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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100일, 결기가 없다

[이충재의 인사이트] 윤 대통령과 차별화 내세웠지만 실제 이행엔 실패...여당 대표로서 민생·경제도 성과 없어

등록|2024.10.30 06:44 수정|2024.10.30 06:56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다수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를 내세웠지만 실제 이행으로 연결하는 데 실패해 손에 잡히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민생과 경제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감점 요인입니다. 판을 주도하는 결기 부족과 전략 부재, 정치력 부족 등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한 대표가 가장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은 '무늬만 차별화'라는 비판입니다. 취임 후 줄곧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지만 말만 앞섰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은 없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채 상병 특검법'입니다. 대표 출마 공약으로 제3자 추천방식을 통한 채 상병 사건 해결을 제시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흐지부지됐습니다. 한 대표는 여태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서도 한마디 설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대표의 이런 행태는 윤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설 의지도 전략도 없음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도 다르지 않습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 면담에 앞서 '3대 요구'를 내세웠다 퇴짜를 맞는 수모를 당했는데도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요구를 관철시키기보다는 할 얘기를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비칩니다. 국정의 한축을 책임진 여당 대표가 아닌 인기에 연연하는 구태 정치인을 연상케 합니다.

기껏 내놓은 게 특별감찰관 추진인데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특별감찰관이 '김건희 특검법'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국민은 없습니다. 한 여론조사에선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해야 한다는 응답이 70% 가까이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을 카드로 내놓은 건 윤 대통령과 정면대결을 피하려는 속내로 보입니다. 한 대표가 새로운 보수 브랜드로 '강강약약 보수'(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보수)를 발표한다는데, 강자인 윤 대통령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가장 확실한 차별화 , 김건희 특검법

그나마 특별감찰관 도입도 한 대표가 제대로 성사시킬 수 있을지 회의적이란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을 둘러싸고 친한계 내부에서조차 의견차가 나옵니다. 여론의 지지를 업고 당내 의원총회 표결을 통해 관철시키자는 의견도 있지만 정작 세 대결에서 패할 경우 한 대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해 꺼리는 시각도 많습니다. 표결 결과에 관계없이 보수 분열의 책임을 뒤집어쓸 거라는 우려도 크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선 결국 한 대표가 정치적 입지를 탄탄하게 하는 방법은 김건희 특검밖에는 없다는 의견이 중론입니다. 윤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특검입니다. 한 대표가 이제라도 마음을 돌려먹으면 특검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친한계의 일부만 규합해도 특검 통과에 필요한 8표 확보는 쉬운 일입니다. 한 대표 측에선 '배신자 프레임'을 걱정하지만 지금처럼 결단력 없는 모습으로는 정치지도자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특검법 찬성이 배신자 프레임을 가동시킬 거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박근혜 탄핵 이전 원내대표 시절 이미 배신자 낙인이 찍혔습니다. 현재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보수 진영에서도 바닥인 이유는 김 여사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친윤에서 한 대표가 특검 찬성으로 돌아선다해도 배신자 덫을 씌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요한 건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맞서 싸울 의지가 있느냐는 겁니다. 한 대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우유부단이 아니라 강한 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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