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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 "결혼 후에도 똑같이 활동할 그룹이 브아걸"

[인터뷰] 솔로 싱글 앨범 <나쁜 여자> 발표... 그녀의 '여성성'에 빠져볼까

16.04.15 08:00최종업데이트16.04.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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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는 브아걸의 리더로서 브아걸의 색깔이 묻어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노력한다. 보컬도 뛰어나지만 작곡가로서의 제아도,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솔로 제아가 돌아왔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아래 브아걸)의 리더 제아가 지난 2013년 첫 솔로 앨범 < Just Jea(저스트 제아) > 발표 이후 3년 만에 솔로 싱글 앨범을 선보였다. 오늘(15일) 0시에 공개된 그녀의 새 앨범 <나쁜 여자>에는 발라드 곡 2곡이 수록돼 있다. 한결 성숙해진 아티스트 제아를 만나는 시간, 사람들은 이를 '제아의 재발견'이라 부른다.

14일 오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제아를 만났다. 멤버 나르샤, 미료, 가인과 함께가 아닌 혼자 있는 제아는 한결 더 차분하고 진지해보였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깊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싱글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오갔다.

"이번 앨범의 포인트는 여성성이에요. 제아의 재발견이라고 하시는 건 여성성이 강조돼서 그렇게 말해주시는 것 같아요. 주제곡 '나쁜 여자'는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곡인데, 정엽 오빠가 피처링과 작사 작곡해준 곡입니다. 노래의 첫 구절 '가끔 바람도 펴 봐요'가 너무 강한 것 같아 정엽 오빠에게 바꾸자고 했는데, 이걸 바꾸면 곡 전체가 다 틀어진다고 해서 오빠의 의견대로 했어요. 잘 한 것 같아요."

생각보다(?) 고집 센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는 말에 제아는 "저요? 저는 아티스트를 굉장히 존중하는 편이에요"라고 답했다. 이번 앨범의 또 다른 곡인 '눈물섬'도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돋보이는 곡으로, 제아가 직접 작곡했다.

"'눈물섬'은 특히 애정이 가는 곡이에요. 유럽여행을 다녀온 직후에 썼는데, 노래를 들으면 파리의 전경이 떠올라서 좋아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이 곡은 짙은 팝 감성이라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해요. 미국 뮤지션이 불러줬으면 좋겠단 생각도 했어요.

노래에 따라 끝음 처리 등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눈물섬'을 부르는 걸 듣고 스태프 모두 '제아가 이런 목소리인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브아걸에선 고음만 맡아서 저의 저음을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데, 이번 앨범을 계기로 저의 새로운 보컬과 여성성을 가감 없이 느껴줬으면 좋겠습니다."

제아는 그간 프로듀서로서의 역량도 꾸준히 쌓아왔다. 그녀는 브아걸 2집 앨범을 시작으로 많은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브아걸의 음악 세계를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한 B1A4의 'Be My Girl(비마이걸)', 에일리의 '열애설', 써니힐의 'Paradise(파라다이스)', 가인&조권의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 지아(ZIA)의 '누가 거짓말 했나요' 등 여러 가수들의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벌써 10년차

제아는 이번 솔로 앨범의 주제곡 '나쁜 여자'가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반영한 곡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곡을 선보이는 것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올해는 브아걸 데뷔 10주년이다. 제아는 브아걸이 10년 동안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것에 대해 팀의 리더로서 뿌듯한 마음과 멤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10주년인 만큼 저와 가인의 솔로 앨범, 그리고 저희 브아걸 앨범도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올해 안으로 또 다른 앨범이 나올 계획입니다."

또한 제아는 10년차 선배로서 느끼는 것들을 털어놨다.

"2011년부터 방송국에 가면 브아걸이 다른 가수들과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는 것 같았어요. 무대 뒤에 있으면 성시경 선배가 저희한테 와요, 백지영 언니도 그렇고요. 어느새 둘러보니 저희를 중심으로 선배들이 모이시더라고요. 소외까지는 아니고, 어느 순간부터 요즘 나오는 어린 친구들과 어울리기 좀 그래진 것 같아요."

최근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보컬 멘토로 활약하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제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는 걸그룹 아이오아이에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에 '초심'을 강조했다.

"사실 데뷔니까 얼마나 떨리겠어요? 11명이 똘똘 뭉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이어 후배 가수 중에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엑소 멤버분들이 노래를 잘 하더라, 또 수지와 함께 듀엣한 백현씨가 목소리도 좋고"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앨범을 제작하고 싶은 후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계획은 없는데, 만약 한다면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 솔로 앨범을 작업해보고 싶다, 팀도 좋지만 요즘 가요계에 솔로가수가 너무 없으니 그런 스타일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제아는 10년 동안 곁을 지켜준 팬들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학생 때부터 팬이셨던 분들이 '언니 저 이제 백수 아니에요, 직장인 됐어요' 하면 저도 뿌듯해요. 같이 삶을 살아가고 있단 느낌이 좋아요. 저보다 한 살 어린 팬인데 벌써 애가 초등학생인 분도 있어요. 저희 음악을 듣고 많은 힘을 얻는다는 말이 가장 소중하고 좋아요. 예전에 싸이월드를 하던 시절에 한 팬이 '안 좋은 마음을 먹었는데 브아걸 노래를 듣고 마음을 바꿨다'며 장문의 쪽지를 보내왔어요. 그걸 보고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아직도 그때 기분이 잊히지 않아요."

제아는 이번 앨범이 10위권 안에만 들면 팬들에게 삼겹살을 쏘겠다고 공약했단다. 또한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소극장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고 살짝 언급했다.

"결혼해도 달라질 건 없다"

제아는 이번 솔로 앨범 <나쁜 여자>에서 한층 고혹적인 분위기를 뽐낸다. 브아걸의 리더 겸 작곡가인 제아는 기존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잠깐 내려놓고 '여성성'을 강조한다.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음악으로 치유를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냥, 제 음악이 친근했으면 좋겠어요. 공감대가 형성되는, 많이 불리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게 제 목표입니다. 이번 노래가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친근한 음악으로 치유를 주고싶다는 제아에게 결혼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제아는 지난 2013년 YG 프로듀서 최필강과의 열애를 인정했다.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결혼에 대해 아직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물론 생각은 하지만…. 최대한 활동을 하다가 갔으면 좋겠어요. 브아걸은 결혼을 하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요."

한 기자가 물었다. "브아걸이 앞으로 음악을 해나갈 때 결혼과 출산 등으로 혹시 위기가 오면 어떡하냐는 생각을 한 적 있나요?" 이 질문에 제아가 공손하고도 명확하게 답했다.

"그게 왜 위기인가요? 결혼해도 똑같이 활동할 수 있는 그룹이 브아걸이 아닐까 합니다. 계속 우리의 색깔을 유지할 것 같고, 아니더라도 그때는 그때에 맞는 음악을 할 것 같아요. 나중엔 어쿠스틱한 노래도 해보고 싶어요. 퍼포먼스도 물론 계속 하고 싶고요. 나르샤가 전에 한 프로그램에 나가서 테스트를 했는데 '체력 나이'가 가인보다 어리게 나왔어요. 문제 없을 거에요."

지극히 현실적인 질문에 지극히 결의에 찬 대답. 그래, 어쩌면 브아걸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네 명의 멤버가 모두 결혼하고나서도 여전히 그들만의 색깔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브아걸이니까. 제아가 리더니까.

제아 브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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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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