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의 저자 이종필 박사가 20세기를 대표하는 물리학 논문 열 편을 소개한 책 <물리학 클래식>를 펴냈습니다. 획기적인 발견, 인식의 혁명, 이론적 완성 세 가지 기준으로 저자가 고심 끝에 열 편의 논문을 선정해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특별연구원인 저자 이종필 박사는 지난 16일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에서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이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물리학 클래식>을 쓰게 된 배경과 현대물리학의 큰 흐름을 설명했습니다.
이 박사는 자신이 고른 논문 열 편에 대해 "모든 물리학자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지구가 멸망했을 때 이 논문 10권만 챙기면 현대물리를 모두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습니다.
"이게 제가 이번 책을 쓰게 된 모티브 중의 하나인데 올해 12월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설이 많았죠? <2012> 영화를 보면 21세기형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다 태우죠. 지구가 멸망할 때 음악 하는 사람들이하는 얘기가 '다 필요 없고 바하의 평균율 피아노만 있으면 클래식 음악은 전부 복원이 된다' 이런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만약에 노아의 방주에 물리학 논문을 딱 10편만 실으면 뭘 실으면 좋을까 그런 생각으로 10편을 정한 거예요. 근데 이 논문 10편은 20세기에 쓰인 논문입니다. 어쨌든 20세기를 임의 딱 잘라서 봤을 때 그 안에서 쓰여 진 논문 중에 정말 기념비적인 논문이다 싶은 것을 보는 겁니다. 이것만 우리가 잘 챙기면 지구가 멸망해도 현대물리는 다 복원할 수 있습니다."
<물리학 클래식>은 논문 원전을 해제해 쉽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물리학이나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저자 이종필 박사는 이 책을 읽고 나면 물리학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자들에게 주요 용어를 재치있게 설명했습니다.
"어디 가서 기죽지 않고 아는 척 하려면 기죽지 않으려면 이런 멘트들 날려주며 된다는 거죠. '커플링' 이런 얘기하면 사람들 기죽습니다. 제일 중요한 게 '스핀'이 0이냐 아니냐, '스핀'이라는 말도 사람들이 모를 거예요. 그리고 물리학이 많이 더티해졌다. '과잉된 선율'에 버금가는 더티해졌다는 말도 한번 씩 해줘야하고.. 이 정도만 여러분이 마스터를 하면 어디 가서 현대물리학 관련해서는 절대로 꿀리지 않습니다."
<오마이뉴스>의 스타 시민기자인 이 박사는 물리학 뿐 아니라 정치·사회를 주제로 <한겨레>, <프레시안> 등 에도 날카로운 칼럼을 써 많은 팬이 있습니다. 시사에 관심이 많은 물리학자를 두고 보수적인 학계에선 싫은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과학자로서 사회와 어떻게 소통해야하는 지 늘 고민입니다. 이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책 <물리학 클래식>이 이런 "고민의 산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게 제 취미 활동이면서 제 나름대로 사회와 소통하는 한가지방법이고, 제가 과학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또 과학자로서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이런 고민들은 옛날 대학생 때부터 고민을 해왔거든요. 제가 모범생처럼 죽치고 않아서 계산만하고 이러는 게 제 성격에도 안 맞을 뿐만 아니라 제 가치관에 비춰봤을 때 그렇게 사는 것보다 논문을 1,2편 못쓰더라도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제 인생에 참 의미가 있는 일이겠다 싶어서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고 그게 제 취미가 된 거예요. 이 책도 말하자면 그런 고민의 산물로 나온 거고요. 전혀 어떤 사회이슈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현직 물리학자로서 사회와 어떻게 소통할 것이냐 고민을 하지 않았으면 이런 책을 안 썼겠죠."
<물리학 클래식>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부터 초끈이론을 새롭게 조명한 말다세나의 최근 논문까지 원전을 인용해 쉽게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이후 성과들도 함께 이야기하며 이해를 돕습니다. 책을 통해 일반 사람들은 20세기 현대 물리학의 큰 흐름을 조망해볼 수 있고, 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교수들은 원전 논문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종필 박사의 <물리학 클래식> 저자와의 대화는 오마이TV와 유투브, 팟캐스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 2012.10.17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