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도서관을 구하는 법
우치다 다쓰루 작가의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를 읽고
50년 넘게 글을 쓰고 수련하는 사상가이자 무도가로 살고 있는 우치다 다쓰루. 그는 문학, 영화, 예술, 철학, 사회, 정치, 교육, 무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거침없는 글을 쓰고 있는 교수이자 작가이다. 그가 '도서관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파헤치는 책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를 펴냈다.
대부분이 생각하는 도서관은 '책을 빌려주는 곳'이다. 따라서 도서관에는 항상 이용자들이 북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치다 타츠루는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라고 단언하며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그가 그동안 방문한 도서관이나 도서실 가운데 지금까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곳은 모두 사람이 거의 없는 곳(21쪽)이었다고 말한다.
걸핏하면 '도서관 민간 위탁'을 논하며 효율적 운영이니 고객 만족에만 매달리는 이들에게, 전문적인 장서 관리와 사서의 전문적인 서비스 대신 시설과 공간 활용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이들에게, 도서관이 지향해야 할 참된 가치와 운영 방식을 제대로 고민하자고 말한다.
그와 더불어 '도서관은 책과의 신비로운 만남을 주선하는 공간이니 예배당이나 사원과 같이 고요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하고, 자본과 시장의 논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그 자체로 당위성을 갖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은,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모르는지 알려주며 수많은 책들 앞에서 인간은 겸허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종이책과 전자책, 도서관과 사서, 출판계와 독립서점 등 책을 둘러싸고 오갈 수 있는 모든 주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종이책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종이책이라는 확고한 기반 없이는 애당초 전자책이라는 것이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195쪽)"라는 작가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책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며 정보 매체로서 책을 넘어서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자책, 챗 GPT 역시 책이라는 모체가 있기 때문에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도서관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도서관은 이용자로 하여금 '인생의 유한성'과 '앎의 유한성'을 자각하게 하며 무지를 가시화하게 만든다. 거대하게 쌓아 올려진 책들은 우리로 하여금 '많이 안다고 우쭐대지 말라'라고 일침을 가한다. 읽고 싶은 책이 '이만큼' 있다는 기쁨 이상으로 끝내 읽지 못한 책이 '이만큼' 있다는 통철한 자각을 하게 만든다. 인간이 스스로 겸허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사서로서(필자의 직업은 공공도서관 사서임),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읽은 적 없는 책들과 읽을 일 없는 책들에 사이에서 '앎'의 욕구 앞에 압도당하는 체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지식을 쌓아가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책을 통해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문지기 역할을 사서가 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사서는 책문화를 지키는 이로서의 윤리와 사명감으로, 이용자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안전한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현실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과 도서관을 위협하는 이들에게는 용감하게 저항할 수 있는 혁명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 즉 도서관 이용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누구나 자신만의 '도서관적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사서와 이용자가 힘을 합해 위기에 빠진 도서관을 구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은 독자를 '지금이 아닌 시대'와 '여기가 아닌 장소'로 데려가는 힘을 지녔다(69쪽)고 하니까 책들이 숨 쉬는 공간, 도서관에 우리가 생기를 불어 넣어야 하지 않을까?
대부분이 생각하는 도서관은 '책을 빌려주는 곳'이다. 따라서 도서관에는 항상 이용자들이 북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치다 타츠루는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라고 단언하며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그가 그동안 방문한 도서관이나 도서실 가운데 지금까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곳은 모두 사람이 거의 없는 곳(21쪽)이었다고 말한다.
걸핏하면 '도서관 민간 위탁'을 논하며 효율적 운영이니 고객 만족에만 매달리는 이들에게, 전문적인 장서 관리와 사서의 전문적인 서비스 대신 시설과 공간 활용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이들에게, 도서관이 지향해야 할 참된 가치와 운영 방식을 제대로 고민하자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종이책과 전자책, 도서관과 사서, 출판계와 독립서점 등 책을 둘러싸고 오갈 수 있는 모든 주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종이책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종이책이라는 확고한 기반 없이는 애당초 전자책이라는 것이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195쪽)"라는 작가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책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며 정보 매체로서 책을 넘어서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자책, 챗 GPT 역시 책이라는 모체가 있기 때문에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도서관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도서관은 이용자로 하여금 '인생의 유한성'과 '앎의 유한성'을 자각하게 하며 무지를 가시화하게 만든다. 거대하게 쌓아 올려진 책들은 우리로 하여금 '많이 안다고 우쭐대지 말라'라고 일침을 가한다. 읽고 싶은 책이 '이만큼' 있다는 기쁨 이상으로 끝내 읽지 못한 책이 '이만큼' 있다는 통철한 자각을 하게 만든다. 인간이 스스로 겸허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어디까지라도 계속되는 서가에는 내가 전혀 모르는 작가의, 전혀 모르는 책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쭉 꽂혀 있습니다. 그것을 보면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아 그렇구나. 여기에 있는 책 중 내가 살면서 읽을 수 있는 것은 고작 해봐야 수십만 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구나. 나머지 책과는 결국 인연을 맺지 못한 채 나는 일생을 마치게 되겠구나. (62쪽)
사서로서(필자의 직업은 공공도서관 사서임),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읽은 적 없는 책들과 읽을 일 없는 책들에 사이에서 '앎'의 욕구 앞에 압도당하는 체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지식을 쌓아가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책을 통해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문지기 역할을 사서가 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사서는 책문화를 지키는 이로서의 윤리와 사명감으로, 이용자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안전한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현실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과 도서관을 위협하는 이들에게는 용감하게 저항할 수 있는 혁명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 즉 도서관 이용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시민들께도 당부하고 싶다. 도서관을 우리 모두의 평화와 평등을 기반으로 쌓아 올린 민주 사회를 유지와 성장에 필요한 곳이자 건강한 시민성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곳으로 여겨 주기를 바란다. 도서관이 자본과 시장 논리는 펼치는 데 이용되지 않고 서로 환대하는 공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주체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그리하여 모두가 '도서관적 시간'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233쪽)
누구나 자신만의 '도서관적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사서와 이용자가 힘을 합해 위기에 빠진 도서관을 구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은 독자를 '지금이 아닌 시대'와 '여기가 아닌 장소'로 데려가는 힘을 지녔다(69쪽)고 하니까 책들이 숨 쉬는 공간, 도서관에 우리가 생기를 불어 넣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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