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담에 대한 정부의 과잉조치가 시민들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삼성동 COEX 인근의 한 고등학교가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 하루 동안 휴교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2011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이 G20 정상회담 바로 다음주인 18일이지만 별도의 대책마련없이 휴교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정부가 G20 정상회담과는 무관한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에까지 나서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입니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G20 정상회의의 운영을 위해 교육행정이 마비되야한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G20에 대한 정부의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 G20을 위해 일상적인 국가운영까지 마비시켜야하는 지 의문이 들고 G20정상회의와 상관없는 진행하는데 방해되지 않는 학교의 정상적인 수업까지도 중단시키는 것은 과민반응하고 과도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택배물을 통한 테러 우려 때문에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삼성동 일대의 우체국 택배 배송도 10일에서 12일까지 중지됩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G20 때문에 택배받는 즐거움마저 잃어야하나'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한편 어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서대문구청의 '음식물쓰레기 배출 자제요청'은 문제가 됐던 홍보물을 모두 수거함으로써 일단락됐습니다.
서대문구청 측은 '위탁업체의 오인으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지만 G20을 위해 주민들의 불편마저 감수하려 했다는 발상 자체가 G20 정상회담에 대한 과민반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대해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음식물쓰레기 안버리는 것이 국격이 향상되는 것인가, 아예 이틀금식을 하라는 말인가'라고 평했고,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G20정상들이 시골구경이라도 가자고 하면 냄새나는 소, 돼지는 그날로 모두 도축할 기세다'라며 개탄했습니다.
서울 G20 정상회담이 한주 앞으로 다가온 삼성동 COEX 주변은 무장한 경찰들과 출입통제로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G20 정상회담 준비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아랑곳없이 내일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경비체계인 '갑호비상'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G20 정상에게 보여주려는 선진 대한민국의 모습이 통제와 감시 속에 시민기본권마저 보호받지 못하는 우리 국민들의 모습이 아닌지 의문입니다.
오마이뉴스 오대양입니다.
ⓒ | 2010.11.05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