨는 “지난주에 이어 기대를 가지고 본 눈높이! 다시 채널 고정한 보람이 있네요. 정신 집중해서 보게 만드는 마력! 니콜 홧팅! 넘 재밌구... 깜찍해서 눈두 즐겁구.. 간만에 즐거운 주말 저녁입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고 있습니다.
‘kkotae’란 아이디의 정아무개씨는 “저번 주부터 시작해서 이번 주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주는군요. ㅎㅎㅎ. 너무너무 잘 봤고요, 니콜 너무 귀엽네. ㅎㅎㅎ. 이제부터 카라빠가 되어 볼까나. ㅋㅋㅋ”라고 적고 있습니다. 아직도 웃음이 참을 수 없는 눈치입니다.
시청자 게시판이 온통 니콜 이야기입니다. 김아무개씨(zpdl7000)는 “완전 뒤집어 진다ㅋㅋㅋㅋ”라고 썼으며, 박아무개씨(sk3425)는 “<스타골든벨> 즐겨보진 않았는데 최근 '눈높이를 맞춰라' 이 코너 너무 재밌네요. ㅋㅋ 니콜 양의 서툰 말투로 설명하려고 애쓰고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한테 웃음을 더 안겨주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 꿀꿀했던 감정이 뻥~ 뚫린 것 같네요. 이러다가 <스타골든벨> 애시청자가 되겠어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부탁드립니다”라고 정중히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니콜, 고맙다
지난 20일 첫 회 출연한 니콜은 첫 회에서도 웃음대박을 터뜨리더니 두 번째 출연에서도 얘기치 못하는 웃음을 터뜨려 주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웃을 일 없는 대한민국에서 다만 TV앞에 앉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리 웃을 수 있게 해주다니.
코디미보다 더 코미디다운 <스타골든벨>의 ‘눈높이를 맞춰라’ 코너가 신선한 웃음과 함께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특히 웃을 일 없을 때 이리 빵빵 터뜨려주니 얼마나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은 시린 웃음을 웃고 말지만 진정한 웃음을 웃어도 될 날을 기대합니다.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한편으론 아주 미안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이 추운 거리에서 악법이 될 것이 뻔한 언론관련 법들의 통과를 반대하며 투쟁을 하는 방송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으로 진정한 박수를 보냅니다.
방송인, 그들이 있기에 이리 즐거운 시간이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니콜이 준 웃음은 그녀만의 작품이 아닙니다. 뒤에 많은 스텝들이 있죠. 그들이 정권의 시녀노릇을 한다고 상상을 해보세요. 그런 것은 박정희 때나 전두환 때 마감한 것으로 아는데….
니콜이 이리 터지는 웃음을 주는 것은 우리말에 서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툴다는 것 자체가 웃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짧은 표현과 제스처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서툰 MB가 혹시 자신이 그런 웃음을 줄 거란 착각에 빠질까 두렵군요. 아직까지 해 온 정치를 볼 때 그분이 하는 것은 그저 비웃음만 자아낼 것 같은데….
▲ KBS <스타골든벨>의 세 MC입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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