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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에 터진 '트롯 전국체전'의 남다른 최종 목표

[스팟 인터뷰] KBS2 <트롯 전국체전>의 권재영 CP

20.12.08 14:45최종업데이트20.12.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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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트롯 전국체전> 방송화면 ⓒ KBS2

 
지난 5일 오후 첫 방송한 KBS2 <트롯 전국체전>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두루 잡으며 괄목할 만한 시작을 알렸다. 16.5%(닐슨코리아)라는 높은 시청률은 요즘 쏟아지다시피 하는, 트로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7일 오후 <트롯 전국체전>의 연출을 맡은 권재영 CP와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KBS가 트로트 종가라는 자부심이 있다. 트로트 열풍이니까, KBS가 트로트 종가로서 멋지게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야심차게 준비했다." 

권재영 CP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범람하는 트로트 프로그램들 속에서 KBS의 '트로트 자부심'을 보여 줄 차별화된 방송을 만들고자 권재영 CP를 비롯한 제작진은 '전국체전'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웠다. 전국 8개 지역을 나눠 경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된 배경을 묻자 권 CP는 "구상을 하다가 든 생각이, 트로트만큼 노래에서 지역색이 묻어나는 장르가 없다는 거였다. 가사가 아예 사투리로 돼 있는 노래도 많잖나. 그래서 지역별로 구성을 해보면 어떨까 했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 경쟁이 아니라 지역 통합을 목표로 한다. 지역을 나눴다고 해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하나로 통합되는 걸 최종목적으로 둔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를 밝히지 않고 오디션을 본다. 권 CP는 "심사의 공정함을 위한 것"이라면서, 덧붙여서 "지역 기반 오디션이니까 당연히 '저는 어디 출신 누구입니다'가 나올 것 같지만 그러면 너무 뻔한 것 같아서 일부러 '미스터리 선수 선발전' 콘셉트로 간 것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구성인 만큼 각 지역 출신의 심사위원단을 꾸린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고두심, 주현미, 남진, 송가인, 황치열, 하성운 등 다양한 연령층의 심사위원들이 '지역감독'이란 이름으로 함께 하게 됐다. 그중 배우 고두심의 섭외가 특히 눈길을 끄는데, 권 CP는 "고두심 선생님의 섭외가 가장 힘들었다"며 비하인드를 풀어놓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하지도 않았고, 가수가 아닌데 어떻게 심사를 하겠느냐며 거절하셔서 계속 설득했다. '선생님도 대본 보시거나 혼자 계실 때 노래를 흥얼거리시지 않나. 그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트로트다. 트로트는 느낌이다. 음정, 박자가 아닌 느낌을 봐 달라. 또한 제주도 출신으로서 제주도 팀을 이끌어 달라'고 간곡히 말씀드렸고 결국 승낙하셨다."

트로트의 고급화를 꿈꾸며 
 

KBS2 <트롯 전국체전> 방송화면 ⓒ KBS2


그렇다면 다른 트로트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트롯 전국체전>만의 차별점이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이 물음에 그는 "각 프로그램마다 트로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프로그램을 보면 트로트라는 노래는 웃겨야 된다는 생각에 노래를 하면서 표정을 재밌게 하거나 장난스럽게 하는 식의 무대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트로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 회장님들은 기업행사에서 가곡을 주로 부르잖나. 그런 자리에서 트로트를 부르면 격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트로트가 절대 가요의 하위장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로트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더 잘 움직일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트로트의 대중화에 더해 트로트의 고급화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트롯 전국체전> 1회 방송에서 드러났듯 젊은 지원자가 대다수였다. 의도적으로 연령대에 제한을 둔 건지 질문하자 권 CP는 "젊은 친구들이 지원을 정말 많이 했고, 또 젊은 친구들이 노래를 더 잘하더라"고 답했다.

또한 1회 방송을 보면 심사위원을 울리는, 참가자들의 사연이 주요하게 다뤄졌는데 권 CP는 이어지는 회차에서도 출연자 한 명 한 명의 사연에 매우 집중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특히 트로트는 부르는 그 사람이 어떤 사연으로 선곡했고, 어떤 마음으로 부르는지를 알고 들었을 때 더 와 닿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트롯 전국체전>의 관전 포인트를 묻자 그는 "참가한 친구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나 성장하는지를 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친구들이 예선 때보다 지금 노래를 훨씬 잘한다. 심사위원들이 아주 열정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권 CP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꺼내놓았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그런 것을 떠나 지금의 코로나 시대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청자분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고 힐링이 되셨으면 좋겠다. 이 프로그램은 착한 오디션이 될 것이다. 자극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온 가족들이 같이 볼 수 있게끔 공감이 있는 방송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트롯전국체전 주현미 남진 하성운 송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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