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건강 좋아지고 노후생활도 윤택해졌습니다"
올해 금천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평가회 열려.. 내년 117명 늘어 1,622명 참여
▲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 평가회 ⓒ 이혁진
올해 '노인 일자리'사업 마무리 평가회 열려
은퇴 시기는 직업과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60세 전후다.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들이 올해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했다.
은퇴 후 퇴직금 등으로 일정 기간은 생계가 가능하지만 재취업이 어렵고 길어지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른바 '무위(無爲)'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실감하게 된다.
따라서 약간의 수입이 보장되고 할 일이 있는 은퇴 생활은 노후에 매우 소중하다. 은퇴 후에도 바로 일할 수 있는 분야와 일이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70세가 넘으면 재취업의 기회와 도전은 사실상 어렵다. 여기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이 사업에 올해 참여자가 103만 명에 이르고 내년에는 110만 명으로 늘어난다.
20일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서울 금천시니어클럽 노인 일자리 및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평가 대회가 있었다. '시니어클럽'은 노인 일자리 사업을 운영,발굴하는 일자리 전문기관이다.
올해 금천구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1,505명이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필자도 노인 일자리 참여자 일원으로 현장에 참석했다.
두산초등학교 인근의 '지역아동센터'에서 환경 미화를 맡고 있는 한 참여자(여, 75)는 "젊을 때부터 했던 청소일을 지금도 계속할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 정심초등학교 앞에서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이 교통안전지도를 하고 있다., ⓒ 이혁진
▲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교통안전지도활동을 하고 있다. ⓒ 이혁진
또 다른 참여자(남, 77)는 "정심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교통안전지도를 하는데 등하굣길에 만나는 아이들이 손자처럼 귀엽고 안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노인 일자리 참여자 대부분 일자리를 통해 성취와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금천시니어클럽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시니어클럽 한재민 사회복지사는 "공공돌봄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07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88%(매우 만족 50%, 만족 38%)가 만족하고 93%는 내년 사업에도 참석하겠다고 응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사업도 다양해졌다. 초창기에는 쓰레기 줍는 단순한 일과 택배사업 일부를 하청 받는 작업이 많았지만 지금은 편의점 운영사업, 세탁운영사업, 공예품판매사업, 카페운영사업 등 다양한 특화사업이 발굴됐다.
참여자들이 받는 수당은 일 3시간 월 30시간 만근 시 29만 원, 주 15시간 월 60시간 만근 시 761,040원이다. 내년에 수당이 일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인 일자리는 노후 생활과 건강을 지키는 버팀목
한편 필자는 올해 3월부터 10개월간 사회서비스형 중 하나인 '공공돌봄지원사업'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했다. 양로원,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 돌봄지원시설(수요처)에 참여하는 노인들의 안전 관리, 수요처 내외의 환경 점검, 근무자 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모니터링 결과는 시니어센터를 경유해 수요처 담당에게 전달되고, 센터는 이를 참여자 대상 안전교육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노인 일자리 현장 참여자들의 낙상과 미끄럼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사고 인식도 상당히 개선됐다.
일례로 유치원에서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참여자의 경우 다른 곳보다 업무 강도가 세다는 의견에 따라 인원을 증원하거나 다른 곳으로 일자리를 배치하는 등 조치가 취해졌다. 또한 청소용구가 불편하거나 부족해 안전 사고가 날 우려가 있어 수요처에 급히 용구를 지원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식이다.
▲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이 동네 환경미화서비스 활동에 앞서 준비하고 있다. ⓒ 이혁진
이날 평가회에 참석한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은 일자리 덕분인지 나이에 비해 활력 있게 보였다. 한 참여자(남, 80)는 "올해로 3년째 일하는데 규칙적인 활동을 운동 겸 하면서 건강이 매우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여, 73)는 "퇴직금과 연금 등으로 특별히 노후생활은 어렵지 않지만 일자리 수당으로 은퇴 생활이 윤택해지고 자존감도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금천구는 내년에 올해보다 117명이 늘어난 1,622명이 노인 일자리에 참여한다. 요즘의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지자체 차원의 노인 일자리 증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이다.
금천시니어센터는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힘입어 4년(2021~2024) 내리 보건복지부 우수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유성훈 금천구청장도 "노인 일자리 규모가 인구 비율 대비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상위권"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사업명칭이 일부 바뀐다. 공익형은 '노인공익활동사업', 사회서비스형은 '노인역량활용사업', 시장형은 ' 공동체사업'으로 각각 변경된다.
필자 또한 매일 동네 현장의 돌봄시설 현장을 점검하면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약간의 수당은 노후생활비에 보탬이 됐다.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노인 일자리를 재차 신청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명제는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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