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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아들 '학폭'에서 밝혀져야 할 것들

[이충재의 인사이트] 대통령실, 내정설 띄우고 여론 파악 중...이 특보 사건 개입 여부가 관건

등록|2023.06.06 07:36 수정|2023.06.06 11:32
<이충재의 인사이트>(https://chungjae.com)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충재 기자는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봅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 특보의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 특보의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특보가 이명박 정부에서 '방송 장악'의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크지만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학폭'이 결국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관건은 과거 아들의 학폭 의혹에 이 특보가 개입해 사안을 축소, 은폐했는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대통령실은 지난 주 언론을 통해 이 특보 내정설을 흘려놓고 여론의 동향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5년에 이미 일단락된 사안이지만 지난 2월의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의 재현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우려했던 만큼 이 특보 아들의 학폭 논란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의 관련 보도가 많지 않고, 내용도 이전 것을 소개하는 정도지 새로운 사실은 없다는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동관 특보 아들 '학폭'을 둘러싼 의혹들 

이 특보의 아들 학폭 의혹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하나고 학폭 사건의 가해자였고, 1년여간 괴롭힘을 당한 피해 학생이 4~5명이라는 내부 교사의 증언이 있었으나, 학교 측이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도 열지 않고 공식적인 조사·징계 절차 없이 가해 학생을 조용히 전학시켰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이 특보는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 등을 맡아 정권 핵심이었던 탓에 사건이 축소‧은폐됐다는 의구심이 강하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특보 측은 대통령실 인사검증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다르고 압력을 넣은 위치도 아니었다는 식으로 해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5년 시울시교육청이 하나고 관계자들을 학폭 은폐 사건 등으로 고발했으나 검찰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 것도 해명의 근거로 제시됐을 것입니다. 여권 측에선 이런 점을 들어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은 되겠지만 결정적 한 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 특보에 대한 신임이 두터워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정치권에선 여권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의혹이 명백한 만큼 상황이 어떻게 번질 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이 특보가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했느냐는 건데, 당시 하나고 교사 등 관계자들의 새로운 증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특보 아들의 학폭 사실을 증언한 전아무개 교사는 '이동관 씨 부인이 학교에 와서 이의를 제기한 교사들 명단을 적어달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전 교사 외에도 당시 이 특보 아들의 학폭과 축소‧은폐 사실을 알고 있는 하나고 교사가 여러 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특보 아들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지금은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당시 피해 학생들이 증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나고 학폭 은폐 고발을 수사했던 당시 서부지검의 무혐의 처분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이 특보가 청와대 실세이기도 했지만, 당시 하나고 이사장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MB와 고려대 동기로 정관계에 막강한 인맥을 갖고 있어 검찰이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무성했습니다.

2011년 하나고 피해 학생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이동관 아들이) 이유 없이 팔과 가슴을 수차례 때렸고 복싱·헬스를 배운 뒤 연습을 한다며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 "나보고 친구를 때리라고 말하고 때리지 않으면 나를 때렸다" "기숙사 복도에서 친구와 싸움을 하라고 시켰다" "왜 피해 다니냐며 친구의 머리를 책상에 300번 부딪히게 했다"는 등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보다 강도가 훨씬 높은 학교 폭력 사건의 가해자인 셈입니다. 그런데도 이 특보 아들은 아무런 처벌 없이 명문대에 입학해 졸업한 뒤 직장을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이 사건은 어물쩍 넘어갔으나 이 특보가 지명되면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을 명쾌히 규명해야 합니다. 자녀의 학폭 문제는 정순신 낙마 사태, 드라마 '더 글로리' 열풍 등과 맞물려 우리 사회 가장 민감한 이슈가 됐습니다. 여당은  이 특보 엄호를 위해 '윤핵관' 핵심인 장제원 의원을 과방위원장을 맡겼습니다. 여당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얼마나 필사적으로 나설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야당이 이에 맞서 얼마나 진실을 밝혀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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