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앞으로 "고급식당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인당 한끼 식대가 22만 원이나 드는 '비싼 밥'을 먹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당 대표가 얼마나 많은 돈을 밥값에 썼길래 김무성 대표는 '밥값 줄이기'를 혁신 방안으로 내세웠을까. 오마이TV는 선관위에 제출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회계보고서를 정보공개청구해 당비 등 보조금외 수입에서 지출된 지난해 당 대표의 식대를 살펴봤다.
먼저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2013년 1년 동안 사용한 식대는 모두 2억6천여만 원이다. 월별로는 12월에 3천여 만원을 쓰는 등 월평균 2천1백여만 원을 밥값으로 썼다.
63빌딩에서 353만 원,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251만 원 등 한끼 식대로 1백만 원 이상 결제된 것이 60번이 넘는다. 최고 결제액수 열곳을 살펴보니 한화호텔이 운영하는 63빌딩 식당가에서 6번이 결제되는 등 주로 호텔과 고급식당이었다.
특히 황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의 한 호텔을 23번 찾는 등 1년 동안 지역구에서 1,000만 원이 넘는 식대를 쓰기도 했다. 총 33번의 지역구 식대 지출 가운데 주말이나 공휴일에 지출한 경우가 18번이나 됐다.
이번엔 당시 민주당 대표의 식대를 회계보고서에서 찾아봤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최소 6,300만 원에서 최고 1억1천만 원이 넘는 '당 대표 및 지도부 당무활동에 따른 법인카드 사용 운영비'라는 항목만 매달 나와 있을 뿐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대표의 식대 항목은 찾아볼 수 없다.
당 관계자는 "법인카드 운영비에 당 대표와 최고위원, 사무총장과 대변인단 등 15명에서 20명에 이르는 지도부가 사용한 식대와 지방 숙박비 등이 포함돼 있다"고만 할 뿐 "당 대표가 사용한 정확한 '밥값'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세부항목을 표시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누가 언제 어디서 카드를 썼는지를 상세히 공개한 새누리당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2013년 총 158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정당의 정치자금 중 일부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대신에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정치자금법의 취지를 무시한 것이다.
2013년 회계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새누리당 대표의 고급식당 애용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무성의한 지출내역 작성.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말 고급식당에 발길을 끊을지, 새정치민주연합이 회계보고서 작성에서 새정치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 | 2014.09.12 10:08