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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해외 순방 동행은 괜찮나

[이충재의 인사이트] 대통령실, 외교 일정 수행은 국익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 내달 APEC 동행 여부 관심

등록|2024.10.29 06:30 수정|2024.10.29 08:02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대통령실통통


김건희 여사 공개 활동 중단 여부가 논란인 가운데 해외 순방 동행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이런 요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빈손 면담' 후 사흘만에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당분간 김 여사가 대내외적인 모든 공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외교 일정 수행은 국익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김 여사는 지난 24일 폴란드 대통령 방한 환영식과 만찬 등 여러 외교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동남아 3국 순방에서 귀국한지 13일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활동 자제 요구와 관련해 "꼭 필요한 활동이 아니면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외교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여사는 이런 취지에서 다음달로 예정된 윤 대통령의 APEC 순방에도 동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은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배우자들 간의 일정이 있어 우리만 빠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부인의 불참은 그 자체로 국제적 결례라는 얘깁니다. 김 여사의 해외 순방 동행이 국익을 위한 필수 외교 일정이라는 주장인 셈입니다.

하지만 김 여사의 외국 방문이 국격 훼손 등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이미 김 여사에 대한 비리 의혹 등이 상세히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주요 언론에서도 김 여사 이슈를 단독기사 또는 특집 형태로 꾸준히 보도해왔습니다. 올해 초 디올백 수수를 계기로 논문 표절과 주가조작 의혹 등 윤 대통령 당선 전후의 각종 의혹까지 함께 보도하는 사례가 잦아졌습니다. 체코 언론이 '사기꾼'이라는 거친 표현을 써 논란이 됐지만 '한국의 마리앙투아네트 퍼스트레이디'라는 표현을 쓴 유수의 언론도 있습니다.

모든 공개 활동 중단, 책임지는 첫 단계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해외 순방을 가는 게 얼마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입니다. 국제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고 희화화된 마당에 김 여사의 외국 방문이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퍼스트레이디는 걸어다니는 국가 사절인데 되레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저해시킬 거라는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 관저공사와 공천 개입 등 새로운 의혹이 지속적으로 추가돼 국제 여론이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용산에선 김 여사의 모든 공개 활동 중단에 거부감을 보이지만 앞서 5개월 넘게 일체의 활동을 멈춘 사례가 있습니다.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잠행을 이어가다 지난 5월 캄보디아 총리 방한때 공식 행보를 재개했습니다. 활동 중단 153일만에야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보다 한 달 전 루마니아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 배우자 일정이 있긴 했지만 언론에 알리지 않고 비공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김 여사 문제는 국정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부정평가하는 원인 1위로 김 여사 문제가 올랐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70%를 넘었습니다. 보수층에서도 아예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여권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런 사태를 만든 건 윤 대통령이 의혹의 진상 규명을 권력의 힘으로 찍어누른 결과입니다. 모든 공개 활동 중단은 책임을 지는 첫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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