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여성계 "'성매매 발언' 강희락 사퇴하라"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강희락 경찰청장의 "재수 없으면 걸린다" "나도 접대 많이 해봤다"는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여성 시민단체회원들이 오늘 오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경찰의 최고 책임자인 경찰청장이 불법 성매매로 기자들을 접대하고, 재수없으면 걸린다고 발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강실/전국여성연대 대표] 경찰청장이 자기 범죄 사실을 자기 입으로 자수한 엄청난 사건입니다. 성매매 알선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성매매방지법을 집행할 수 있는 경찰의 수장에 앉을 수 있겠습니까. 자격이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러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여성계는 경찰청장의 태도가 경찰의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의혹 축소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임숙일/인권희망센터 대표] 경찰 총수가 성매매 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행정관의 불법 성매매 혐의를 축소, 왜곡하고 있는 일선 경찰의 태도는 어쩌면 당연한 처사일지도 모르겠다.

기자회견에 앞서 경찰은 여경 20여 명과 전경버스를 미리 배치해 청사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려던 회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정미례/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 강희락 경찰청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책임지라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경찰이) 기자회견장을 폭력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권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경찰이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들은 강 청장의 '성매매 발언' 보도에 소극적인 일부 언론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김금옥/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경찰이 왜 기자들에게 접대로 불법 성매매까지 알선했겠는가를 볼 때 언론과 권력과의 불법유착, 경찰과 언론이 담합으로 불법행위 속에서 공범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불법성접대를 자수한 경찰청장 아래에서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09.04.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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