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관절인형속에 중국이 숨겨둔 칼은..."

지난해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중재하며 'G2'다운 영향력을 과시한 중국, 그 중국이 내세우는 '소프트파워 전략'의 첫 타겟이 한국이다?

역사서 '사기'의 완역에 나선 김영수 씨는 지난 11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서 100여명의 독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중국의 동북아 전략 앞에 한국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20년 간 '사기'와 '사마천'을 연구해 중국 사마천학회의 정식회원이 된 최초의 외국인이며, 최근 EBS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강의하며 얼굴을 널리 알린 바 있습니다.

[김영수 '완역 사기' 저자] 이 부분에 대해 한국이 전혀 속수무책입니다. 일년에 두차례 국정원 간부들과 하루종일 강의 겸 대화하는데 국정원 내부조차도 중국의 전략 감 못잡고 있을 정도로 감감합니다. '소프트파워 전략'의 첫번째 타겟이 바로 우리입니다.

김 씨는 대내외적으로 중화사상을 주입시키겠다는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이 이미 곳곳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진시황의 무력 천하통일을 상징하는 병마용갱의 무사 진용과 소녀의 모습을 한 관절인형이 악수하고 있는 사진을 소개하며, '소프트' 속에 칼을 감추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영수 '완역 사기' 저자] 이게 중국 소프트파워 전략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프트' 속에 칼을 감추고 있는거죠.

또 중국이 지난 몇년간 작업해온 '동북공정'과 최근 주요 사적들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성역화 사업 등이 이 '소프트파워' 전략의 사례라며, 이러한 작업들이 '사기'를 바이블처럼 받드는 중국의 관변사학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수 '완역 사기' 저자] 사마천의 '사기'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하지만 오늘날 관변사학자들이 사기의 글자 하나하나를 바이블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게 굉장히 무서운 현상이라는 겁니다.

김 씨는 '사기'야말로 중국을 바로 알수 있는 '절대역사서'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기'는 5000년 중국 역사의 5분의 3을 기록한 유일한 통사로, 현대 중국인의 DNA이 완성된 시기를 기록한 사기를 읽어야 '중국사람보다 중국을 잘아는 한국인'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수 '완역 사기' 저자] 사기를 '절대역사서' 부르는 것은 제가 처음입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빌려온 이름입니다. (웃음) 현대 역사학자들이 쓴 통사를 읽어도 사마천 당대까지는 사용하는 것이 사기입니다. 절대적입니다.

이미 '사기'와 관련된 다수의 책을 발간한 김 씨지만 그가 처음부터 사기에 매료돼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조선의 역사를 담은 사기의 '조선열전'을 검토하며 처음 '사기'와의 인연을 맺은 그는 사마천의 고향을 답사하던 중 우연히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수 '완역 사기' 저자] 제가 만난 촌장이 사마천의 후손인데 사마 씨 쓰고있지 않았습니다. 동씨, 풍씨로 성을 바꿔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공부 다시, 사마천 후손이 사는 것도 놀라운데 성을 바꿔 쓰고 있다는 것은 더 뒤집어 질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돌아와 다시 공부 시작했습니다.

김 씨가 전하는 '사기'의 매력은 단순히 중국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인논세', 그는 '사람을 알고 세상을 논하게하는 통찰력'이라는 의미의 이 말을 사기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말로 꼽았습니다.

1300개의 직업을 가진 4000명의 인물이 등장해 펼치는 '통섭의 역사'와 춘추전국시대 동안 일어난 500차례의 전쟁과 480여 차례의 국제회담은 보편적인 컨텐츠로 오늘날까지도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저자와의 대화를 스스로 '출정식'이라고 표현한 김 씨는 앞으로 5년에 걸쳐 총 15권, 이번에 첫 권이 출간된 '본기'를 비롯해 '세가', '열전', '표', '서'의 내용을 완역해 출간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 오대양입니다.



☞ [고화질]김영수 <완역 사기 본기> 저자와의 대화 1부 동영상 보기

☞ [고화질]김영수 <완역 사기 본기> 저자와의 대화 2부 동영상 보기

| 2011.01.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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