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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코믹스 대표 캐릭터 첫 격돌... 승자는 누구일까?

[기획]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영웅들의 험난한 스크린 도전사

16.03.17 14:59최종업데이트16.03.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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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이 개봉을 앞두고 영화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배트맨과 슈퍼맨은 영화가 낳은 가장 보편적이고 유명한 히어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한판승부가 기대되는 이유다.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히어로 명가' DC코믹스의 자존심, 배트맨과 슈퍼맨이 드디어 한판 승부를 펼친다. 오는 24일 개봉 예정인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아래 <배트맨 대 슈퍼맨>)은 그동안 영화팬 및 히어로 코믹스 팬들이 고대하던 양대 영웅들의 맞대결을 영상으로 옮겨 제작 이전부터 크게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마블코믹스와 더불어 미국 코믹스 시장의 양대산맥이면서 일찌감치 <슈퍼맨> <배트맨>시리즈를 워너 브러더스를 통해 영화화시킨 DC였지만 2000년대 이후 <엑스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마블 원작 영화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배트맨 대 슈퍼맨>은 단순히 히어로물 영화화의 의미를 넘어 향후 블록버스터 영화 시장의 새 강자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개봉을 맞아 각각 1938년, 1939년에 탄생한 영웅들의 원조 <슈퍼맨> <배트맨>의 멀고도 험한 영화 속 이야기를 살펴보자.

슈퍼맨

탄생 : 1938년 6월 "Action Comics #1"
본명 : 클라크 켄트/칼-엘
직업 : 신문사 기자
주 활동 지역 : 메트로폴리스
원작자 : 제리 시겔, 조 슈스터
최초 영화화 : 1948년
첫 블록버스터 영화화 : 1978년


슈퍼맨은 명실상부한 최고 슈퍼히어로다. (2011년 게임·엔터테인먼트 전문 사이트 IGN 조사, 히어로 1위 선정)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앞서 언급했듯이 2000년대 이후 마블 코믹스 원작 영화들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슈퍼맨>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최고 슈퍼 히어로로 평가하기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지난 2011년 게임·엔터테인먼트 전문 사이트 IGN 선정 최고 슈퍼히어로 1위는 바로 슈퍼맨이었다. 2위는 배트맨.

발행과 동시에 큰 인기를 얻었던 <슈퍼맨>은 1940년 라디오 드라마로 각색되어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고 1948년엔 '시리얼 영화' (1910~50년대 사이 미국 극장용 장편 영화 상영에 앞서 관객들의 흥미를 돋우는 용도로 제작된 단편 시리즈물)로 처음 영화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최초 영화는 1978년 제작된 <슈퍼맨>이다.

작곡가 존 윌리엄스의 인상적인 오프닝 연주곡 외에 크리스토퍼 리브를 스타덤에 올려놓았고 후일 <리쎌 웨폰> 시리즈로 흥행 감독 대열에 올라선 리처드 도너의 출세작이기도 한 <슈퍼맨>은 당시로선 기록적인 세계 3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면서 향후 블록버스터 영화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현재 리처드 도너의 부인 로렌 슐러 도너가 폭스의 대부분의 <엑스맨> 시리즈 제작자로 활약 중이며 고령의 나이로 인해 사실상 은퇴한 도너 감독 역시 꾸준히 실행제작자(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1980년 속편 촬영 과정에서 리처드 도너 감독-제작사 측의 갈등으로 인해 도너가 해고되면서 작품의 방향성이 흔들린 <슈퍼맨 2> 이후 이 시리즈는 급속히 뒷걸음질 치고 말았고 1987년 망작으로 손꼽히는 <슈퍼맨 4>를 끝으로 기약 없는 제작 중단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편 이 과정에서 1984년 '여성버전 슈퍼맨' <슈퍼걸>이 등장하기도 했다.

영화 <수퍼맨 리턴즈>는 야심차게 개봉했지만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주목받지 못했다. 더불어 비평가의 혹평도 견뎌내야 했다.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후 거의 20년이 지난 2006년 리부팅된 <슈퍼맨> 시리즈 <수퍼맨 리턴즈>가 제작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제작사 워너 브러더스는 극장판 슈퍼맨의 부활을 추진하지만 감독/작가 측과의 이견으로 인해 번번이 무산되었고 (그중엔 팀 버튼 감독-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버전도 기획된 바 있다.) 결국 <엑스맨> 1·2편을 히트시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어렵사리 영입해 야심 찬 두 번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그런데 <수퍼맨 리턴즈>는 기대와는 거리가 멀게 부진한 성적, 관객들의 미지근한 반응, 평론가들의 호된 비판을 한꺼번에 받으면서 몰락하고 말았다. 결국 당초 계획된 속편 제작은 무산되었고 브라이언 싱어는 다시 <엑스맨>으로 컴백했다. 깜짝 주연 발탁으로 잠시 화제를 모았던  브랜든 루스는 이후 슬럼프를 겪었고 최근에야 역시 DC 원작 TV 시리즈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로 재기에 나섰다.

자칫 재기불능 상태에 빠질 뻔 했던 슈퍼맨은 2013년 신예스타 헨리 카빌, <300>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로 극적인 부활을 이뤄냈다. 파란색이 강조된 원색의 과거 코믹스 및 영화 속 슈퍼맨들과 다른 색채의 영상미로 새 출발을 선언한 세 번째 슈퍼맨 프로젝트는 성공을 거뒀고 이젠 DC 히어로들의 총출동 <저스티스 리그>의 전초전 격인 <배트맨 대 슈퍼맨>으로 또 한 번 큰 일을 낼 준비를 마쳤다.

배트맨

탄생 : 1939년 4월 "Detective Comics #27"
본명 : 브루스 웨인
직업 : 자산가
주 활동 지역 : 고담
원작자 : 밥 케인, 빌 핑거
최초 영화화 : 1943년
첫 블록버스터 영화화 : 1989년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속 배트맨의 모습. 과연 그는 슈퍼맨을 이길 수 있을까?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슈퍼맨보다 한 살 어린 배트맨은 상대적으로는 순탄한 영화화 과정을 거쳤다. 역시 시리얼 영화 형태로 슈퍼맨보다 일찍 스크린에 옮겨졌고 1966년 아담 웨스트 주연의 <배트맨>으로 제작이 된 바 있다. 그리고 1989년 지금의 영화팬들도 많이 기억하고 있는 실질적인 첫 번째 배트맨 영화가 탄생한다.

마이클 키튼, 잭 니콜슨, 킴 베이싱어 주연의 <배트맨>은 원작 코믹스를 팀 버튼 특유의 '비틀기' 연출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었다. 조력자 로빈의 부재, '배트맨' 마이클 키튼의 싱크로율 부족 등으로 인해 비록 개봉 당시 원작 팬들의 원성도 컸지만, 그의 제작 방향은 결국 성공적이었고 잭 니콜슨이 분한 악당 조커 역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편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 <배트맨 2>는 비록 흥행에선 1편에 미치지 못했지만 '캣 우먼'(미셀 파이퍼 분), '펭귄맨'(대니 드비토 분) 등 악역 캐릭터의 새로운 해석은 높은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2편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던 제작사 측은 감독·주연 배우 모두를 교체하는 사실상 리부팅에 가까운 3편 <배트맨 포에버>를 1995년 만들게 된다. 이와 함께 원작 코믹스의 '사이드 킥' 캐릭터인 로빈(크리스 오도넬 분)을 부활시켰고 당시 잘 나가던 배우들인 발 킬머, 짐 캐리, 토미 리 존스, 니콜 키드먼 등 나름 황금 캐스팅으로 전열을 재정비한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전 팀 버튼 감독의 1·2편에 비해 3편만의 고유 색깔이 전혀 없었던 점은 <배트맨 포에버>의 치명적 약점이었다. 평이한 오락물 위주로 경력을 쌓아온 조엘 슈마허 감독의 선택이 낳은 결과였을까?

1997년 <배트맨 & 로빈>는 첫번째 배트맨 시리즈의 종말을 가져온 졸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다시 주연배우는 TV에서 영화판으로 활동 반경을 옮긴 조지 클루니로 바꼈고 아놀드 슈워제네거, 우마 서먼, 알리샤 실버스톤 등 나름 쟁쟁한 배우들로 극을 채웠지만 정작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이야기는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4편을 끝으로 배트맨는 8년여의 공백기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워너는 <엑스맨>의 섹시스타 할 베리를 앞세워 2004년 스핀오프물 <캣우먼>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흥행·비평 모두 참패를 거뒀다.)

크리스토러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는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누렸다.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2005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부활한, 이른바 <다크 나이트> 3부작은 히어로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겼다. 특히 2008년 선보였던 2탄 <다크 나이트>는 기록적인 흥행-평단의 찬사-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남우조연상 수상 등의 위업으로 국내외 많은 영화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치밀한 연출 및 시나리오를 토대로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킬리언 머피 등과의 치열한 경합을 거쳐 새 배트맨으로 발탁된 크리스찬 베일과 리암 니슨(<배트맨 비긴즈>), 히스 레저(<다크 나이트>), 톰 하디(<다크 나이트 라이즈>). 이들의 연기와 매력적인 악당 캐릭터 등이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 이 3부작은 흥행·비평 모두에서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2016년 <배트맨 대 슈퍼맨>에선 새로운 배트맨으로 벤 애플렉이 낙점, 또 한 번 도전에 나선다. 비록 <다크 나이트> 3부작의 기억이 여전히 강하게 남은 상황에선 쉽지 않은 선택임은 분명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연 애플렉의 배트맨은 어떤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까?

영화 음악으로 살펴본 배트맨, 슈퍼맨

1995년 '키스 프롬 어 로즈(Kiss From A Rose)'를 히트시킨 '배트맨 포에버' OST ⓒ 워너 뮤직 코리아


사운드트랙만 놓고 본다면 역대 배트맨 시리즈가 슈퍼맨을 앞서고 있다. 대부분 연주곡(스코어) 위주의 구성이지만 첫 번째 배트맨 시리즈의 경우 프린스(1편), 씰-U2(이상 3편), 알 켈리-스매싱 펌킨스(4편) 등 당대 최고의 팝 스타들이 총동원된 OST 음반들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영화 못잖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Batdance" (프린스) 1989년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
"The Partyman" (프린스) 1989년 18위
"KIss From A Rose" (씰) 1995년 1위
"Hold Me, Thrill Me, Kiss Me, Kill Me" (U2) 1995년 16위
"Foolish Games" (쥬얼) 1997년 2위
"Gotham City" (알 켈리) 1997년 9위
"Look into My Eyes" (본 석스 앤 하모니) 1997년 4위


두 번째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나이트 3부작>의 음악은 한스 짐머-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1~2편을 공동 담당했고 3편은 짐머 단독작(일부곡엔 정키 XL이 참여)으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맨 오브 스틸> 역시 짐머 작곡이다. 한편 이번 <배트맨 대 슈퍼맨>은 짐머와 정키 XL 공작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모두 연주곡으로 채워진 역대 슈퍼맨 시리즈 사운드트랙 음반들은 상대적으로 배트맨 시리즈에 열세를 보이긴 하지만 1978년 <슈퍼맨>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Prelude and Main Title March"는 지금도 많은 영화 음악팬들이 사랑하는 명 연주곡으로 자리 잡았다. (존 윌리엄스 작곡-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역대 슈퍼맨, 배트맨 관련 영화 ⓒ 김상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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