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출마 선언 오세훈, 무상보육 묻자 "표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저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2012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대선보다 중요하다며 2012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주민투표가 개표요건 투표율인 33.3%도 넘지 못할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셈입니다.

또한 오 시장은 투표 전까지 여론을 살피고 한나라당과 협의해 서울시장직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있다며 '시장직 사퇴' 가능성까지 열어놨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내 대부분이 시장직을 거는데 반대하고 있어 협의가 필요합니다. 투표 전까지 여론을 살피고 당과 긴밀히 협의해 결심이 서면 다시 입장을 밝힐 수도 있습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을 향해 아이들을 편가르는 사회분열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며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는 '어려운 사람의 몫을 빼앗아 가는 불평등 복지'라고 맹비판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민주당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가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복지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려운 사람의 몫을 빼앗아 가는 불평등 복지이자, 부자복지입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최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주장한 무상보육에 대해서는 "어떤 정치세력이든 표 앞에서는 흔들리고 약해지는 법"이라고 피해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어떤 정치세력이든 표 앞에서는 흔들리고 약해지는 법입니다. 때로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복지 정책과 방향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유포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정파의 영향 때문에 합리적 논의가 이뤄지지 못합니다."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민주당은 "시민들의 주민투표를 압박하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대선불출마 선언은 서울시민을 또한번 우롱하는 것으로 진정성 없는 정치사기극"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노동당은 "대선불출마가 오시장 본인에게는 절체절명의 사안일지 모르나 그게 서울시민의 바람과 무슨 연관이 있냐"고 꼬집었습니다.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은 성명을 내고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오 시장의 대선 출마여부가 무슨 상관이 있냐"며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오 시장의 정치놀음이라는 것이 명확히 밝혀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선 불출마로 배수의 진을 친 오세훈 시장. 오 시장은 그동안 복지포퓰리즘을 막기 위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한다고 밝혀왔지만, 되레 주민투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8.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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