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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선거, 왜 사전투표가 중요한가

[이충재의 인사이트] 사전투표율 20%가 승패 기준점...'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 양상

등록|2023.10.04 06:26 수정|2023.10.04 07:50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둔 30일 오전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안내문 및 선거공보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2023.9.30 ⓒ 연합뉴스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패가 사전투표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여론조사 전문가들로부터 나옵니다. 여야 세 결집 양상이 두드러진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중요한 변수인데, 특히 사전투표율을 보면 승패를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으면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이 될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평일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사전투표는 대선, 총선 등 전국단위 선거 때와는 양상이 다릅니다. 평일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실시되는 사전투표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인 셈입니다. 사전투표율이 높다면 직장인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성향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보궐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은 경우 통상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말합니다. 대표적 예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입니다. 당시 사전투표율은 21.95%로 역대 재보선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개표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눌렀지만, 사전투표의 위력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많았습니다. 오 후보의 최종득표율(57.5%)은 선거 전에 발표됐던 여론조사와 비슷했지만 박 후보(39.2%)는 선거 전 조사결과보다 10% 포인트 높은 수치였습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박 후보의 득표율을 끌어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역대 재·보궐선거의 평균 사전투표율은 15% 정도로 집계됩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야 승패를 가늠하는 사전투표율 기준을 20%로 보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강서구청장 선거는 사전투표가 20%대에 이른다면 야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다면 여당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전투표 20%는 선거열기가 뜨겁다는 의미이고, 이는 바람몰이에 나서는 야당에 유리한 변수로 볼 수 있습니다.

전체 투표율, 50% 넘을까 

사전투표율뿐 아니라 전체 투표율도 관심입니다. 사전투표율이 오르면 투표율이 높은 게 일반적이지만 본투표율이 얼마나 되느냐도 판세에 영향을 미칩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 판을 키우고 있어 전체 투표율이 50%를 넘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 새 변수로 떠오르면서 투표율이 요동칠 전망입니다. 여야 지지층을 더 강하게 결집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국민의힘이 최근 선거전략을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민주당 때리기에 집중하는 것도 지지층 결집을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를 "문 정부와 이 대표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선거가 아닌 강서구의 중단없는 발전을 위한 선거"라고 규정했습니다. 여당으로선 이 대표뿐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민주당 선대위원장'이라고까지 했습니다.

반면 이 대표 영장 기각으로 주도권을 쥐게 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심판 선거로 치른다는 계산입니다. 이 대표는 이르면 4일 당무에 복귀해 강서구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앞서 "강서 보궐선거는 '정권심판' 선거인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정권심판' 구도를 부각한 것입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으로 치러지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충재의 인사이트>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매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주필을 지냈던 이충재 기자는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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