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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진지하지?" 이혜리가 스스로에게 반문한 이유

[인터뷰] KBS2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로서 역의 배우 이혜리

22.02.23 09:00최종업데이트22.02.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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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강로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이혜리. 그는 금주령을 다룬 사극인 이 작품에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용기 있는 캐릭터를 맞춤옷 입은 듯 소화했다. 

지난 21일 오후 화상연결로 진행된 혜리의 종영인터뷰를 전한다. 

로서는 매력적인 캐릭터, 진지하게 임했다
 

이혜리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종영인터뷰 사진 ⓒ 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여러 계절에 걸쳐 이 작품과 함께 한 혜리는 자신이 맡은 로서라는 캐릭터에 아직도 흠뻑 빠져 있었다. 혜리는 로서에 대해 "그 시대가 요구하는 기준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아서 매력적이었다"라며 "솔직하고 소탈한 면이 많은 이 인물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로서라는 인물은 벽에 계속 부딪혀가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성장해나간다. 이런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 시절을 사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강인하고 현명하게 나아가는 과정들이 멋있었고 공감됐다." 

사극드라마에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혜리는 어려운 지점에 다다를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시대에 이런 걸(현대적인 느낌의 대사나 행동) 해도 시청자분들이 납득해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조금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또한 금주령을 어기는 범법자 캐릭터를 시청자가 이해하고 공감해주실까 하는 걱정도 됐다고. 그럼에도 혜리는 "저는 로서가 이해가 됐고, 이 인물이 하는 행동들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라고 확신을 내비쳤다.

로서와 실제 혜리의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 질문에 혜리는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다는 점, '내가 생각하기에 이게 맞나? 아닌가?' 하고 계속 고찰한다는 점이 닮았다"라면서 "생각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항상 행동으로써 보여주는 로서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고 이런 면은 닮아가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한 유승호 배우와의 로맨스 케미스트리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일지도 물었다. 이에 혜리는 "별 다섯 개 중 네 개 반"이라고 대답하며 "처음에는 두 인물이 서로 '얘는 뭐하는 애지?' 하다가 천천히 좋아지는 모습들이 오히려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함께 한 다른 배우와의 호흡에 관해서는 "강미나 배우와 현장에서 대화도 많이 했는데 정말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 성장한 점은 무엇일까. "어려운 질문 같다"라며 잠시 생각에 잠긴 혜리는 다음처럼 대답했다.

"이 작품은 저로 하여금 좀 더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했다. 스스로 '나 되게 진지하다' 싶을 정도로 (작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인물이 말하려는 걸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로서가 슬프면 저도 슬펐고, 그래서 로서가 행복하길 바랐고. 더 잘해지, 더 잘하고 싶다 하는 마음이 계속 들더라." 

혜리에게 술이란 
 

이혜리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종영인터뷰 사진 ⓒ 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는 남영이에게 술이 왜 나쁘냐면서 술의 좋은 점을 말하는 대사를 꼽았다. "누구에게는 밥이고, 누구에게는 따뜻한 벗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신을 회상하는 혜리. 그에게 실제로는 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혜리는 다음처럼 대답했다. 

"저도 로서와 비슷하게 긍정적인 입장이다. 술은 내가 가까이 지내고 싶었던 사람을 더욱 가까이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기도 하고,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 속상한 일이 있지만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할 때 기분이 나아지게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저는 술을 잘 못 마신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서 주량이 적다. 요즘은 식사할 때 화이트와인 한 잔 정도 곁들이는 게 참 좋더라."

그와 작품 이외의 이야기도 나눴다. 올해 세운 목표가 있는지. 이 말에 혜리는 "제가 올해 29살이 됐다"라며 "이번 해의 제 목표는 '건강하게 살자'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요즘 처음으로 필라테스를 다니고 있는데 스스로 뿌듯한 기분에 취해서 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30대가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 몰랐는데 왠지 기분이 설렌다. 30대를 부지런하고 건강하고 열정이 있는 상태로 맞이하고 싶어서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요즘 배우 친구들과 모여서 스터디도 하고 있다는 혜리는 "스터디를 하고 있으면 현장으로 빨리 가서 연기를 하고 싶어진다"라고 말했다. 

차기작은 아직 결정된 게 없지만 또 다른 작품으로 얼른 찾아뵙고 싶다는 혜리에게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보시는 분들이 공감하는 캐릭터와 작품을 하고 싶다. 보시면서 긍정적인 기분이 많이 드는 작품"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같이 웃고 같이 행복하고, 슬플 때 같이 슬프고, 그런 걸 원한다. 이것이 제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혜리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종영인터뷰 사진 ⓒ 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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