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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아프리카 최남단에 새겨진 '부끄러운' 이름

남아공 희망봉에서 만난 한글, 이곳에서 볼 줄이야

등록|2017.08.10 10:33 수정|2017.08.11 17:36

▲ ⓒ 김학현


▲ ⓒ 김학현


▲ ⓒ 김학현


이곳은 세계적인 관광명소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희망봉입니다.

지난해 9월 어렵사리 이곳까지 와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며 조우하는 하얀 파도를 내려다 본다는 것은 거의 신비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학교 과목인 세계사 시간에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희망봉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곳은 끊임없이 세계인들이 오르는 희망봉 등대가 있는 높은 언덕입니다.

그런데… 이곳을 다녀 간 이들의 흔적이 흉물스럽습니다. 각기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고 간 모양이 그리 추할 수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한국인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글, 한글을 이곳에서 만났다는 반가움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푸른 산 이 바위 저 바위에서 만나는 이름들만으로도 아픈데, 이곳까지 와서 볼 줄 몰랐습니다.

다른 언어야 제 관심 밖이고요. 한글이 이리 쓰인 게 가슴 아픕니다. 부끄럽습니다. 이곳에서 누가 어디서 왔냐고 혹 묻는다면(그런 사람이 없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어찌 대한민국에서 왔노라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가서 지우고 오심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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