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수의 아들'? 알고보니 '양파총리'

오늘까지 이틀에 걸쳐 실시된 김태호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각종 의혹과 부도덕한 행위로 얼룩졌습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소장수의 아들'로 소개하며 서민 이미지를 부각시켜왔지만, 청문회를 거치면서 '까도 까도 계속 의혹이 나온다'는 뜻의 '양파 총리'라는 오명까지 얻었습니다.

모든 의혹에 대해 근거없다고 부인하던 김 후보자는 야당이 추궁하자 은행법 위반을 비롯한 도청 직원 가사 도우미와 부인의 관용차 사적 사용 등을 시인하고 사과했습니다. 특히 도우미와 관용차 사용 부분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처벌도 가능합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 "잘못된 해명인 것을 인정합니다. 혼사 사는 사택에 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 "운행일지에 기록돼 있다면 (사적 사용을) 인정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든 부분이 있다면 환급하겠습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 "세심히 챙기지 못한 불찰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김 후보자의 적반하장식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부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해 야당으로부터 '품성에 문제가 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 "애초부터 총리께서 겸손하지 못합니다. 국민을 섬기겠단 말과 실체가 다르단 것 여러군데서 발견한 바 있습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 "저도 인사청문회 받으면서 수없는 날을 잠 못 잤습니다. 그래도 후보자처럼 청문위원한테 '우리 와이프한테 사과하십시오' 그런 건방진 얘기 한번도 해본 적 없습니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 "국무총리로서 갖춰야 할 품성에서 큰 문제가 있습니다. 4800만 국민을 상대해야 하는 총리는 어떠한 비판과 비난도 아량으로 수용하고 해야 합니다."

김 후보자는 소통과 통합을 강조하며 자신을 40대 젊은 서민 총리로 포장했지만,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김 후보자의 불통과 특권의식은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총리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08.2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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